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용 유량계는 소방펌프의 성능시험 배관이나 소방호스 말단에 부착해 펌프의 성능 곡선과 방사압, 토출량 등의 적정 유무를 확인하는 계기다.
유량계의 종류에는 차압식, 면적식, 용적식, 전자식, 초음파 등이 있다. 초기에는 성능시험 배관에 구멍을 뚫고 밴드로 체결한 형식적인 면적식 유량계가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차압 면적식 유량계가 널리 쓰이고 있다.
일명 후로셀 유량계로 불리는 이 제품은 유체가 흐르는 관로 사이에 조리기구인 오리피스를 둬 유체가 이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압력 차와 부표(Float)에 의해 발생하는 부유식 면적 유량 측정 원리를 이용한다.
테이퍼 관의 눈금은 오리피스 전, 후에 발생하는 차압과 실제 일치한다. 유량계 앞, 뒤에는 물의 흐름을 안정시키기 위한 직관부 길이와 개폐 밸브, 유량조절 밸브가 설치돼야 한다.
특징으로는 순간 유량 측정 시 별도 환산 없이 부표의 최대 단면이 되는 상단부 위치와 눈금이 수평을 이룰 때 즉시 읽을 수 있다. 또 공간과 유체 방향에 대한 설치 제약이 없고 배관에서 분리가 쉬워 유지ㆍ보수가 용이하다.
그러나 모든 구경에서 유량 눈금이 그려진 테이퍼 관의 길이가 110㎜로 일정하게 고정돼 있고 배관 구경에 따른 1 눈금(L/min)은 유량이 5L/min에서 10L/min, 20L/min, 50L/min, 100L/min, 200L/min을 지시하도록 돼 있다.
소용량부터 대용량까지 유량 범위가 넓어 쉽고 간편하게 측정할 순 있지만 구조적으로 측정오차가 심할 수밖에 없다는 건 단점이다. 이로 인해 현장에 설치된 펌프의 정격 유량이 부족할 경우 유량계 상부에 홀을 크게 뚫고 물의 유입량을 조절해 강제로 부표가 정상적 유량을 표시하도록 조정하는 등 한심한 작태까지 연출되고 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유량계는 초과 유량을 지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유량계를 무작위로 수거해 교정검사 기관에 의뢰하면 밝혀질 일이지만 모두 눈 감고 있다.
한곳의 제조업체에서 유량계를 생산하고 여러 곳에서 스티커를 바꿔가며 납품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품질보단 저가, 저품질의 제품이 우선시 되는 시장 상황을 견디지 못한 30년 유량계 전문업체가 도산하는 일도 발생했다.
수계설비는 어떠한 경우라도 전양정ㆍ정격유량이 충족돼야 하지만 국가화재안전기준에 명시된 정격유량의 175% 범위를 맞추다 보니 저유량의 오차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소방호스의 꼬임 방지와 호스릴의 사용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마찰손실이 크고 소방법규에서 명시된 유량의 적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은 여전히 60년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유량측정을 위해선 먼저 소방호스와 결합된 직사 관창 끝에서 물이 방사되는 가운데 구경의 1/2 거리를 유지하고 방사압을 확인한 뒤 연산으로 유량을 확인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야 한다.
그나마 유지관리업은 점검기구를 통해 이를 점검하고 있지만 시공ㆍ감리는 측정기구도 없이 목측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현실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정밀한 성능시험 대신 대충 하는 겉치레의 모든 게 부메랑이 돼 소방의 불신으로 이어질 거다.
옥내ㆍ외 소화전설비, 스프링클러설비, 물분무소화설비, 미분무소화설비, 포소화설비 등에서 가압송수장치의 주펌프와 충압펌프, 예비펌프는 압력계가 지시하는 정상압력 도달 여부와 정밀한 유량계로 성능시험을 실시해 정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소방법에서 정한 방사 압력과 방수량이 부족해 화재 층까지 물을 충분히 공급 못 한다면 화재는 확산하고 수많은 사람의 생명은 보장받을 수 없게 될 거다. 누구나 한순간 생사의 갈림길에 설 수 있음을 왜 모르는가?
탁일천 한국소방안전권익협회장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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