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데이터 기반 화재대응체계 개선 방안 1. 화재대응 전술 워크시트 개발 현대의 화재현장은 복합적인 위험 요인을 동반하고 진행 속도 또한 빠르기에 단순한 경험적 판단이나 현장 감각에 의존한 지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 가운데 수치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전술 판단 체계가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화세 판단이나 진입 시점, 환기ㆍ구조 경로 등의 결정은 생존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판단 요소로 작용한다.
화재현장 지휘는 혼란 속에서도 질서를 만들어내는 구조화된 사고와 정보 관리를 요구한다.
특히 다수의 자원과 복수의 전술 임무가 동시에 수행되는 상황에서 ‘누가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시각적으로 정리해 명확히 추적하고 현장 대원들에게 적시에 공유할 수 있는 구조적 도구가 필요해 전술 워크시트를 개발했다.
[표 1]은 화재현장에서 현장지휘관이 작전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전술 워크시트를 구성해 본 것이다. 구조화된 체크리스트 형식을 통해 화재현장의 상황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화재현장 대응의 효과성은 초기 상황 인지와 정보 수집, 자원 배치, 위험요소 평가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전술 워크시트를 항목별로 분석ㆍ도식화해 해당 항목을 ‘왜’ 작성해야 하는지 나타내고 있다.
우선 전술 워크시트 왼쪽 위의 ‘기본 정보’ 항목에는 화재 장소ㆍ대상물 정보ㆍ출동 정보 등 화재현장의 초기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한 후 기록하게 했다. 이는 화재 위험도 평가에 필수적인 기초 데이터를 제공한다.
건물 유형(단독 주택, 아파트, 공장 등)과 건물 층수 등 대상물 정보에 따라 연기 흐름과 열전달 양상이 달라지고 초기 대응 전술 수립에 영향을 미친다.
또 현장 도착 후 경과 시간을 10분 단위로 확인함으로써 골든타임 확보 여부와 자원 운용, 진화 경과ㆍ교대 시점 판단 등 후속 조치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반적인 대응 전략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게 전술 워크시트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전략 수립 과정에서는 현장 평가를 통한 종합분석 후 화재 유형이 연료 지배형인지, 환기 지배형인지를 판단하고 진압 전술을 결정한다.
전술 결정은 화재현장이 실시간으로 변화함에 따라 지속해서 조정될 필요가 있다. 이를 전술 워크시트에 기록하면서 대응 전략이나 계획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전술 워크시트 왼쪽 가운데에는 화재ㆍ구조ㆍ배연ㆍRIT 등 임무에 따른 팀(인원) 지정, 위치, 개시시간 등 ‘임무 현황’을 기록함으로써 임무의 책임성을 부여하고 자원 중복투입 방지와 현장 안전 확보에 이바지한다.
RIT는 현장 대원 사고 발생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지정ㆍ배치되기 때문에 보다 명확한 기록이 필요하다. 또 현장 대원의 피로도는 임무 강도나 고열 노출 시간, 생리학적 한계(산소 소비율, 심박수 증가, 체온 상승) 등에 따라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가용 자원 현황을 빠짐없이 관리해 교대 주기를 명확히 해야만 임무의 효율성과 생존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전술 워크시트 오른쪽 위는 현장지휘관의 빠른 판단과 정형화된 현장 대응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위험성 평가를 위한 ‘상황 평가’ 항목으로 구성했다. 최초 지휘권 설정과 전파는 화재현장에서 혼선 방지나 전략 통일, 지휘 중심의 통로 확보를 위한 필수 항목이다. 대응 전략 판단 이전에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관계 기관과의 협조로 전력ㆍ가스 차단과 더불어 기타 위험물ㆍ위험요소를 판단하는 절차는 2차사고(감전, 폭발 등)를 예방하는 절차이자 현장 대원의 보호 장치가 되는 기본 안전 수칙이다.
특히 연기나 온도, 화점 예상 위치, 건물 외부 평가, 산소ㆍ가스 측정 등은 내부 연소 상태ㆍ폭발 위험(플래시 오버, 백드래프트)을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현장 대원의 생존성과 직결되는 중요 정보로 판단할 수 있기에 빨간색으로 표기해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연기 분석’은 화재 내부의 상태를 외부로 전달하는 중요한 지표다. 과학적 화재 진압 전술의 핵심 요소로서 연기의 색상ㆍ속도ㆍ방향을 통해 화재의 성격과 위험성 예측이 가능하다. 연기 분석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연기 색상은 연료의 종류와 연소 온도를 반영한다. 색이 진한 검은색일수록 온도가 높은 상태로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은 연기는 고온의 탄화물 연소와 고온층 형성을 의미한다. 회색이나 흰색 연기는 습기 또는 초기 연소를 나타낸다.
둘째, 연기의 속도가 빠를수록 내부 압력과 온도가 높다는 의미다. 이는 곧 플래시 오버 전조로 판단할 수 있다.
셋째, 연기의 방향을 통해 내부 공기 흐름을 분석할 수 있다. 추후 배연 작전의 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된다.
연기의 양을 해석하는 방법은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도 확인’은 열화상 카메라ㆍ열화상 드론을 활용한다. 출입구 온도가 300℃ 이상2)이라면 플래시 오버의 임박 상황으로 간주할 수 있다.
산소 농도ㆍ가스 측정 수치는 진입 대원, 구조대상자의 생존 가능성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사항이다. 일산화탄소 농도가 1200㏙ 이상3)일 경우 30분 이내 의식 소실 가능성이 커진다.
건물 외부 평가는 현장 안전담당관에 의해 평가된다. 벽체 균열이나 외벽 이상 고온 지점 확인, 유리창 결로ㆍ파손 등의 사항을 확인해 붕괴 전조 현상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전술 워크시트 오른쪽 가운데에 ‘내부 진입 조건’을 판단하는 핵심 항목들과 현장지휘관이 참고할 수 있도록 범위를 설정해 수록했다. 내부 진입은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위한 중요한 작전 단계다. 이를 위한 조건 충족 여부는 현장 대원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한 결정이다.
현장지휘관은 단순한 진입 지시가 아닌 정보 해석과 전략 설계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는 직관에 의존한 판단을 넘어 과학적 장비를 활용해 데이터에 기반한 진입을 결정하면서 현장 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예를 들어 출입구 온도가 260℃ 이상일 때 플래시 오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외부진압이나 배연을 통한 전략을 우선 시행해야 한다.
O₂ 농도가 17% 이하4)ㆍCO 농도 1200㏙ 이상이라면 백드래프트 발생 가능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내부 진입은 ‘승인 불가’로 판단하고 강제 배연 등의 절차를 우선 실행해 내부 연소환경을 안전한 상태로 바꿔야 한다.
전술 워크시트 왼쪽 아래는 건물구조와 진입로ㆍ대피로, 화점 위치, 임무 팀(대원), 소방차 배치, 용수 공급원 등 필수 요소를 포함한 ‘현장 도식’ 항목으로 구성했다. 현장 상황을 시각적으로 나타내어 상황 공유나 상황 브리핑, 교대 간 인수인계 시 활용한다.
이를 통해 현장지휘관은 임무 팀(대원) 간 중복ㆍ간섭을 방지하고 안전구역 설정, 진입ㆍ대피 경로를 효율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이처럼 전술 워크시트는 단순한 체크리스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화재현장에서 과학에 기반한 가장 실용적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구성된 항목은 과학적 타당성과 실효성을 갖추고 있다. 체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화재 진압의 효율성 증대와 현장 대원의 안전 확보, 사후 분석을 위한 데이터 구축이라는 세 가지 핵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문경 순직 사고 이후 현장지휘관에게 내부 진입 명령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지휘관은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내부 진입을 명령해야 하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결국 전술 워크시트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확신한다. 향후엔 각 소방서 단위로 전술 워크시트를 운용하고 훈련ㆍ화재현장에서의 사용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소방조직의 화재대응 역량이 상향 평준화되는 구조적 체계가 마련될 것이다.
지휘관 전술 워크시트 외에도 배연, 생존 가능 공간 분석, 긴급철수, MAYDAY 등 상황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워크시트를 개발했다.
1) 밀폐되거나 반밀폐된 공간에서 화재 중 발생하는 간헐적인 폭발음. 공기 흐름의 반복적인 들숨과 날숨 같은 움직임 또는 불꽃이 주기적으로 강해졌다가 약해지는 현상. 플래시 오버나 백드래프트 등의 전조 현상일 수 있음. 2) 2020년 서울소방재난본부 ‘과학적 전술로 통하다’. 열분해는 100~250℃ 범위에서 이뤄지며 260℃ 이상에서는 소방대원의 면체가 훼손되기 시작 / 미 Fire Technology 49(4)에 수록된 연구 결과 플래시 오버는 심층부 온도 500~600℃ 사이에서 발생하므로 이 연구에서는 출입구 부근 온도가 300℃부터 플래시 오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3) 미 NIOSH(미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 IDLH(즉시 건강위험농도) 기준, 일산화탄소 농도 1200㏙ 이상의 농도에서 30분간 노출 시 사망 또는 회복 불가능한 건강장해를 일으킬 수 있음. 4) 벨기에 CFBT-BE(민간 소방전문가 조직) 백드래프트 실험 결과 산소 농도가 17% 이하인 밀폐 공간에서 가연성 가스가 축적된 상태로 산소가 유입됐을 때 대부분 백드래프트가 발생
경북 고령소방서_ 임준형 : hcs119@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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