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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밤양갱도, 다나카도, 김선태 주무관도… 유행하는 건 다 있네?”

[인터뷰] 2만5천여 구독자 사로잡은 ‘소방관 삼촌’, 나경진 충북안전체험관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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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7/01 [09:00]

[Hot!119] “밤양갱도, 다나카도, 김선태 주무관도… 유행하는 건 다 있네?”

[인터뷰] 2만5천여 구독자 사로잡은 ‘소방관 삼촌’, 나경진 충북안전체험관 소방교

유은영 기자 | 입력 : 2024/07/01 [09:00]

 

“사고 현장에 나가 원인을 분석해 보면 불의의 사고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더라고요. 예방을 통해 충분히 막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고를 줄일 방법을 생각하다 안전을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어 유튜브 ‘소방관 삼촌’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요즘 소방에서 가장 핫한 인물을 꼽자면 단연 유튜브 ‘소방관 삼촌’을 운영하는 나경진 소방교다. 그는 ‘소방관 슬릭백’, ‘세계로 가 소방관 삼촌’ 등이 인기를 끌며 각종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19년 구조특별채용으로 소방관이 된 나경진 소방교는 직업 군인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현재는 충북안전체험관에서 체험운영 교관으로 활동 중이다.

 

“소방관이 되기 전 직업 군인으로 복무했고 전역 후에는 일반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다니다 보니 저는 군대 같은 조직 생활에 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더라고요. 군대에 다시 갈 순 없어 비슷한 공무원 조직을 찾다가 소방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큰 뜻을 품고 소방관이란 직업을 택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2천여 건의 다양한 재난 현장에 출동하며 소방관으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이 그 안에 서서히 자리 잡았다. 너무 현장 활동에 몰입했던 탓일까? 동시에 그에게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 

 

“충격적인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고통에 찬 비명을 들으면서 정신적인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갑자기 길에서 차가 달려들거나 누군가 칼로 습격할 것 같다는 걱정을 하기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건물이 무너져 깔리거나 허리가 꺾여 죽을 것 같다는 공포를 느끼기도 했던 게 사실이에요” 

 

다행히도 지금은 극복했지만 한때 이런 트라우마는 그를 오래도록 괴롭혔다. 이렇듯 소방관은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도 쉽게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주변 동료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함께 활동하는데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것 같다는 강박감이 그들을 괴롭히기 때문.

 

 

“이런 이유로 만든 영상이 ‘잘자요 반장님’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다나카와 닛몰캐쉬님의 ‘잘자요 아가씨’를 패러디해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진료비 지원을 홍보했어요. 동료, 선ㆍ후배 소방관들이 정신적으로 고통받지 않고 잘 치료 받아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소방관 삼촌’ 초기에는 복면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의 영상이 많다. 그리고 조회 수가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유행하는 밈(meme)을 활용한 영상을 올리면서 태세가 전환된 모습이다. 

 

“처음엔 김계란 님처럼 활동하면 정체를 궁금해하시지 않을까 해서 복면을 썼는데 좀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평소 뉴스나 화제 되는 소식을 많이 찾아보는 편입니다. SNS에서 인기 있고 유행하는 걸 확인해 영상에 녹여내려고 노력해요. 호기심 때문에라도 관심을 주셔야 안전에 관한 상식도 늘어날 거란 기대 때문이죠”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혼자 해내며 유튜브를 시작한 지 3년. 어느덧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2만5천명에 육박한다. 영상을 보다 보면 충주시 채널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런데도 이보다 중요한 건 꽤 많은 사람이 ‘소방관 삼촌’에 열광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래도 충주시 채널을 본 후 안전과 소방조직에 관한 소식을 재미있게 다룬 영상을 만들고 싶어 시작했고 김선태 주무관님 특강도 들었기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래서인지 뉴스에서 ‘제2의 충주맨’, ‘충주맨 게 섯거라!’ 식으로 말씀해 주시는데 너무 과분합니다. 사실 ‘충주맨 카피캣’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맛집을 따라 해서 성공한 느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유튜버는 1인 크리에이터라 불리며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으며 젊은 세대에게 각광 받기도 한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가능한 얘기다. 그럼 나경진 소방관은 지금까지 얼마의 수익을 냈을까?

 

“조건은 됐는데 공무원이라 겸직 관련 규정이 있어 수익 창출은 하지 않고 있어요. 기부도 생각해봤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순간 돈 때문에 하는 거란 오해가 생겨 의도가 변질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앞으로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현재 나경진 소방교는 충북안전체험관에서 국민에게 안전 관련 내용을 체험으로 교육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전국의 안전체험관은 나 소방교와 같은 현직 소방관들이 화재나 재난에 관련한 안전수칙들을 체험을 통해 교육하는 커리큘럼이 마련돼 있다.

 

 

“체험료가 무료인데도 아직 모르시는 분이 많아 참 아쉽습니다. 저희 체험관은 지난 5월 수난체험센터를 개관했는데요. 오신다면 생존 수영과 차량 침수 체험, 선박 탈출 체험 등 수난 사고 발생 시 대처법을 교육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방문하셔서 안전 지식도 얻고 추억도 쌓는 일석이조의 경험을 해보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소방관으로서 엄청난 계획이나 포부는 딱히 없다”고 말하는 나경진 소방교. 그는 지금처럼 매주 하나씩 안전과 소방조직을 홍보할 수 있는 영상을 재미있게 만들고 정년까지 안전하게 근무하면서 더 많은 국민에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무래도 변화하는 공직 사회 홍보문화와 관련해 주목받다 보니 영상의 내용보다 영상 자체에 주목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영상을 즐겨주시면서 내용을 곱씹어보시고 소방과 안전 지식도 함께 얻어가시면 제가 유튜브를 운영하는 일에 더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요”

 

‘FPN TV’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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