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6일 열린 전국 소방관서 예방담당자 노후소화기 안전관리 추진계획 설명회 © 최영 기자 | |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유압공장에서 발생한 소화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소방방재청이 ‘노후소화기 안전관리 추진대책’을 마련하고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소화기는 지난 1990년도에 생산된 가압식 분말소화기로 소화기 본체 하단 용접부위 주변의 부식으로 방사 압력에 견디지 못해 파열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가압식 소화기의 자율적 교체를 유도하는 등 노후 소화기에 대한 유지관리 체계를 보강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민간차원에서 이뤄지는 자체점검인 종합정밀점검시 노후소화기 점검확인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 관련 기준을 정비하고 관계 기관을 통해 주기적인 교육과 홍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소방방재청의 관계자는 “이번에 폭발한 가압식 소화기는 용기 하단부의 부식이 사고 원인으로 소화기 자체의 구조적 문제보다는 유지관리의 문제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며 “가압식 소화기의 대부분은 생산된지 20년이 지난 소화기로 자율적으로 축압식소화기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또 “한국소방기구공업협동조합에서 소화기의 내구연한을 8년으로 정했지만 권장사항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이처럼 내구연한이 지난 소화기는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노후 소화기가 아니더라도 정상작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역시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94년 이후 유통된 가압식소화기 100만개 넘어
사고가 발생한 가압식 소화기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생산자체가 중단된 제품으로 현재는 대부분의 소화기가 축압식 제품이 보급되고 있다.
사고 이후 소방방재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가압식 소화기는 지난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총 110만개 이상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폭발사고를 일으킨 소화기가 1990년에 생산된 소화기였음을 감안할 때 1993년 이전 수량까지 포함한다면 실제 보급된 소화기의 갯수 집계조차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가압식 소화기는 소화기 손잡이를 누르는 순간 내부에 있는 별도 가압용 가스용기가 개방돼 순간적인 고압력이 발생되는 구조로 소화기 용기의 부식이나 캡의 이완 및 손상 등이 있을 경우 가압용기에서 나오는 가스의 순간압력을 견디지 못해 파열되기 쉽다.
또한 노즐을 통해 방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용기내 압력이 크게 상승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가압식소화기의 실제 사용 현황은 파악조차 힘들어 언제든지 또다른 사고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전국 소방관서를 통해 노후소화기 처리요령을 홍보하고 사고원인과 결과 등을 전파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차원 노후소화기 수거, 폐기 대책 추진소방방재청은 이번 대책을 통해 노후소화기 수거와 폐기를 위한 로드맵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15년까지 가압식 중심의 노후소화기를 대상으로 전국 884,540개소의 안전관리자 관리대상 및 595,194개소의 미관리 대상에 서한문 발송과 방문지도를 병행하는 등 자율적인 교체와 폐기를 유도해 나간다.
관리대상물의 경우 안전관리자의 시설점검 후 폐기 및 교체를 유도하고 미관리대상물은 소화기의 수거와 정비 지원센터를 통해 폐기 및 교체를 추진하게 된다.
교체가 이뤄지는 소화기에 대한 폐기 대책도 마련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소방대상물별 노후소화기 수거를 위해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경우 ‘폐기조건부 구입’을 원칙으로 삼고 제조업체가 최종적으로 폐기 할 수 있도록 관련 업계와의 협의를 마쳤다.
이에 따라 폐기가 필요한 소화기는 새로운 소화기 구입시 해당 업체에 반환할 수 있도록 하고 이 외의 폐기 처분이 필요한 소화기는 각 소방관서에 수거지원센터를 설치해 회수해 나가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재활용이나 폐기를 담당하는 민간사업체를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소방방재청은 이같은 방침을 지난 6일 한국소방안전협회에서 열린 전국 소방관서 예방담당자 교육에서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전국 소방관서에 소화기 수거 및 정비지원센터 설치 운영 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고 반기별 결과보고를 취하도록 공지했다.
종합정밀점검시 노후소화기 점검확인서 제출 의무화소방방재청은 이번 대책 중 하나로 민간차원에서 이뤄지는 특정소방대상물의 종합정밀점검시 노후소화기 점검확인서를 포함한 보고서를 제출토록 의무화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뤄지는 종합정밀점검에서는 노후소화기 점검확인서를 별도로 작성해 관할 소방관서에 제출해야 한다.
이 노후소화기 점검확인서에는 소화기의 종류(가압식, 축압식)와 충전압력, 안전핀결합상태, 노즐상태, 작동레바, 외관부식 상태를 체크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한국소방기구공업협동조합에서 권장하는 8년의 내구연한을 넘긴 제품인지 여부도 확인토록 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소방관서 예방담당자 교육에서 이같은 노후소화기 점검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종합정밀점검 보고서를 받아주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소방방재청 “소화기는 1회 사용 원칙” 강조소방방재청은 이번 대책을 마련하면서 올해초 정립한 소화기 정비관리체계에 대한 숙지 필요성도 강조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교육용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소화기는 1회 사용이 원칙이며 이 또한 제조업체나 소방공사업체 등을 통해 정비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소방방재청이 수립한 소화기정비관리체계에 따르면 소화기의 정비(충약 및 충전)는 소방공사업 등록업체 또는 제조업체만이 가능하다.
충약이 이뤄진 소화기는 정비검사표가 부착된 상태로 유통돼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소비자 차원의 주의가 요구된다. 합법적으로 충약이 이뤄진 소화기의 경우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페이지에서 정비번호로 이력을 조회할 수 있다.
[소비자포커스] 내가 가진 소화기가 노후 제품이라면?현재 사용하고 있는 소화기가 심하게 노후됐거나 부식되는 등 정상작동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교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소방방재청이 이번에 내놓은 대책에 따라 폐기가 요구되는 소화기는 새로운 제품을 구입한 소화기 업체나 가까운 소방관서를 통해 처분이 가능하다.
소방방재청과 폐기조건부 구입 협의를 마친 업체는 조경산업(주)(031-323-4119), ㈜한국소방기구제작소(054-383-4062), ㈜국제(043-872-9630), ㈜오일금속(031-292-0051), ㈜한울방재(032-934-9960) 등 총 5곳이다.
또 보관하고 있는 소화기가 한국소방기구공업협동조합에서 권장하는 8년 이상된 제품일 경우에는 외관 손상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등 더욱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화기처럼 화재시 사용되는 소방용품은 일반 가전제품이나 공산품과 같이 상시적으로 성능을 확인할 수 없어 고장이나 이상 여부를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소화기의 경우 초기 화재 진압시 가장 빠르고 쉽게 대응할 수 있는 필수적인 소방용품으로 초기소화시 그 효과는 소방차 한 대와 맞먹을 정도다. 따라서 올바른 관리를 통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방방재청의 관계자는 “오래된 가압식 소화기는 사용시 위험이 존재하지만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는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무관심으로 방치될 수 있다”며 “부실하게 관리되는 소화기를 위급시 사용할 경우 소화약제가 방출되지 않거나 폭발사고 등으로 이어져 소화기 사용자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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