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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잃어가는 안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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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소방서 마전119안전센터소방장 강귀원 | 기사입력 2025/07/22 [17:30]

[119기고]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잃어가는 안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검단소방서 마전119안전센터소방장 강귀원 | 입력 : 2025/07/22 [17:30]

 

▲ 검단소방서 마전119안전센터소방장 강귀원

최근 부산과 광명에서 연달아 발생한 노후 공동주택 발생한 화재로 안타까운 희생이 이어졌다. 이들이 남긴 슬픔과 상실의 뒤에는 여전히 부족한 소방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화재예방협회(NFPA)에 따르면 건물 내 스프링클러 설비만 제대로 작동해도 화재 사망률은 90%나, 부상률은 32%나 낮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화재 현장에서는 이러한 ‘생명을 지키는 설비’가 논의조차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주택 모두 오래 전 지어져 현행 소방법과 비교해 봤을 때 소방시설이 매우 미비했고 스프링클러도 빠져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발생한 참극을 지켜본 시민들은 ‘지금이라도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목소리를 낸다. 필자의 마음도 그와 같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미 지어진 노후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새로이 설치하는 일은 설계적ㆍ구조적으로 매우 어렵다. 상대적으로 설치가 쉬운 이른바 ‘간이형 스프링클러’ 역시 천장 해체 등 대대적인 공사가 요구돼 비용, 거주민 불편 문제 등 여러 한계가 있어 실효성이 없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주거지 안에 이런 노후 아파트만이 안전 취약지대인가? 그렇지 않다. 노후 아파트는 소화설비를 갖추지 못할뿐이지 경보설비는 제대로 갖춰져 있다.

 

그러나 법의 사각지대인 다세대ㆍ다가구주택의 상당수는 경보설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주택에서는 화재가 발생하면 화마가 세대를 넘어 번질 때까지 위험 인지가 어려워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모든 희망이 사라진 건 아니다. 스프링클러와 달리 경보설비는 기술 발전으로 큰 변화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경보시스템의 경우 종전과 달리 별도의 시공 없이도 빠르게 경보를 전할 수 있다. 벽에 구멍을 내거나 천장을 뜯을 필요 없이 간단한 설치만으로 각 세대에 화재 발생 사실을 즉시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세대ㆍ다가구주택 등 취약 주거지의 경우 스프링클러보다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법은 시대를 반영해야 한다. 규제 강화를 하기엔 국민적 합의에 어려움이 많지만 반복되는 참극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법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매번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생각하는 바다. 당장의 반발이 있더라도 미래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할 것이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경보설비 보급과 법률 강화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생명이 희생되어서는 안 될 일, 안전은 우리 모두의 기본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검단소방서 마전119안전센터소방장 강귀원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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