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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노후 아파트, 시민의 작은 실천이 큰 안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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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김재훈 | 기사입력 2025/09/18 [15:00]

[119기고] 노후 아파트, 시민의 작은 실천이 큰 안전을 만든다

계양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김재훈 | 입력 : 2025/09/18 [15:00]

 

▲ 계양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김재훈

올 여름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부모 없이 집에 있던 아동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비슷한 시기 전동스쿠터 배터리 화재로 2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러한 화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생활 공간 곳곳에 도사린 안전 취약점을 보여준다.

 

공교롭게도 이 사고들은 모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준공 20년 이상 경과한 노후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이런 노후된 아파트는 화재 초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스프링클러와 자동화재탐지설비 등 기본 소방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화재 시 초기 감지와 대피, 진압이 어려워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하나의 세대에서 발생한 불이 인접 세대로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다. 이 같은 안전 취약성은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주민 모두의 문제다.

 

이에 필자는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7~8월 두 달간 관내 노후 아파트 183개 단지를 대상으로 전수 화재안전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복도와 비상계단에 적치된 물품, 안전시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소방시설, 안전수칙을 가볍게 여기는 인식 등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반면 일부 단지에서 화재경보기와 수신기를 선제적으로 교체하는 등 자체적으로 안전을 강화하고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대피 훈련을 진행하는 긍정적인 사례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확인한 결과 제도적 점검과 더불어 주민 참여가 안전을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노후 아파트는 구조적 한계와 예산 문제로 소방설비 보강이 쉽지 않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한 건 주민 스스로의 자율적 참여와 안전문화 확산이다. 비상구와 복도에 물건을 두지 않고, 전기ㆍ가스 사용 시 안전수칙을 지키며, 정기적으로 대피 훈련에 참여하는 작은 실천이 모여야 한다.

 

결국 화재를 막는 가장 강력한 장치는 첨단 설비가 아닌 안전을 생활화하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다. 이러한 실천이 쌓일 때 노후 아파트도 더 이상 화재의 사각지대가 아닌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보금자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계양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김재훈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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