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시인’ 한정찬, 서른 번째 시집으로 독자 만난다‘사는 일은 늘 기적이다’ 출간… “제33시집까지 선보이고 싶어”
소방공무원 출신 한정찬 시인이 서른 번째 시집 ‘사는 일은 늘 기적이다’를 펴내며 한 말이다. 그의 이번 시집은 도서출판사 시아북이 지난 19일 발간했다.
한 시인은 약 35년 6개월간 소방공무원으로 복무하고 정년 퇴임한 자타공인 ‘소방인’이다. 하지만 대중과 소방 후배들은 그를 ‘소방 시인’으로 부른다. ‘소방인’이라는 명칭은 분명 명예롭지만 40년이 넘는 그의 시 인생까지 담아내기엔 너무 단출해서다.
1988년 5월 2일 출간된 그의 첫 시집 ‘한 줄기 바람’은 소방조직과 문단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를 통해 한 시인이 ‘소방 시인’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하자 소방 관련 신문ㆍ잡지는 물론 일반 문예ㆍ문학지 등에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의 시를 소개했고 여러 차례 연재로도 이어졌다.
한 시인은 연재 등을 통해 발표한 시가 책 한 권 분량이 될 때마다 꾸준히 시집으로 엮었다. 현재까지 그가 출간한 시집은 서른 권, 전집은 세 권이다. 서른 권의 시집을 통해 그가 공개한 시는 무려 4021편에 달한다. 이처럼 꾸준한 작품 활동은 문예사를 통틀어 봐도 드문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정찬 시인은 “내게 시집은 문학 작품 발표 활동 등이 쌓인 곳간이다. 천성이 조금 부지런해 기록하는 걸 참 좋아한다”며 “서른셋에 출간한 첫 시집으로 큰 사랑을 받았으니 앞으로 세 권 더 보태 제33시집까지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의 펜촉이 가장 오래 머문 작품은 ‘삶의 현장’이다. 표제시 ‘사는 일은 늘 기적이다’의 일부인 이 시는 삶의 복잡성과 고독을 ‘바람’이라는 상징의 변주를 통해 그려냈다. 삶을 ‘기적’으로 바라보는 관점 속 고통을 부정하지 않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화자(시인)의 성찰적 태도가 눈길을 끈다. 시조 운율로 구현한 긴장감과 리듬감 역시 이 시의 묘미다.
다음은 ‘삶의 현장’ 전문이다. “이 세상 사는 동안 바람은 내 친구다. / 흰 구름 아득한 날 고뇌의 바람 따라 / 길 하나 왔다가 가는 내 다리가 바쁘다. // 나에게 다가오는 바람은 불멸이다. / 한동안 머물다간 사랑의 밀도처럼 / 슬픔을 달래주고 간 내 가슴이 가쁘다. // 일상에 머물러 온 바람은 갈등이다. / 살면서 내 한계에 갈등의 형극처럼 / 눈물 나 흐느낄 무렵 내 머리가 아프다”
한편 한정찬 시인은 소방공무원 퇴직 후 충청남도안전체험관 강사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소방대장, 순천향대학교 소방담당관 등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농사를 지으며 행정안전부 안전교육 전문 인력,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소방안전컨설턴트, 산업안전기술공사 강사,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홍대용과학관 자원봉사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인으로서는 시ㆍ시조ㆍ동시 분야에 두루 등단했다. 한국공무원문학협회와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한국시조시인협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농촌문학상과 옥로문학상, 충남문학발전대상, 충남펜문학상, 충남문학대상 등을 받았고 최근엔 문화예술(문학) 분야에서 여러 공로가 인정돼 충청남도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태윤 기자 tyry9798@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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