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기고] 시원함 뒤에 도사린 불씨… 에어컨 화재, 막을 순 없을까?
폭염 속에서 에어컨은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기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화재로 이어져 인명피해까지 초래하는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기기 과부하, 전선 단락 등으로 인한 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편의를 넘어 에어컨의 안전한 사용과 정기적인 점검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에어컨 화재는 실내기와 실외기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전원선을 비틀어 접속할 경우 에어컨의 반복적인 가동과 정지 과정에서 열팽창과 수축이 반복돼 접촉부가 느슨해지고, 그로 인해 접촉 불량에 따른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에어컨 전용 콘센트를 사용하지 않거나 용량보다 낮은 규격의 멀티탭을 사용하면 전기적 과부하로 발화 위험성이 커진다. 냉매 배관이 화염이나 전기 스파크로 인해 천공되면서 냉매가 누출되고 그로 인해 연소가 가속화돼 화재 피해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화재를 예방하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먼저 에어컨은 전용 회로와 전용 콘센트를 통해 설치해야 하며 전선은 가급적 단일 도체(원선)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부득이하게 전선을 연결하는 경우에는 실리브 압착 방식으로 접속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배관은 알루미늄이나 이중금속관이 아닌, 용융점이 높고 내식성과 열전도성이 우수한 동 배관을 사용하는 게 화재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은 매년 심해지고 있고 에어컨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가전이 됐다. 그러나 그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화재 위험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작은 점검과 기본적인 설치 원칙 준수만으로 대부분의 화재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모든 시민이 ‘시원함’과 함께 ‘안전’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대전동부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교 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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