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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풍요로운 가을, 안전이 먼저다… 농기계 사고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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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교 이동희 | 기사입력 2025/09/12 [11:00]

[119기고] 풍요로운 가을, 안전이 먼저다… 농기계 사고 ‘주의보’

양산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교 이동희 | 입력 : 2025/09/12 [11:00]

▲ 양산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교 이동희

가을은 농업인이 가장 바쁘면서도 결실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다. 논ㆍ밭에서는 벼와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고 고추와 콩, 뿌리작물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풍요로운 수확의 기쁨 이면에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농기계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농업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농기계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다양한 기종의 기계가 보급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양산을 비롯한 경남 지역에서는 최근 몇 년간 농기계 관련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농기계 사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종은 경운기(60.6%)다. 경운기는 농업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기계지만 상대적으로 안전장치가 취약하고 무게 중심이 높아 전복되기 쉽다. 특히 고령의 농업인이 좁은 농로를 이동하다가 중심을 잃거나 경사진 곳에서 무리하게 운행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트랙터, 콤바인, 예초기 등도 사고 비율이 적지 않다. 트랙터는 작업 효율성이 높은 반면 과적이나 부주의한 조작으로 전도되는 사례가 많다. 예초기는 칼날이 고속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작은 방심에도 신체 일부가 손상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콤바인의 경우 구조가 복잡하고 회전체가 많아 사고 발생 시 구조 활동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사고 장소를 보면 논ㆍ밭ㆍ축사(303건), 도로(459건)가 가장 많다. 이는 농작업 중 발생한 사고와 함께 농기계를 마을과 도로에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도로를 주행하던 농기계가 자동차와 충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 시간대별로는 오전 10시~오후 6시 사이, 즉 햇볕이 강하고 농작업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시간대에 사고가 집중됐다. 바쁜 일정 속에서 식사나 휴식 없이 장시간 작업을 이어 나가는 농업인의 피로가 사고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양산소방서는 매년 영농철을 앞두고 농업기술센터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농기계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업기술센터와의 간담회와 실무교육을 통해 농기계별 작동 원리, 긴급조치 방법을 공유했다. 구조대원들의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유압장비, 에어백, 동력절단기 등을 활용한 실습 훈련도 실시했다. 또한 관내 전광판과 SNS, 버스정보시스템 등을 활용해 관련 안전수칙을 홍보해 시민들에게 농기계 안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높일 수 있었다.

 

농기계 안전사고 예방수칙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먼저 농기계 가동 전 반드시 기계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브레이크, 조향장치, 전조등, 보호덮개와 같은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사용을 중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안전장치는 절대 임의로 제거하지 말고 원래 상태를 유지한 채 사용해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둘째, 작업 중에는 경사로에서 무리하게 주행하거나 과속ㆍ과적을 해서는 안 된다. 경운기나 트랙터는 무게 중심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작은 방심에도 전복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경사진 지형에서는 저속으로 천천히 이동하고 적재 시에는 허용 무게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셋째, 작업 복장은 안전과 직결된다. 헐렁한 옷은 기계의 회전 부위에 감길 위험이 있으므로 피하고 안전모와 장갑, 안전화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보호구 착용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생명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넷째, 작업 중 음주는 절대 금물이다. 알코올은 판단력과 반사신경을 둔화시켜 작은 실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미성년자나 기계 조작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농기계를 맡기는 건 매우 위험한 행동이므로 반드시 자격과 경험이 있는 성인이 조작해야 한다.

 

다섯째, 농작업 중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다른 일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 순간의 부주의가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업장 주변에는 어린이나 작업과 무관한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수확철에는 가족과 이웃이 함께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안전구역을 확보하고 작업자 외에는 기계 근처에 가지 않도록 사전에 안내하는 게 필요하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은 단순한 생활 습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생명과 직결되는 절대적 기준이다. 작은 실천이 큰 사고를 예방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농기계 사용 전후로 반드시 안전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농기계 사고 예방은 소방조직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농업인 스스로의 안전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작업 전후 안전수칙을 생활화하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주변에 가족이나 이웃에게 작업 사실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 교육과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농기계 안전시설 확충ㆍ보급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농업은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가장 소중한 산업이다. 그러나 한순간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농기계 사고는 농업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양산소방서는 올해 가을 영농철에도 농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안전을 생활화하고 작은 실천을 통해 큰 사고를 예방한다면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이 더 값지고 안전하게 다가올 것이다.

 

양산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교 이동희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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