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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고층건물 화재는 소방대 진압보단 자체 시설이 중요”

서울소방학교서 초고층건축물 화재안전관리 세미나 열려
서울소방, 도시방재안전연구소와 공동 학술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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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13/12/09 [19:10]

[집중조명] “고층건물 화재는 소방대 진압보단 자체 시설이 중요”

서울소방학교서 초고층건축물 화재안전관리 세미나 열려
서울소방, 도시방재안전연구소와 공동 학술대회 개최

최영 기자 | 입력 : 2013/12/09 [19:10]

'초고층 건축물 화재안전관리‘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고층건축물의 실질적인 화재안전을 위해서는 자체적인 소방시설과 대응책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달 29일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소방학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방재안전연구소가 개최하는 공동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소방공무원을 비롯한 학계, 기술자 등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세미나에 앞서 서울시립대학교 윤명오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아 ‘화재방호설계의 중점’에 대한 발표를 가졌으며 ▲‘초고층건축물 화재사례 및 교훈’ (숭실사이버대학교 박재성 교수) ▲․건축물 외장재 화재에 대한 위험성 연구(가천대학교 민세홍 교수) ▲뉴욕소방의 초고층빌딩 진압전술개발 동향과 과제(조선호 마포소방서) ▲․초고층건물 소방 전략, 전술 방안(김주환 연구센터장) ▲․초고층건물 소방 전략·전술 방안(김주환 서울소방학교 연구센터장) ▲고층건물 연결송수관설비의 주배관 겸용 시 문제점 및 대책(용산소방서 박종덕 소방위) ▲초고층 빌딩의 화재 시 자위소방대 대응방안(한화63씨티 한운희 상무) ▲고층건물 화재 시 초고압방사성능 개선방안(JM모터스 주종길 과장)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초고층 화재, 핵심은 자체 진압력 높이는 것”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방재안전연구소 윤명오 소장(재난과학과 교수)

윤명오 교수는 '한국에서의 초고층 건축물 화재방호개념과 과제'라는 기조강연에서 “초고층 건축물의 화재 대배책의 핵심은 자체 진압력의 향상”이라며 건축물 내 시설의 중요성과 미흡한 시방기준을 지적했다.

윤 교수는 “초고층 건물부터는 모두가 알다시피 소방관의 출동은 의미가 없고 자체 시스템으로 화재진압을 해야 한다”며 “만약에 자체 시스템이 안되면 어쩌냐는 등의 의문은 소방관의 출동 이후 소용없는 경우가 있듯이 이 또한 의미없는 가정”이라고 지적했다.

건축물 내에서 계단이 막히거나 불이 안꺼지는 상황 등을 고려하는 것처럼 심리적으로 사람들은 두 개 이상의 중복적인 대책을 원하지만 이 보다는 현장에서 무조건 화재를 진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초고층건축물에서 활용될 수 없는 사다리차 문제를 고려해 새로운 고층 건축물용 사다리차를 개발하거나 헬기에 물대포를 장착해 사용하는 등의 대책은 설득력도 없을뿐더러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윤 교수는 지적했다.

이어 윤명오 교수는 “무엇보다 초고층의 자체 진압력을 어떻게 높이느냐가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성능위주설계와 사전재난영향성 평가를 거치도록 하고 있고 이러한 과정에서는 과학적이고 기술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 접근해 결론을 내줘야 안전에 대한 투자 유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또 “초고층은 아름다움이나 따스함, 분위기를 잡기 위해서는 수백억을 투자하면서도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 소방시설 투자는 미흡하다”며 “이는 소방시설이 잘되었다고 손님들을 끌어 오는 등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윤명오 교수는 우리나라의 초고층 건축물의 자체 진압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건축물에 설치되는 비상용승강기의 가압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윤 교수 설명에 따르면 화재시 발생되는 열은 건축물내 공기를 가볍게 만드는데 이 때 외부의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연소반응을 촉진시키고 결국 화재를 키우게 되는 상황을 불러오게 된다. 때문에 수직으로 관통되는 비상용승강기의 승강로를 가압해 충분하게 압력 컨트롤을 해줘야만 화재시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윤 교수는 “헬리포트나 헬리패드도 무조건적인 강요 보다는 실제 위험성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건물내 피난안전구역에서 다른 피난안전구역까지 피난용승강기가 사람들을 몰아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라이프보트 방식의 운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광대역 무선통신보조설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윤 교수는 “고층에서는 전파 쉴드로 인한 대책으로 무선통신보조설비가 설치되지만 일반적으로 재래식의 UHF 대역에 해당되는 망만 설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경우 외부나 본부와의 무선통신이 어렵고 원거리망이 안되는 문제점이 발생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서울에서는 초고층의 심의 과정에서 무선통신보조설비를 광대역으로 하도록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윤 교수는 △건축물 소방용수의 과압 문제로 인한 2차적 문제 발생 우려 △엘리베이터의 공간확보 △제연설비의 개선점 △가스계소화설비의 안전성 확보방안 △안정적인 비상용발전기의 안정적 운영 필요성 △지하연계공간의 막다른 통로제한 △지하 주요 시설의 침수방지 등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도입취지 잃은 피난용 승강기, "위험천만“
숭실사이버대학교 박재성 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의 박재성 교수는 초고층 건축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피난용승강기가 최초 도입 취지를 상실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박재성 교수는 “최근 도입된 피난용승강기는 모양새만 갖추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피난용 승강기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피난용승강기는 고층 건축물 화재시 신속한 피난을 위해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주요 시설이다. 박재성 교수에 따르면 이 피난용승강기의 최초 도입 취지는 피난안전층과 지상층만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해 피난 효율성을 높이는 목적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층마다 정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화재시에는 피난자의 쏠림 현상으로 인해 효율적인 피난용승강기의 역할이 불가능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박 교수는 “미국의 경우 피난용승강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고 홍콩과 싱가포르는 피난안전층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피난안전층과 피난용승강기 모두를 설치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두 가지 모두를 설치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과연 이 부분이 안전한지는 의문이다”며 “시설을 하나만 갖추더라도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건축물 외장재 화재위험성 심각”
가천대학교 민세홍 교수

가천대학교 소방방재공학과 민세홍 교수는 ‘건축물 외장재 화재에 대한 위험성 연구’라는 주제발표에서 “화재위험성이 큰 건축물의 외장재가 남용되고 있다”며 무차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국내 건축물 외장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세홍 교수에 따르면 연구 과정에서 72km에 이르는 강남일대를 현장 조사한 결과 33%에 이르는 건축물에서 가연성 외장재인 알루미늄복합패널과 드라이비트, 메탈패널 등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양 건물의 이격거리도 1~2m 미만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민 교수는 “3대 대형건설사의 5년간 공사실적에 근거한 알루미늄 복합패널의 현황에서는 100%가 일반 알루미늄복합패널을 사용하고 있었다”며 “이러한 일반 알루미늄복합패널 내에는 폴리에틸렌이 들어 있는데 화재시에는 화재가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세홍 교수는 이러한 알루미늄복합패널 등 가연성 외장재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멀티시스템형 에어컨 실외기에 헵탄 100ml를 화원으로 사용해 연소시험을 한 결과 240초만에 1차 폭발이 일어났고 279초에는 어마어마한 불이 치솟으면서 2차 폭발이 발생됐다”며 “285초에는 이미 방열판이 파괴되는 등 내부의 모든 구성품이 녹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는 열방출율이 5,830kw가 발생됐고 실외기 내부 온도는 1,200도씨까지 상승했다”며 “각 제조사에서 화재 예방책을 고려하기 때문에 에어컨디셔너가 불량이 발생해 화재가 날 가능성은 적지만 담뱃불이 들어가거나 연소 조건이 갖춰지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된다”고 경고했다.

“초고층 화재 대응 두뇌 활용 높여야”
서울소방학교 김주환 과학연구센터장

김주환 센터장은 “현재의 초고층 건축물 화재진압시 대상물 특유의 데이터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미흡하다”며 “앞으로는 두뇌적 역할을 높인 정보활용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환 센터장 설명에 따르면 현재 소방의 상황실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접수를 받고 출동지령을 내린 후에는 대부분이 현장출동을 한 출동대 판단에 따라 진압이나 구조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초고층 건축물에서는 대상물 특유의 데이터 정보 활용이 미흡할 경우 활동 자체에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하는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주환 센터장은 “향후에는 초고층 대상물의 필수정보를 상황실이 선제적으로 보유하고 현장 출동대에 필요정보를 적시에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필수 정보에 기반한 현장지휘와 현장활동을 실현하고 이를 위한 건축물의 필수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환 센터장은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필수 정보로 △출동로와 출동대 위치선정에 관한 정보 △알람밸브의 설치위치 △층별 용도(다중이용 또는 집합시설 등) △피난계단의 수(또는 피난동선) 등 피난대피 가능성 △외구 유입 및 배출 가능층의 유무 △소방용 비상승강기의 수 또는 설치장소 △위험취급사항(위험물, 방사능 등)에 대한 정보 △기타 건축물 특유의 화재진압 및 구조활동에 필요한 정보 등을 꼽았다.

그는 “이러한 정보들을 모두 파악하고 상황실에서는 해당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확인 후 관제원이 출동대에게 전달해 주게 된다”며 “출동대와의 무선통신을 통해 서로간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는 소방조직체계가 현장 대응 쪽에 모든 책임을 떠맡겼다면 이제는 두뇌 기능을 살려서 정보를 구축하고 이것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고층건축물 안전대책의 출발은 소방시설”
조선호 마포소방서장

조선호 마포소방서장은 뉴욕소방의 고층빌딩 진압전술개발 동향과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뉴욕의 초고층 건축물은 진압 측면 보다는 소화설비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며 소방시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선호 소장은 “고가사다리차 200미터 짜리를 수백억 들여 도입해봐야 300미터에서 불이나면 또 개발해야 하는 등 한계가 있다”며 “이러한 부분을 뉴욕을 보면서 생각했다”고 밝혔다.

조 서장에 따르면 뉴욕은 기본적으로 화재진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평상시 소화설비에 대한 강한 기준을 운용하고 있다. 고층빌딩의 화재시 스프링클러가 화재를 진압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 서장은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뉴욕 소방에서는 ‘왜 작동이 안되냐, 많은 돈을 들여 설치한 설비가 작동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말했다”면서 “소화설비가 99% 화재를 진압하고 소방은 1%를 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뉴욕 소방국장과의 면담 결과 고층건축물 안전대책의 출발은 건축물 정보와 건축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의 경우 화재진압 매뉴얼의 첫장에서는 고층건물 정의로 시작해 준공 시점에 따른 건축물의 어떤 특징이 있는지로 구성된다. 또 공조설비와 냉난방설비 등이 화재와 관련되기 때문에 시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방안까지 소방관이 가져가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고 조 서장은 설명했다.

이어 조선호 서장은 “소방펌프도 소방관이 수동으로 작동할 수 있는 능력과 건물 전체 시스템의 각종 정보를 딱 한 장으로 정리해 놓고 있어 진압활동 초기에 핵심적인 부분을 체크할 수 있도록 사전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뉴욕은 규모가 큰 고층건물의 무선활동을 현장 지휘본부에서 확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출동대별로 선착대와 2착, 3착 등이 어떻게 배치돼야 할지 등 효율적인 방안을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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