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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뜨거워진 바다, 보이지 않는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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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 기사입력 2025/07/17 [16:00]

[119기고] 뜨거워진 바다, 보이지 않는 위협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 입력 : 2025/07/17 [16:00]

▲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여름이면 바다는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로 북적인다. 그러나 지금의 바다는 과거와 다르다. 기후 위기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은 해수 온도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고 있고, 그 변화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해양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점점 더 자주,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로 되돌아오고 있다.

 

수온 상승이 바꿔놓은 바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의 여름철 해수 온도는 과거 평균보다 1~2도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수온 상승이 가속화되면 본래 남쪽 먼바다에 서식하던 종들이 연안 가까이로 북상하게 된다. 이는 평소 보기 힘들었던 해양 생물과의 접촉 사고가 우리나라 해수욕장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게 됨을 의미한다.

 

가장 흔한 위협, 해파리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안전사고 유형은 단연 해파리 쏘임이다.

 

해파리는 외형이 투명하거나 반투명해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종에 따라 수 m에 달하는 독촉수를 지니고 있다.

 

특히 ‘노무라입깃해파리’처럼 대형종은 독성이 강하다. 접촉 시 피부 괴사나 쇼크, 호흡곤란 등 중증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매년 7~8월 사이 해파리 사고로 인한 구급 출동이 집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응급의료 개입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해파리 외에도 조심해야 할 해양 생물

 

기온 상승은 해파리 외에도 다양한 해양 생물의 출현 범위를 확대시켰다. 다음과 같은 생물들 역시 직ㆍ간접적 위해 요인이 된다.

 

① 성게류: 얕은 바위 지역에 서식. 가시에 찔릴 경우 감염 및 신경 손상 가능성 있음

 

② 갯지렁이ㆍ해삼류: 모래나 얕은 해저에 숨어 있다가 맨발 접촉 시 피부 자극 유발

 

③ 쏠베감펭, 바다뱀장어 등 외래 독성 어류: 따뜻한 수온에서 활동 증가. 등지느러미에 맹독성 가시 보유

 

④ 바다뱀: 드물지만 출현 사례 보고됨. 맹독 보유로 접촉 시 생명 위협 가능

 

⑤ 파란고리문어 등 일부 문어류: 아름다운 외형과 달리 청산가리 수준의 신경독 보유. 최근 남해안에서 포획 사례가 확인되고 있음

 

구조는 곧 시간과의 싸움

 

해양 생물 접촉 사고는 대부분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사고 직후의 대응 속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실제 현장에서는 사고 자체보다 초기 대응이 지연돼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더 많다. 사전 예방과 신속한 대응이 없으면 구조대가 도착하더라도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소방은 여름철 주요 해수욕장에 구조대를 배치하고 해양 사고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안전은 구조가 아닌 개인의 경각심과 예방에서 출발한다.

 

내가 조심하지 않으면 아무리 구조대가 있어도 시간은 늦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억해야 할 여름철 해수욕장 안전수칙으로 다음을 강조하고 싶다.

 

첫째, 해수욕장 출입 전 해양 생물 출현 정보를 확인한다.

 

둘째, 긴팔 래시가드나 아쿠아슈즈 착용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한다.

 

셋째, 해양 생물을 발견하면 절대 접촉하지 않는다.

 

넷째, 쏘임ㆍ찔림 발생 시 즉시 물 밖으로 나와 해수로 헹군 뒤 119에 신고한다.

 

다섯째, 식초ㆍ소변 등 민간요법은 절대 금물이다. 오히려 증상 악화 위험이 있다.

 

뜨거워진 바다는 새로운 위험을 품고 있다. 그 위험은 투명하게 떠다니거나, 바위에 숨거나, 아름다운 외형을 하고 다가온다. 그러나 그 결과는 단순한 통증을 넘어 실명, 신경 손상, 쇼크 등으로 이어지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해수욕장은 더 이상 무방비한 여가 공간이 아니다. 작은 경계와 준비가 큰 사고를 막는다. 이 여름, 바다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오늘 바다는, 안전한가.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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