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기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활필수품이 됐다. 특히 에어컨은 무더운 여름철 시민이 쾌적하고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가전제품이다. 그러나 냉방기기의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과열이나 누전 등으로 인한 화재 위험 또한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여름철 전기화재의 상당수가 냉방기기에서 비롯되며 그중에서도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생하는 화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실외기는 작동 시 많은 열을 배출하는 구조이므로 주변에 가연성 물질이 방치돼 있거나 통풍이 원활하지 않으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실외기 주변에 종이박스, 스티로폼, 쓰레기봉투, 잡동사니 등을 쌓아두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냉방기기 사용 시 몇 가지 기본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첫째, 에어컨 실외기 주변은 항상 정리정돈 상태를 유지하고 작동 중에는 실외기 창이나 환기구를 열어 통풍이 원활하도록 해야 한다. 실외기 내부 열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과열로 이어져 화재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둘째, 멀티탭 사용을 피하고 반드시 전용 콘센트를 사용해야 한다. 에어컨과 같은 고용량 전자제품은 단독으로 연결하는 게 원칙이다. 여러 기기를 단일 멀티탭에 꽂는 이른바 ‘문어발식 배선’은 과부하와 과열을 초래해 화재 위험을 크게 높인다.
셋째, 정기적인 청소와 점검이 필요하다. 필터나 팬에 먼지가 쌓이면 냉각 효율이 떨어지고 장시간 작동 시 과열될 가능성이 커진다. 실외기 내부에 벌레가 유입되거나 이물질이 낀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전문가를 통한 점검은 물론 사용자의 주기적인 관리도 중요하다. 아울러 전선이 눌리거나 손상된 부분, 무거운 물체에 의해 눌려 있는 곳은 없는지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넷째, 보조 안전장비의 설치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소화약제를 분사해 초기 화재를 진압하는 ‘자동소화패치’ 등의 장비가 점차 보급되고 있다. 비록 법정 소방시설은 아니지만 에어컨 실외기나 분전함, 멀티탭 등 전기설비 주변에 부착해두면 화재 시 초기 대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든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평소의 기본 수칙만 잘 지켜도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냉방기기를 사용하는 가정과 다중이용시설에서는 항상 안전의식을 갖고 작은 점검과 실천을 생활화함으로써 화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야말로 가족의 안녕은 물론 우리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지켜내는 가장 확실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송도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박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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