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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중대 사고에서의 지휘ㆍ통제 COMMAND AND CONTROL AT MAJOR INCIDENTS 현장 지휘에서 보여준 장ㆍ단점에 관한 다음의 검토보고서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일어난 유럽사고 공식 조사(Public Investigations of European Accidents)에 기초한다.
각 사고에서 여러 명의 사망자가 있었고 지휘에 관한 문제가 확인됐다.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관련 기관에 의해 반복해서 문제가 발생한 게 흥미롭다. 이는 부실한 의사결정이나 훈련 부족, 체계 없는 팀워크, 부적절한 사고지휘 대비, 계획 또는 절차, 조정ㆍ의사소통 문제와 관련 있다.
우린 대부분 사례에서 성공적인 사고지휘관들이 그들의 기술과 노력으로 칭찬받았던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는 사고를 잘 처리해 확대되지 않아 언론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언론은 매끈하고 통제된 작전 운영보다는 잘못된 대응에 더 관심이 많다. 놀랍게도 성공적인 사고지휘에 관해 제대로 작성된 문서는 찾기 어렵다. 주로 실패 사례에 대해서만 공식적인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자세하게 조사해서다.
우린 보통 성공보단 실수로부터 더 많이 배운다. 그런데도 어렵지만 잘 해결된 사고는 음성 기록과 같은 자세한 증거가 있을 때 효과적인 사고지휘의 귀중한 지표를 제공하게 된다. 마지막 사고사례는 이것과 관련이 있다. 지휘 자원이 극단의 시험대에 올랐거나 무능하게 관리된 사례도 있다.
사례에 제시된 자료는 책임 지휘관과의 개인적인 인터뷰가 아니라 공식 조사 보고서에 기초한다. 따라서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극도로 어려운 사고의 중심에 있던 현장지휘관에겐 사후에 사고를 검토하는 과업을 맡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뒤늦은 깨달음(Hindsight)의 권한이 없었다는 사실을 주지시킨다.
Clapham 기차 충돌 사고의 공식 조사 의장과 Anthony Hidden은 이런 사후 검토보고서의 잠재적 한계를 인정했다.
“나는 항상 검토할 때 증거에서 드러난 상황을 밝히기 위해 뒤늦은 깨달음의 강력한 빛을 사용하는 위험을 상기하고자 애썼다. 그 빛의 힘은 단점이 있다.
또 뒤늦게 깨닫는 건 왜곡할 렌즈를 가졌을 뿐 아니라 오해의 소지가 있는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판단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구한다면 이는 피해야 한다”(Hidden, 1989)
같은 맥락에서 Brunacini(1985)는 “의사결정이 있던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고려해 보면 사실상 반복해서 때늦은 깨달음에 다시 집중할 것이다. 화재진압 동안 결점의 수는 관찰자의 수에 정비례하고 관찰자의 식견은 그들이 얼마나 늦게 도착했느냐에 정비례한다”고 했다.
다음에 제시되는 사례는 어느 정도 전후 관계에서 벗어나 제시됐지만 특히 중대 사고에서 사고지휘관이 맞선 특정한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선택됐음을 인정한다. 더욱 완전한 그림을 위해 비상 대응에 대한 장이 마련된 원조사 보고서를 참고했다.
또 이런 재난에서 배운 많은 교훈, 작전 운영절차나 사고지휘 훈련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상당한 노력을 한 기관에 주목했다. 이런 발전은 후에 요약하겠다.
1) 파이퍼 알파 플랫폼 The Piper Alpha Platform1) 모든 사고지휘관이 군이나 비상 서비스 직종을 경험한 건 아니다. 특히 광산이나 건설현장처럼 외진 곳에서 일하는 매니저는 수백 명의 직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고지휘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
123명의 생명을 앗아간 1980년 Alexander Keilland Flotel 석유 시추 시설 사고(Norwegian Public Reports, 1981)와 같은 석유 시추 산업 해양 재난, 1982년 84명의 상주 직원 모두가 사망한 뉴펀들랜드 해안 Ocean Ranger 굴착 시설 침몰(Canadian Royal Commission, 1984)은 잠재적 위험과 주요 직원에 대한 비상훈련의 필요성을 실증했다.
그러나 해상 석유 시추 산업에서 겪은 최악의 사고 중 하나는 현장지휘관 역할의 중요성을 돋보이게 했다.
Occidental Petroleum Ltd(Caledonia)가 운영하는 Piper Alpha 석유ㆍ가스생산 플랫폼은 북해 영국 영역 내 에버딘 북동쪽 193㎞ 지점에 있다. 1988년 7월 6일 오후 10시께 플랫폼의 생산 갑판에서 폭발이 있었다.
공식 조사에서 제시한 증거상 원인은 임시 플랜지에서 새어 나온 가스 콘덴세이트2) 가스구름의 발화였다. 그 결과로 발생한 화재는 순식간에 번졌고 여러 차례 작은 폭발이 이어졌다.
10시 20분께 인근 Texaco Tartan 플랫폼에서 Piper Alpha로 가스를 옮기는 관이 터지면서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 이후 몇 시간 동안 강렬한 고압가스 화재가 맹위를 떨쳤고 간간이 플랫폼의 구조적 붕괴를 재촉하는 큰 폭발이 있었다.
이 사고로 플랫폼 직원 226명 중 61명만이 살아남았다. 생존자 중 대다수는 바다로 뛰어들어 탈출했는데 몇몇은 53m 높이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Piper Alpha 플랫폼의 위기는 더 효과적으로 관리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HSE(Health and Safety Executive)의 해상 안전부 운영 본부장인 Allan Sefton 박사는 다음 의견을 냈다.
“재난으로 이끈 Piper Alpha의 폭발은 대단히 파괴적이지 않았다. 우린 결코 알지 못하겠지만 그건 아마 단지 소수의 사람을 희생했을 거다.
첫 폭발로 생긴 화재가 번졌을 때 Piper Alpha의 인력 대부분은 누군가가 책임자가 돼 자신들을 안전하게 이끌 것이라 예상하며 숙소로 향했다. 분명 그들은 실망했고 모든 지휘 시스템이 무너진 것 같았다”(Sefton, 1992)
Cullen 경(1990)이 의장이 된 후속 공식 조사 보고서에는 그날 밤 Piper Alpha의 OIM(Offshore Installation Manager)과 인근 Claymore Tartan 플랫폼에서 근무 중이던 OIM의 행동에 관한 비판적인 내용이 가득하다.
이 시설들은 Piper Alpha와 탄화수소 파이프라인으로 이어져 있었다. 이 파이프의 파열이 대규모 폭발과 Piper Alpha 화재 확산의 주범이었다.
보고서는 생존자로부터 증언을 모으고 위기 발생 초기의 Piper Alpha OIM의 행동에 대해 가능한 한 자세하게 기술했다. 같은 시간 Claymore와 Tartan의 OIM 행동에 관한 증언도 포함하고 있다.
“OIM이 공황상태로 빠져드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는 다른 시설의 헬기 요청과 인근 선박, 육지나 다른 시설, 파이퍼 플랫폼 위의 직원들에게 연락하는 등의 어떤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OIM은 어떤 지시나 지침을 내리지 못했다. 한 생존자는 한 구역의 사람들이 OIM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고 어떤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 소리치며 물었다고 했다. OIM이 쇼크에 빠졌는지 아닌지는 몰랐지만 OIM은 아무 대책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불행하게도 OIM이 생명을 구하기 위한 어떤 시도조차 하지 못한 건 분명하다. 내 견해로는 숙소에서 죽은 사망자 수가 조처했을 때 발생했을 사망자 수보다 훨씬 더 많다”
“Claymore의 OIM은 석유 생산을 중단할 수 있는 완전한 권한을 가졌고 이 점에 있어 관리상의 어떤 제약도 없었다. 그가 했던 것보다 더 일찍 중단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결론지은 증거에서 그는 석유 생산을 중단하는 책임을 지는 데 주저했다”
“Tartan과 Claymore의 대응에 관한 증언을 듣고 난 후 각 플랫폼의 선임 직원들이 마주한 비상 상황의 형태가 그들이 준비해 본 적이 없던 것이었다는 점이 인상에 강렬하게 남았다”
Piper Alpha 재난 두 달 후 1988년 9월 22일 애버딘 동쪽으로 약 240㎞ 북해 상에서 시추하던 Odeco 사 Ocean Odyssey에서 기름 누출과 대피가 있었다. 통신 운영자는 시설로부터 탈출하지 않아 화재로 사망했다. 중대사고 조사(Ireland, 1991) 보고서는 다시 해상 비상 상황에서 OIM의 중요한 의사결정 역할을 강조했다.
“Timothy Williams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해상 시설 매니저가 구명정에 통신실로 가라고 명령하지 않았다면… OIM이 티모시에게 통신실로 돌아가라고 한 명령을 시추선에서 대피(Evacuation)할 때 철회하고 철회 명령이 그에게 전달됐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했더라면…”
Piper Alpha 공식 조사 보고서에서 Cullen 경(1990)은 해상 시설의 안전 관리에 관한 100가지 이상의 권고사항을 제시했는데 이 중 두 가지는 OIM과 관련이 있다.
“OIM을 선택하기 위한 운영자의 기준, 특히 그들의 지휘 능력은 안전 관리 체계(Safety Management System)의 한 부분이 돼야 한다.
OIM에게 비상 상황에서 의사결정 연습 기회를 제공하는 비상훈련 체계가 있어야 한다. 의사결정에는 대피도 포함돼야 한다. 모든 OIM과 부매니저는 이런 훈련에 주기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외딴 작업장의 OIM이 일상적인 전문기술 또는 관리 활동을 하다 현장지휘관의 역할로 전환해야 하는 유일한 직업인은 아니다. 철도나 비행기 사고, 선박 충돌 또는 침몰 등 1980년대 중반 이후 일련의 교통사고는 기장과 선장 또한 비상 상황에서 사고지휘관임을 극적으로 보여줬다.
최근 대규모 여객 사고는 Marchioness 유람선과 Bowbelle 바지선의 충돌로 51명의 생명을 앗아간 템즈강 충돌 사건(MAIB, 1991), 함수문이 열린 채 운항하다 뒤집혀 198명이 사망한 벨기에 Zeebrugge에서 출발한 P&O 여객선 Herald of Free Enterprise 침몰(Crainer, 1993), 780명이 사망한 1994년 핀란드발 여객선 Estonia 침몰(Bawtree, 1995b) 등이 있다.
이런 비극은 내수면 선원의 비상 훈련(Marchioness collision), 국제 공조와 의사소통(Estonia rescue), 작전 지휘(핵잠수함 HMS Trenchant에 의한 어선 Antares 침몰; MAIB, 1992)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해양 비상 상황을 완화할 수 있었던 선장과 선원의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노르웨이 여객 페리 화재 사건에서 나왔다.
2) 스칸디나비안 스타 The Scandinavian Star 1990년 4월 6일 금요일 오후 9시 45분께 스칸디나비아 스타 호가 오슬로(Oslo)를 떠나 프레데릭 항구(Frederikshavn)로 향했다. 배에는 선원 99명과 승객 383명이 타고 있었다. 7일 오전 1시 45분에서 2시 사이 4번 갑판(Deck)의 객실(Cabin) 바깥 이부자리 더미에서 화재가 시작됐다.
이 화재는 곧 꺼졌다. 잠시 뒤 오전 2시 3번 갑판 우현 통로 후미에서 새로운 화재가 시작됐다(이는 노출된 불꽃에 의해 거의 확실히 시작됐다). 발화 후 몇 분 만에 불꽃과 유독 가스는 객실부를 통해 배 전체로 빠르게 번졌다.
그 결과 대략 2시 45분까지 화재로 158명이 죽었다. 3시 20분 선원들은 배를 포기했다. 조사위원회 보고서(Norwegian Public Reports, 1991)는 그 상황에서 몇 가지 배의 지휘 통제가 실패했다고 결론지었다.
• 전체적인 상황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무능력 • 선원들에 대한 지시와 지휘 실패: “많은 상위 그룹 리더 자신들이 어떤 비상 계획 조직에 속해 있는지,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 선원들과 승객에 대한 정보 제공 부족 • 외부로부터 제공된 불충분한 정보(예를 들면 인근 선박)
그들의 비상 지휘 절차는 혹독하게 비난받았고 비극의 규모를 결정지은 요소로 여겨졌다.
“핵심 간부 중 누구도 적극적으로 상황의 체계적인 그림을 그리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공동 정보 채널이 구축되지 않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이 없었고(예를 들면 개인 무전기에 의한), 선박의 여러 부분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수집하는 시도가 없었다.
비상 계획에 상정된 것처럼 작전 운영 그룹이 구축되지 않아 무슨 일이 진행됐는지에 대한 조직적인 보고가 없었다. 심지어 어려움이 만연한 상황에서 상급 간부의 정보는 없어도 될 만큼 무분별한 것이었다”(Norwegian Public Reports, 1991)
위 사례는 현장 지휘 책임은 시설 매니저나 교통수단 장의 직무상 특징으로 그들이 이러한 실력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기술을 입증하도록 요청받을 일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
다른 재난 조사보고서에서도 기관에 고용된 사고지휘관의 능력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그들의 존재 이유는 아닐지라도 위기관리는 그들의 중요한 업무다.
다음 호에서는 경찰과 소방의 지휘관이 갖춰야 할 중요한 요건과 사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지휘ㆍ통제 시 부적절한 지휘 의사결정과 때늦은 조치의 결과를 논할 예정이다.
1) 영국 에버딘 북동쪽 약 193㎞, 수심 144m 해상에 설치된 고정 석유 시추 플랫폼이다. 1976년 석유 생산을 시작했고 이후 천연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한 차례 개조된 바 있다. 북해에서 석유, 천연가스 생산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1988년 7월 6일에 폭발 후 화재가 발생해 167명이 사망했다. 이것은 해상 유전에서 사상 최악의 사고였다(Wikipedia, 2020). 2) 가스 속(屬)에서 천연가스를 채취할 때 지표에서 응축분리(凝縮分離)된 천연의 경질액상탄화수소(輕質液狀炭化水素). 특경질원유(特輕質原油)로서 그 색상은 무색도 있지만 대부분 황색ㆍ감색 또는 암록색(暗綠色) 등을 나타낸다(두산백과, 2020).
원제
저자 RHONA FLIN
* Hot Seat: (1)비판에 직면하거나 결정 또는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을 포함해 어떤 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는 직위 (2)전기의자(the electric chair) 출처 Oxford Languages
※ 본 연재물은 사고 현장의 대응을 이끄는 지휘관(또는 리더)ㆍ지휘팀에 관한 내용으로 출판 연도(1996)는 오래됐습니다. 하지만 지휘관이 갖춰야 할 자질과 그 업무 특성에 대한 구체적이고 변함없는 사실을 제공한다고 판단해 Scotland Eberdeen에 위치한 Robert Gordon 대학교 Rhona Flin 박사의 허락하에 한국 소방의 지휘역량 발전을 위해 소개합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복제를 엄금합니다.
중앙119구조본부 유현진 : whitefang@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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