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N 이재홍 기자] = 지난달 17일 더불어민주당이 소방안전특별위원회(이하 특위) 구성을 마쳤다. 민심을 고려한 듯 대선 대비 구성한 특위 중 가장 빠른 행보다. 특위에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10명 등 총 11명의 인원이 포함됐다.
소방안전특위는 앞으로 소방안전 분야에서 요구되는 정책 개선점과 분야 관계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 특위 위원장에는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의 최인창 단장이 선임됐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05년부터 대선 때마다 민주당 내 소방안전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해 온 인물이다. 현재는 퇴직 소방공무원이 모여 사회 안전 공헌 활동을 펼치는 ‘대한민국 재향소방동우회’ 소속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최인창 위원장은 “25년째 100만 소방인의 소박한 염원인 소방청 설립과 소방공무원 신분의 국가직 전환을 위해 다시 뛰게 될 수 있어 가슴이 벅차다”면서도 “국민의 안전을 위한 당연한 일임에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로지 국민을 위한 소방정책 마련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하는 그는 소방청의 독립과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결정되는 소방정책을 비롯한 모든 소방인의 뜻이 그 과정과 결과에서 반드시 존중되는 시스템이 갖춰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119복지사업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특위 활동과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 더불어민주당 소방안전특별위원장의 역할이 궁금하다.
▶ 대선이 가까워지면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다른 정당들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 이러한 특위는 정당 소속으로 그 분야에 밝고 두루 정통한 사람을 추천받아 최고위원회를 거쳐 당 대표의 결재와 임명장을 받고 구성된다. 대선 전 약 2~3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이다.
경선을 통해 당내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회의를 하고 관련 단체 등과의 간담회나 토론회 등을 개최한다. 소방안전 분야의 정책과 건의 사항 등을 취합해 통일된 목소리를 전달하고 당론 또는 후보 공약 사항으로 반영토록 하기 위해서다.
대선이 끝나면 그 직책과 특위는 해체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당과 안전행정위 등과는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는 매개체로 활동한다. 특위는 매번 대선 시기에 구성되고 있다. 이번 소방안전특별위원회의 최대 과제는 소방청의 독립과 국가직 전환이라고 보면 된다.
- 오랜 기간 소방 관련 분야에서 활동해 왔고 지금은 소방안전복지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소방안전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활동 이력이 궁금하다.
▶ 지금은 폐간됐지만 과거 월간 소방2000년(119매거진)이라는 전문지 기자로 처음 소방에 몸을 담았다. 그때부터 시작된 소방과의 인연으로 어느새 2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소방 전문 기자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공무원의 특성을 알게 됐다. 일반 행정직은 물론 군, 경찰과 같은 제복공무원으로서의 소방공무원의 대우와 처우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알게 됐다. 소방공무원의 애로 사항과 고충을 듣게 되면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전문지 기자로서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느꼈다.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15대 국회 때 당시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이던 추미애 의원을 찾아가 소방의 현실을 알리고 무료 자원봉사로 인연을 맺었다. 소방특위 구성과 관련 법안 등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면서 2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연을 이어오게 됐다.
돌이켜보면 당시 소방 분야는 가장 어둡고 그늘진 곳이었다. 정치권에서조차 소외당했던 분야였다. 지금도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본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할 방법을 찾던 중 우연히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임원분들과 자리를 함께하게 됐다. 소방동우회가 재향군인회, 재향경우회와 동격인 법적 국가단체로 탄생하게 되면서 복지사업 부문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오랜 세월 소방관의 고충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해왔던 터라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15년 2월 29일 공식 출범하게 됐다.
출범 당시 재향소방소방동우회는 소방관으로부터의 인지도는 물론 인식조차 거의 없었던 탓에 방문하는 곳마다 의심의 눈초리와 냉대를 받아야만 했다.
2년 넘게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와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암 등 각종 질병으로 사망한 소방관의 유가족들을 만나게 되면서 사망하거나 질병으로 투병 중인 소방관 중 법적 테두리에서 벗어난 의인들을 수소문하는 데도 집중했다. 그들의 열악한 환경과 현실을 사회에 알리고 싶었다.
복지사업단 출범 이후 생겨난 수입을 모아 이런 분 중 매달 2명을 선정해 각각 100만원씩 지원해 왔다. 대부분이 공무상 질병임에도 인과관계 증명이 어렵다 보니 공상 인정이 안 돼 힘겨워하는 분들이다. 이런 정보를 취합하고 법적 자문 등을 거쳐 국회를 통해 법 개정을 추진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국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전행정위 의원님들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많은 의원분의 도움으로 국정감사에서 제기되는 등 그 덕에 최근까지 3명의 공상자 또는 순직자분들이 승소하게 됐다. 지면을 빌려 더불어민주당 안전행정위 간사이신 박남춘 의원님과 표창원 의원님, 이재정 의원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앞으로 소방안전특별위원장직을 수행하며 특별히 구상하는 부분이 있다면?
▶ 가장 큰 목표는 대선 때마다 되풀이되는 소방인의 염원인 인사권, 예산권, 감사권을 독자적으로 갖는 소방청의 설립과 국가직으로의 전환이다.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모든 소방인의 힘이 보태져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는 당에서 소방안전특별위원장을 임명하거나 명함을 만드는 일 없이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당내에는 ‘국민 안전은 국민의 복지’라는 마음으로 특위가 아닌 상시 기구의 위원회를 구성해 국민안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면 좋겠다.
재차 강조하지만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소방산업인과 소방안전관리자 등 100만 소방인은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사명감으로 우리나라 소방안전을 지키고 있다.
국가 발전의 최일선에서 지대한 공헌을 해왔지만 국가의 소방안전과 소방발전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항상 소외돼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소방특위 위원장으로서 소방 관련 정부부처와도 적극 협력해 오로지 국민을 위한 소방정책 마련에 전념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결정되는 소방정책을 비롯해 모든 소방인의 뜻이 그 과정과 결과에서 반드시 존중되는 시스템이 갖춰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부에서 조직과 시스템만을 바꾼다고 대형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거나 대형재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이를 입법부가 알아야 하고 나아가 국가 통치자가 알아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 그럼 현재 소방안전 분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 우선 소방직만의 독자성이 필요하다. 일반 행정직의 손과 발이 아닌 국민의 손과 발이 돼야 하고 국민의 안전권 보장을 위한 책임과 권한이 부여돼야만 한다.
한때 소방방재청이 개청됐지만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사고로 인해 해체됐다. 그 이후 재난관리체계가 제대로 정립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그렇다는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
50년 역사의 소방산업 역시 다른 신흥 산업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그간 소방산업 진흥과는 관계없는 행자부 등에서 소방산업을 관리했고 정부의 육성 지원시책 또한 전무했기 때문이다.
또 소방안전관리자나 위험물안전관리자 등은 국민의 안전의식 향상에 따라 요구되는 책임만 가중될 뿐 업무의 전문화 또는 고용안정 등 위험성 완화를 위한 정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안전에 관한 제도 정비와 함께 소방법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는 물론 대부분의 사람에게 안전은 투자만 되고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인식되다 보니 자연스레 안전의식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쌓여 있는 이유다.
따라서 소방안전 시설이나 설비, 장비에 대한 투자가 곧 나와 내 가족을 위한 투자라는 국민 인식을 갖도록 계몽하고 제도적 시스템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소방산업은 제도권 산업이다. 게다가 수요자는 개개인이 아니다. 건축물을 짓는 건설사 또는 국가 공공기관이다 보니 최저가 입찰을 하게 되고 산업계는 결국 제 살 깎아 먹는 일을 반복한다. 안전 분야는 투자가 이뤄져야만 올바른 예방이 되고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하다.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안전 예방 분야도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상태로 방치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과거부터 소방관의 국가직화와 독립 소방청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오랫동안 소방에 몸을 담아온 소방인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에 위배되지 않는 정부 정책을 원한다. 가진 자도, 없는 자도 안전에 대해서만큼은 불평등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국민안전의 최 첨병인 소방 조직은 현재 국민안전처 내 본부 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체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 국민안전을 위한 안전처는 새로운 조직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고 본인 또한 같은 생각이다.
일반 행정직과 방재직, 소방, 해경 등의 직렬은 혼합된 거대 조직을 태생시켰다. 이 조직 내부는 이질성과 업무의 독자성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어렵고 관리부서 간 또는 직원 간 화학적인 결합이 어려울뿐더러 갈등의 소지도 다분하다고 본다.
같은 국민안전처 내 소속이면서도 해경은 단일 신분의 국가직인 반면 소방은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신분이 이원화돼 있다. 이로 인해 현장대응에 필요한 강력한 지휘 동원 체계 가동의 애로가 나타나고 직원의 사기저하로까지 이어지는 실정이다.
재난예방과 안전업무는 시급을 요하지 않는 일상적인 업무이고 대부분 부처별 개별법에 의해 관리된다. 안전처는 이 각 부처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조정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재난관리에 있어 큰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는 듣기 힘들다.
방재업무의 경우 사후복구 개념의 토목과 시설관리 위주의 업무특성을 보인다. 지자체가 수립한 복구 계획에 따라 토목과 건축 등 민간 용역에 의해 수행되는 시설공사 영역에 해당된다는 얘기다.
이에 반해 소방과 해경은 육상 재난 시 현장지휘와 긴급구조 기능을 수행하는 강력한 현장지휘권이 필요하다. 긴급동원 체제가동을 위한 국가체제의 일사불란한 대응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소방의 경우 신분 이원화로 현장대응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소방기능의 확대와 선진화를 통한 국민안전 보장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소방 분야의 과학화를 위한 전문기관 설립과 재난 현장 대응 능력 향상, 소방관들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국민안전처의 조직 내 이질적으로 합쳐 놓은 수습과 복구 기능, 지원 등에 대한 조직은 별도로 분리하고 현장 대응의 효율화를 위해 소방과 해경을 반드시 외청 형태로 정립시켜야 한다고 본다.
재난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능은 전문적인 장비와 잘 훈련된 인력을 갖춘 현장 대응조직이다. 재난관리 정책에 있어 소방이나 해경 등 현장대응 조직의 기능과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재난현장 경험이 없는 행정 관료들은 오로지 부처 이기주의와 행정 만능 사고방식의 구태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2015년 지자체에 재난안전실을 신설하는 등 관리 위주의 조직설계를 반복하는 것만 봐도 그렇게 느껴진다. 현장 대응조직인 소방과 해경은 외청화가 필요하고 안전부총리로 범정부 안전컨트롤 타워 역할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중앙소방본부와 해경안전본부를 국가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으로 승격시켜 강력한 집행기능을 보장하면서 각 지방의 본부 조직은 지방청으로 두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재홍 기자 hong@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