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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우선인가, 생명이 우선인가?

대구소방안전엑스포의 엇갈린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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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 기사입력 2012/05/11 [15:00]

돈이 우선인가, 생명이 우선인가?

대구소방안전엑스포의 엇갈린 명암

발행인 | 입력 : 2012/05/11 [15:00]

업주들의 경제적 논리가 대형 참사의 원인

지난 5일 부산 서면의 한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해 9명의 사망자와 18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2009년 1월 9명이 사망한 부산 영도 노래주점 화재참사와 같은 해 11월 국제시장 실내사격장 화재 참사로 일본인 관광객 등 15명의 죽음이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한데 또다시 노래주점에서 대형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5만개가 넘는 노래방이 있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음식점과 유흥주점,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업소는 전국적으로 19만 2,000여 곳이다. 이러한 시설은 대부분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 더욱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번 화재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이러한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성을 철저히 점검하고 미비점을 확실하게 고쳐야만 한다.

부산 영도 노래방 화재참사 이후 관련법 개정이 이뤄졌고 지난 2010년 11월에는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또한 한층 강화됐다. 이 법은 다중이용업소의 면적에 관계없이 모든 지하와 무창층의 다중이용업소에 간이스프링클러 설비를 의무화했다.

당시 강화 규정은 기존 다중이용업소까지 적용하려 했으나 비용 부담을 내세운 업주들의 반발로 결국 관철시키지 못했다. 업주들의 경제적 논리가 생명존중을 무시함에도 정부가 백기를 든 것이다.

이번에 불이 난 노래주점은 559㎡ 면적에 밀폐 구조였지만 스프링클러 설비는 없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곳이 2009년 7월에 소방시설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벽면 구조였던 통유리로 인해 무창층에 해당되지 않는 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다중이용업소에서 사용되는 내부물품과 자재는 화재발생과 동시에 유독가스를 내뿜어 인명피해를 내는 주원인이 됐다. 또 밀폐공간을 형성한 통유리는 유독가스의 배출을 가로 막았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방방재청은 밀폐구조에 소화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겠다지만 기존 시설은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 뻔해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소방제도뿐 아니라 건축법상 문제도 반드시 고쳐야 한다. 불이 난 노래주점 건물에 피난계단으로 사용되는 직통계단이 한쪽으로 쏠리는 기형적 건물이 된 것은 허술한 건축법이 원인이다.

건축법상 소규모 건축물에 옥외 피난계단을 면제해 주는 것도 큰 문제다. 이러한 건물에 들어선 다중이용업소는 소방에서 완비증명시 완강기를 반대편 창문에 설치하고 있지만 건축물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긴 불가능하다.

정부는 또다시 이러한 참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간이스프링클러 설비의 소급 적용도 업주의 주머니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불특정 국민이 사용하는 시설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장비 업체는 웃고 설비 업체는 울고
 
지난 2일부터 사흘간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제9회 국제소방안전엑스포에 지난해 보다 1만명 늘어난 6만1000여명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최 측에 따르면 업계에서 2만2,000여명, 일반 체험객 3만8,900여명, 해외 바이어 290여명 등이 방문해 내수 상담 1,258억원과 수출 상담 3,250억원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소방용품 업체의 부스는 한산하기만 했고 소방장비 업체들은 만세를 불렀다는 후문이다.

전시회의 전반적인 품위손상은 소방용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불참도 한몫하고 있다. 기업이라 하면 물론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지만 사람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보호라는 대의적 명분을 함께하는 소방산업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함께한다는 의식이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는 전시회지만 소방용품을 생산하는 기업 중 소위 대형기업들의 불참은 소방산업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동분서주하는 소방방재청의 노력을 철저히 외면하고 말았다.

이번 대구소방안전전시회는 주최 측의 노력으로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계열사별로 셔틀버스를 동원해 직원들을 실어 나르는 등 소방안전 제품과 정보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막상 소방산업의 자태를 뽐내 밑거름이 되어야할 소방용품 제조업체들은 등을 돌린 셈이다.

관련 학계와 기관에서는 초고층 건축물 방재와 친환경방염제에 관한 한일 국제심포지엄, 특수재난과 소방용로봇 세미나 등 역대 최대 규모로 33개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열면서 성황리에 이끌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소방용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는 울고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방장비 업체는 웃어 버리는 대조적인 양상을 보여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소방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특급전시회가 되기 위해서는 중견 소방용품 제조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또한 대형 건설사와 플랜트 관계자들이 발주자로서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전시회로 기획되어야만 실속 있는 전시회로 거듭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소방방재신문 발행인 최기환 fpn11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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