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늘어나는 대형 산불, 해법은?… 국회 정책 토론회 열려홍문표 국회의원ㆍ산림청 공동 주최, 500여 명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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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론회 전경 © FPN |
[FPN 김태윤 기자] = 기후 위기 속 잇따르는 대형 산불로 막대한 인명ㆍ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 예방과 효과적인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ㆍ예산)과 산림청(청장 남성현)이 주최하고 국립산림과학원과 산림조합중앙회, 한국임업진흥원, 한국산불학회,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등이 공동 주관한 ‘기후 위기 대형 산불 어떻게 막을 것인가!’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엔 주최자인 홍문표 의원과 남성현 산림청장을 비롯해 정우택 국회부의장, 안철수ㆍ주철현ㆍ김성원ㆍ박덕흠 국회의원, 최준석 산림조합중앙회 이사,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 이강호 한국임업진흥원장, 이규태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장, 장훈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장 등 5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 ▲ (왼쪽부터)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ㆍ예산)과 남성현 산림청장 © FPN |
홍 의원은 “증가하는 대형 산불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맞춤형 예방사업 확충과 체계적인 사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번 정책 토론회는 현재까지 발생한 대형 산불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검토해 향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산불 방지와 진압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난 앞에선 너와 나,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효율적인 산불 대응체계가 정립될 수 있도록 국회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남 청장은 “산불 환경 변화에 발맞춰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산불 대책의 패러다임부터 바꾸겠다”고 말했다.
![]() ▲ (왼쪽부터)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박사와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FPN |
이날 토론회 좌장은 문현철 한국산불학회장(호남대 교수)이 맡았다. 발제는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박사(기후 위기 시대 산불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와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기후 위기 대형 산불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진행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권춘근 박사는 국내외 산불 환경 변화를 분석했다. 권 박사에 따르면 지난해 유엔환경계획(UNEP)은 기후 변화와 토지 사용 변화로 인해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극심한 산불이 앞으로 지속해서 증가할 거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실제로 세계 각지에선 대형 산불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산불의 빈도와 강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면서 “과거엔 동해안 지역에 집중됐던 대형 산불이 이젠 지역과 관계없이 발생하고 원인 역시 다양해져 예측마저 어려워지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산림 복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산 깊숙한 곳까지 시설물이 있을 정도로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산불이 주택 피해로, 주택 화재가 산불로 이어지는 등 양방향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창우 교수는 지상 진화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산불의 강도가 높아진다는 건 결국 탈 수 있는 연료가 많아졌다는 걸 의미한다”며 “공중에서 물을 뿌려도 낙엽 등에 걸려 지표면에 떨어지는 양이 적어지므로 진화의 효과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연제 활용 등 산불 진압 전술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에 따르면 항공대가 불을 끄기 위해선 불보다 앞에서 물을 뿌려야 한다. 하지만 바람을 따라 연기가 이동하기 때문에 항공대는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목숨을 걸고 물을 뿌려야 하는 셈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연제를 이용한 간접진화 전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지연제 활용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예산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만주 산림청 산불방지과장, 차상화 행정안전부 환경재난대응과장, 박도환 한국임업진흥원 이사, 이규태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장, 채희문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 교수, 이창배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 FPN |
발제 후엔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패널들은 기후 위기 등으로 인한 산불의 연중화ㆍ대형화 양상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다각적이고 효율적인 예방ㆍ대응체계 정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만주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산림청이 올해부터 추진하는 산불 방지 중점 대책에 대해 소개했다. 산림청은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 확대 ▲인공지능(AI)ㆍ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감시기능 강화(ICT 플랫폼 ’23년 10→’27년 100개소) ▲임도 대폭 확대(’23년 594→’27년 3332㎞) ▲고성능 진화차량 확충(’23년 18→’27년 100대) ▲초대형 헬기 등 산불헬기 조기 확보(’23년 48→’27년 68대)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인력 확충(’23년 435→’27년 2500명) ▲물 가두기 사방시설 설치 확대(’23년 47→’27년 63개소)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게 김 과장 설명이다.
차상화 행정안전부 환경재난대응과장은 대형 산불 예방을 위한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차 과장은 “대형 산불로 확산되는 걸 예방하기 위해선 산불 발생 초동 단계에서의 예찰과 초기 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GIS 기반 드론이나 AI 기반 CCTV 등을 통한 산불 예찰, 효율적인 감시 인력ㆍ헬기 운용 등 다양한 방안이 강구될 수 있도록 정부 부처를 비롯해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도환 한국임업진흥원 이사는 “대형화된 산불은 진화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과 대비가 필수”라며 “대형 산불은 건축물 피해 등 복합재난으로 확대되기 쉬우므로 인명피해 사전 대비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명피해 대비를 위해 ‘산불 재난 위기 대응 행동 매뉴얼’에 대피 장소, 연락담당자, 대피 여부 확인자 등을 면밀하게 검토ㆍ반영해야 한다”며 “대형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연구를 강화하고 민방위 훈련에 산불 대피 훈련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배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는 “최근 발생하는 산불들은 그간 우리가 겪어왔던 산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현시점에선 산불 예방과 관리에 대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산불 예방ㆍ진화를 위한 임도 확대를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도의 밀도는 3.97m/㏊다. 이는 독일(54m/㏊)과 비교했을 때 약 14분의 1, 일본(23.5m/㏊)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임도 설치에 여러 제약이 있는 국립공원의 경우 0.16m/㏊로 더 열악하다.
그는 “신속한 산불 진화를 위해선 공중과 지상에서 입체적인 동시 진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중 진화를 위해 최신 대형 헬기가 필요하다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지상 진화를 위해선 임도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채희문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 교수는 산불의 연료 관리적 측면에 주목했다. 채 교수는 “산불 관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산불 예보시스템 구성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산림 연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2000년부터 연료 저감을 위한 예산을 증액하고 있으며 국가 산불 계획안에 연료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림 인접 지역 관리에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캐나다의 경우 지역 공동체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주민과 사회봉사단체, 정책 결정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산불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지역 단위의 산불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산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태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장은 “기본 훈련조차 받지 않은 공무원을 동원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산불 진화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지상 진화인력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체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엔 ‘산림재난방지법(안)’이 제출된 상태다”며 “이 법안이 산불과 산사태, 산림병해충과 같은 산림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법적 기반이 될 거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tyry9798@fpn119.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