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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부 대심도 초장대 터널 재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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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소방서 황영대 | 기사입력 2026/05/04 [10:00]

도심부 대심도 초장대 터널 재난 대응

서울 마포소방서 황영대 | 입력 : 2026/05/04 [10:00]

늘 차량 통행이 많고 상습 정체로 인해 악명 높은 서부간선도로. 이 도로의 답답한 막힘을 개선하기 위해 2021년 9월 1일 서울특별시는 금천에서 영등포 성산대교 입구까지 총 10.33㎞ 길이의 지하도로를 개통했다.

 

이 지하도로의 가장 깊은 곳은 지표면에서 약 80m 깊이. 이는 우리나라 토목 건설기술의 놀라운 발전을 보여준다. 그러나 소방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재난 대응 측면에서 수많은 어려움이 예견되는 게 사실이다.

 

▲ 서부간선지하도로 개요도

 

서부간선지하도로는 2022년 1월 27일 금천소방서가 개서하면서 관할 구역 소방대상물에 포함됐다. 금천소방서는 재난 대응 책임기관으로서 이 특별한 지하도로에 대해 새로운 재난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기존 출동로가 아닌 전혀 다른 경로와 방식으로 접근해야 했다. 특히 이 지하도로는 높이 3m 이상 차량은 진입할 수 없는 소형차 전용도로라 소방 차량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휘차와 같은 필수 출동 차량 지붕에서 스피커와 안테나를 제거해 높이 제한을 맞췄다. 구조공작차와 같은 특수차량은 여전히 진입할 수 없는 문제점을 극복해야 했다.

 

▲ 공사 기간 중 소방 차량 현장 확인

▲ 개통 전 소방 차량 터널 모형 진입 가능 여부 테스트

 

이런 조건의 지하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나 교통사고 등의 재난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대응을 마련해야 했다. 

 

금천소방서는 여러 차례의 사고사례를 분석했다. 이후 서로 의견을 나누는 디브리핑(Debriefing) 과정에서 “좀 더 일찍 현장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지하도로 특성에 맞는 전술은 어떤 게 있을까?”와 같은 질문이 제기됐다.

 

이런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출발점은 연구 대상인 서부간선지하도로의 사고사례들을 중심으로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을 구조 기술적, 재난 대응적 측면으로 구분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설이라 소방에 가장 필요한 법과 제도를 살펴 구체적 대응 방안을 도출하고자 노력했다.

 

우선 용어 표준화가 시급했다. 관련 법문 지침과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에서 통용되는 각각의 지하도로 깊이, 길이에 대해 지하철 건설과 관련한 보상기준 조례1), 해외 사례를 분석했다.

 

지표면으로부터 깊이는 40m 기준으로 ‘대심도’라 하고 길이에 대해선 성능 위주 설계 대상, 소방 외 행정규칙 등을 종합한 후 5㎞의 거리를 ‘초장대’로 해 국가기술표준원에 표준용어 제정을 신청했다.

 

이렇게 시작한 대심도 초장대 터널에 관한 연구를 통해 출동단계에서 출동 소방차량을 통한 트래픽 브레이크(Traffic Break)와 지하도로 입구 차벽 차단 전술, 지하도로 내부 차량용 피난연결통로를 활용한 회차 전술을 매뉴얼화 했다.

 

▲ 트래픽 브레이크 훈련

▲ 소방 출동대 직접 차단(차 벽)

▲ 차량 회전반경 적정성 연구


또 신속한 출동과 대응, 사후 행정 처리 등을 위한 방안으로 현재 지표면 행정구역상 5개로 나뉘어 있는 지하도로의 관할 구역을 개선해야 했다. 따라서 지하도로 진ㆍ출입로 관할 2개 소방서 동시 출동 공동 대응을 원칙으로 하고 사고 상황종료 후 진행 방향으로 책임 관할을 제시했다.

▲ 현재 지표면 행정구역 관할(기존)

▲ 공동 대응/차량 진행 방향 책임 관할(개선안)

 

이런 연구는 개서 후 몇 차례 출동에서 더욱 빠르고 안전하게 현장에 접근하는 방법과 상황종료 후 사고 조사 등 행정 처리에 있어 접근과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연구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대형 재난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고 상황을 가정해 지하도로에 설치된 수직구 3개에 대해 피난 시뮬레이션을 통한 비상 탈출 장애 요인을 파악하고 극복하려는 방안도 연구에 포함했다.

 

피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피난 대피자들은 수직구와 연결된 통로 상에 설치된 출입구(문)에서 집중적으로 정체하는 일명 병목현상이 관찰됐다. 향후 대심도 초장대 터널 설계 시 이런 연구 결과를 반영해 선제적 재난 대응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 신구로 수직구 연결 통로

▲ 신도림 수직구 연결 통로

▲ 양평 수직구 연결 통로

 

서부간선지하도로는 신월여의지하도로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도심부에 설치한 대심도 초장대 터널이다. 사고대응과 관리 감독을 위한 소방 관련 법과 제도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대심도 초장대 터널에서 재난 상황 발생 시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 약 5만대 차량 통행량과 지상 건축물로 비교하면 약 28층(계단참 기준) 높이에 해당하는 수직구 3개소가 설치된 이 지하 시설물은 길이에 따라 설치해야 하는 소방 방재시설에 의거해 2급 소방안전관리 대상물에 해당한다.

 

규모와 용도, 수용인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예방적 측면에선 낮은 등급이라 할 수 있다.

 

연구를 통해 재난 상황 발생 시 피해 규모를 줄이고자 평소 설치된 소방시설을 포함한 방재시설의 유지관리와 더불어 피난 대피계획 수립, 소방 훈련ㆍ화재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에 역량을 발휘하도록 ‘소방안전관리대상물’ 등급을 2급에서 특급으로 상향해 강화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존에 없던 시설물이라 참고할 수 있는 관련 선행 연구나 자료가 부족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우리나라 도심부 대심도 지하도로에 관해 소방의 관점으로 바라본 시작, 즉 ‘마중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서울시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서부간선지하도로보다 더 긴 12.5㎞의 동부간선지하도로를 착공했다. 이 연구를 통해 시민 여러분께서 도심부 대심도 초장대 터널들을 더 안전하게 이용하고 소방은 어떤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길 바란다.

  


1) 서울특별시 도시철도의 건설을 위한 지하부분토지의 사용에 따른 보상기준에 관한 조례 [서울특별시조례 제7782호]

 

서울 마포소방서황영대 : hyd119@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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