“변화하는 화재감지 기술”… 광케이블식 시스템 지하주차장 첫 도입광섬유 센서로 거리별 온도 1m 단위 계측, 결로 등 오동작 우려 낮춰
|
![]() ▲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신매시장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전원테크의 광케이블 화재감지 시스템 © FPN |
[FPN 최누리 기자] =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14일 한 지하주차장. 누군가가 천장을 타고 연결된 케이블에 휴대용 히터기를 갖다 대자 방재실 수신기 모니터에 ‘화재 발생’이란 알림이 나타났다. 그 밑으로 ‘지하주차장 B1F 광케이블식 감지기 뒤 02-04번 기둥’이란 문구가 떴다. 지하 1층 주차구역 평면도는 빨갛게 변하며 화재 사실을 알렸다.
이곳은 지하 2층, 연면적 5298㎡ 규모로 주차 대수 132대의 주차장이 조성되는 대구 수성구 신매시장 공영 지하주차장이다.
주차공간 천장엔 방호구역 온도 분포와 화재 여부를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광케이블식 화재감지시스템이 설치됐다. 이처럼 지하주차장에 광케이블식 화재감지 시스템이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터널과 지하구 등에서 주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광케이블식 화재감지 시스템은 대부분 수입 기술에 의존해 왔다. 케이블과 중계기 등 중요 구성품이 수입되는 구조라 설치 환경에 맞는 설정과 조정에도 한계가 따랐다. 시스템 고장 시에는 생산지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거나 수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해 수개월 동안 방치되는 일도 많았다.
이곳에 설치된 광케이블식 화재감지 시스템은 모든 구성품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제품이다. (주)전원테크(대표 임종천)와 한국광기술원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임종천 대표는 “고장이 발생해도 국내에서 부품 수급과 수리가 가능해 불량 소방시설이 수개월 방치되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스템은 광섬유로 온도를 계측해 화재 징후를 잡아낸다. 감지 길이는 최대 6㎞, 채널은 4개(최대 2천구역)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전기차 충전구역이나 임산부ㆍ장애인 주차구역 등은 물론 일정 화재감시 구역을 구분할 수 있는 기능으로 소방관들의 발화 지점 파악에도 도움을 준다.
가장 큰 장점은 결로 등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하주차장은 환기가 부족해 습기나 결로, 먼지로 인한 비화재보가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스테인리스강 튜브 내 광센서가 내장돼 있어 외부 환경에 따른 영향이 적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지녔다.
또 화재 신호가 링 방식으로 이동하는 ‘루프’ 기능을 지원해 일부 광섬유가 단선되더라도 다른 구역은 정상 감시가 가능하다. 거리별 온도를 1m 단위로 표시해 화재 발생 위치도 정확히 알 수 있다.
임종천 대표는 “이 시스템은 감지기와 광중계기에서 보내주는 신호를 수신기에서 다양한 데이터로 처리한다”며 “광중계기의 모든 설정과 데이터 관리를 수신기에서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형식승인을 보유한 이 시스템은 지난해 중소기업벤처기업부의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지정됐다.
임종천 대표는 “수신기는 리눅스 기반 웹 개방형 네트워크를 채택해 현장에 가지 않아도 감지구역과 온도를 설정하고 알람 로그를 확인할 수 있다”며 “공용주차장 적용을 시작으로 백화점과 공동주택 등 다양한 지하 공간의 화재감지 시스템으로 보급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