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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아파트 화재 대응, ‘대피 먼저’에서 ‘살펴서 대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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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장 김수현 | 기사입력 2025/08/18 [16:32]

[119기고] 아파트 화재 대응, ‘대피 먼저’에서 ‘살펴서 대피’로

대덕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장 김수현 | 입력 : 2025/08/18 [16:32]

▲ 대덕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장 김수현

최근 부산에서 잇따라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우리 사회에 깊은 슬픔을 남겼다. 지난 6월 24일 부산 개금동에서 7살과 10살 자매가, 7월 2일 부산 기장군에서 6살과 8살 자매가 화마에 희생됐다. 두 사건 모두 부모가 생계를 위해 집을 비운 사이 발생했으며 아이들은 스스로 대피하려 했지만 끝내 비극을 피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고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화재 시 아이들이 안전하게 대피하는 방법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은 위기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만큼 반복적인 상황별 대피 교육이 필수적이다. 이에 대전소방본부는 방학 전후로 각 초등학교에서 ‘아파트 화재 상황별 대피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춘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대피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

 

통계청의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거 형태 중 아파트가 65.3%를 차지한다.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만큼 아파트 화재는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화재안전교육은 ‘불나면 대피 먼저’라는 슬로건으로 무조건적인 대피를 강조했으나 소방청의 2023년 분석 결과 아파트 화재 인명피해의 39.1%가 무리한 대피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는 불에 타지 않는 콘크리트 구조로 98.2%의 화재가 발생 층과 지점에만 머물렀다.

 

이에 소방청은 ‘불나면 살펴서 대피’라는 새로운 지침을 제시했다. 이 지침은 화재 상황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안전한 대피 방법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첫째, 우리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현관 대피가 가능하면 가족에게 알린 뒤 계단을 이용해 연기를 피해 낮은 자세로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다.

 

둘째, 현관 대피가 어렵다면 대피공간, 경량칸막이, 하향식 피난구, 완강기 등 아파트 피난설비를 이용한다. 설비가 없거나 사용이 어려우면 문을 닫고 젖은 수건으로 틈새를 막아 연기를 차단한 뒤 119에 구조를 요청한다.

 

셋째, 다른 곳에서 화재가 났으나 우리 집으로 화염ㆍ연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무리하게 대피하지 말고 안내 방송 청취와 함께 상황을 지켜보며 대기한다.

 

넷째, 다른 곳 화재로 화염ㆍ연기가 우리 집에 유입된다면 1ㆍ2번 절차에 따라 대피한다.

 

아파트 화재 상황에서는 무조건 뛰쳐나가기보다 상황을 판단하고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게 생명을 지키는 길이다. 우리 모두가 ‘살펴서 대피’하는 습관을 생활 속에 자리 잡히게 해야 한다.

 

대덕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장 김수현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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