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여름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장마는 짧아지고, 국지적인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며,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마치 동남아시아를 연상케 하는 고온다습한 날씨는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우리의 일상은 물론 화재 위험 환경까지 크게 바꿔놓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기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그로 인한 화재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노후 전선의 과열, 멀티탭 과부하,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증가하며, 고온다습한 환경은 전기기기의 절연 성능을 떨어뜨려 사고 위험을 더욱 키운다. 침수로 인한 배전설비 고장이나 감전사고 역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위험요소다.
따라서 여름철 화재 예방은 단순한 계절적 대응에 그쳐서는 안 되며 기후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대응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가정과 사업장에서는 냉방기기 사용 전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멀티탭에 고용량 전기제품을 동시에 연결하는 행위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누전차단기 설치와 정기적인 작동 점검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공동주택의 배전반, 통신실 등 주요 전기설비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관리 주체의 체계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재시설의 적정성도 반드시 함께 점검해야 한다.
소방당국 또한 변화하는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폭염과 침수에 대비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으며,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기기나 전기차의 보급 확대에 따른 과열ㆍ폭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관리 가이드라인도 정비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다.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의 플러그를 뽑고, 멀티탭에는 고용량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지 않으며, 습한 날씨에는 실내 전기기기 주변에 물기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일상 속의 작은 실천이 큰 사고를 막고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기후가 바뀌면 화재의 양상도 달라진다. 기존의 인식과 대응으로는 달라진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시민 여러분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와 실천을 당부한다.
송도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김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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