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큰 불로 번지고 단 몇 분 만에 소중한 생명과 평생 일군 재산을 앗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화재 발생 직후 7분을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7분 동안 소방차가 도착하기만 기다린다면 대응은 늦어지고 인명ㆍ재산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119에 신고한 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5~7분이 걸린다. 이 시간 동안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초기 대응이 사실상 유일한 방어선이 된다.
화재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변에 화재 사실을 빠르게 알리는 것이다. “불이야!”라고 소리치거나 비상벨을 눌러 많은 사람에게 상황을 전파해야 한다. 작은 불은 초기 진압하는 게 좋지만 연기가 많거나 불길이 빠르게 퍼질 경우 신속한 대피가 우선이다. 대피할 때는 연기 반대 방향으로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계단을 이용해 대피한다. 119 신고는 골든타임인 7분 안에 이뤄져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소방대가 도착했다면 건물 밖에 있는 사람이 소방대원에게 진입 경로와 불이 난 위치를 안내해 줘야 한다. 실제로 화재 현장에 도착해 보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당황하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소방대의 진입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불이 난 층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방차가 아무리 빨리 도착하더라도 이미 골든타임을 놓쳐버릴 것이다.
반대로 현장에 있던 사람이 침착하게 대응할 경우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 정확히 상황을 알리고 빠르게 대피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화재 현장에 있는 한 사람의 판단과 행동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현재 부평소방서는 평소부터 건물 관리자나 직원, 시민 등 현장에서 먼저 대응하게 될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전 중심의 훈련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소짱(우리동네 소방 짱) 아카데미’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화재 상황에서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화기 사용법, 옥내소화전 실습, 대피 유도 훈련 등 이론이 아닌 직접 몸으로 익히는 교육을 통해 누구든지 화재 초기 7분 안에 자신 있게 대응할 수 있게끔 돕고 있다.
결국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가장 정확히 판단하고, 가장 먼저 움직이고, 가장 가까이에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소방관이 아니라 바로 그 자리에 있던 우리 자신이다.
오늘, 주변을 한 번 점검해 보자. 소화기가 어디 있는지, 비상벨의 위치는 어디인지, 대피 경로는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자. 그 작은 점검과 행동 하나가 언젠가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힘이 될 수 있다.
골든타임 7분, 당신의 침착한 한 걸음이 모두의 생명을 지킨다.
부평소방서 갈산119안전센터 소방위 유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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