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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연 속 인명구조 전문가 ‘Smoke Diver’

서울소방학교 이형은 | 기사입력 2020/04/01 [13:45]

농연 속 인명구조 전문가 ‘Smoke Diver’

서울소방학교 이형은 | 입력 : 2020/04/01 [13:45]

스모크 다이버(Smoke Diver)란?

보통 극한의 상황과 농연 속에서 자신의 정신과 신체를 컨트롤해 본인 자신을 구하고 더 나아가 동료와 요구조자까지 구조하기 위해 개발된 훈련 프로그램인 스모크 다이버(Smoke Diver) 코스. 미국 조지아에서 Cortez(Smoke Diver #1번, 수료 후 인증순서에 따라 번호가 부여된다)에 의해 1978년부터 개발돼 온 소방관 인명구조를 위한 극한상황 훈련 프로그램이다. 조지아의 지명을 따 GSD(Georgia Smoke Diver)라고도 부른다.

 

▲ 조지아 스모크 다이버 홈페이지(출처 Georgia Smoke Diver website)


GSD(Georgia Smoke Diver) 프로그램

GSD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약 50회 이상의 교육을 진행해 900명 이상의 스모크 다이버를 배출했다. 극한의 재난현장에서 소방관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구조와 인명검색기술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지휘관을 훈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훈련 첫날 훈련장에 도착해 학생 수보다 두, 세 배 많은 교관진을 보게 된다고 상상해 보라(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직도 교관과 교육생 수가 1:30 정도 혹은 그 이상이다). 그들은 모두 검은색 티셔츠와 카키색 전술 바지, Smoke Diver 인증번호가 새겨진 검은 교관모를 쓰고 있다. 매년 후배를 양성하고자 개인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GSD 과정에 참여한다.

 

따지고 보면 그들은 사실상 코스에 교육생으로 참가하는 다른 동료 소방관들이 재난현장에서 자신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공헌하고 있다는 기분 외에 어떠한 물질적 보상도 받지 못한다. 그저 스모크 다이버로서 전통을 계승하고 동료 스모크 다이버들과 함께 그들이 가진 공동체 의식을 이어가고 나누기 위해 이 모든 것을 함께할 뿐이다.

 

다른 욕심은 전혀 없다. 이 때문에 교관들은 교육을 진행하며 교육생들에게 끊임없이 스모크 다이버로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동기를 부여한다. 또 교육생들의 목적의식을 늘 새롭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함께 토론한다.

 

▲ 태국에서 진행된 CFBT International Instructor Lv2 Course에서 농연 속 전술훈련 진행 전 상호 간의 PPE 확인과 전술 소통을 하고 있다.


스모크 대디(Smoke Daddy)

GSD 프로그램에서는 소방관이나 GSD 협회 내부의 직위와 상관없이 모두가 검은 셔츠ㆍ카키색 전술 바지ㆍ캡모자 유니폼을 입는다. 계급과 교관들의 수료 연차, 기수는 크게 상관없다. 모든 교관은 더 나은 교육생, 수료자를 배출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할 뿐이다. 그곳 모두가 교육 훈련 지도자이고 교관이다.

 

훈련장에는 눈에 띄는 옷을 입은 단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스모크 대디(Smoke Daddy)라 불리는 사람이다. 스모크 대디는 보통 금장을 수놓은 모자를 쓰고 있기 때문에 훈련장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스모크 대디(Smoke Daddy)라는 용어는 조지아 스모크 다이버 프로그램의 리더를 가리키는 용어다. 스모크 대디는 ‘동등한 모든 사람 중 훈련을 책임지는 한 명의 리더’로 교육생과 교관 모두를 존중하는 말투와 어법을 사용한다.

 

스모크 다이버 협회 프로그램의 멤버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이 스모크 대디를 선출한다. 프로그램 시작 이후 스모크 대디로 선정된 멤버는 현재까지 5명이다.

 

스모크 대디 #1: 코테즈 로렌스, GSD #1, 1978-1981(현재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

스모크 대디 #2: 롭 파울러, GSD #10, 1981-1983(라그랜지(GA) 소방서의 소방장으로서 은퇴)

스모크 대디 #3: 존 맥러플린, GSD #9, 1983-1984(콥 카운티(GA) 소방서의 전술팀장으로 은퇴)

스모크 대디 #4: 스캇 밀샙, GSD #25, 1985-1994(달튼(GA) 소방서의 훈련 대장으로 은퇴, 2002년 9월 23일 사망)

스모크 대디 #5: 데이비드 로즈, GSD #339, 1995-현재(현재 애틀랜타(GA) 소방서에서 지휘팀장으로 근무)

▲ 5대 스모크 대디인 데이비드 로즈 (출처 Georgia Smoke Diver website)

 

 

▲ 교육 참여 전 사전 체력평가 모습 (출처 Georgia Smoke Diver website)

 

GSD 프로그램의 특징

GSD 프로그램에서의 리더십은 다방면에 걸쳐 있다. 혁신적이면서도 때론 복잡한 현장에 대응하고 그런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전통적인 ‘레거시 리더십’을 사용한다.

 

그러나 교관들은 무엇보다도 교육생 개개인의 리더십을 일깨우는 데 주력한다. 기수별 과정을 통해 다음 훈련에 자원해서 후임을 교육할 차세대 교관 리더를 배출한다.

 

GSD 프로그램은 내부적으로 자신을 농연구조분야의 엘리트 집단이라고 여기게끔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우리 스스로는 늘 다른 사람들보다 나을 게 없다며 겸손함을 내보인다. 상당히 대조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스모크 다이버 과정은 ‘늘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교육한다. 훈련 종료 후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 교육생들에게는 습득한 제반 지식과 훈련 경험을 자신의 부서와 공유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직장 내에서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준비된 소방대원으로서 모범을 보이고 가정에 돌아가서는 최고의 배우자이자 멋진 부모가 되라고 한다. 그들의 모든 걸 각자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게 바로 스모크 다이버 교육ㆍ훈련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GSD 프로그램은 갑작스럽고 예측 불가한 긴급 상황에서 자신을 컨트롤하는 능력과 함께 의사결정 능력을 개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고안됐다.

 

교육생들은 하루하루 거듭되는 훈련 속에서 위기상황 판단능력과 현장 의사결정 능력을 단계적으로 배운다. 각 훈련에서는 개개인에게 상황별 대처능력에 대한 교훈을 토론형식으로 피드백하며 심어준다.

 

긴급한 상황에서 소방대원의 판단을 흐려 잘못된 결정을 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신체적 피로’다. 이 때문에 교육생들은 교육과정 중 매일 아침 만반의 준비를 하고 체력훈련(PT)에 참여한다.

 

지정된 PT 프로그램에 따라 다소 간단한 활동성 강화 운동과 타이어 당기기, 기타 근력을 기반으로 한 운동을 포함하는 격렬한 장애물 코스 훈련을 한다. 이어서 바로 약 4.8㎞를 달린다.

 

이 운동프로그램은 교육생들을 무작정 ‘탈락’ 시키기 위한 게 아니라 첫날부터 교육생들의 신체를 고의로 피곤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교육생들이 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상태에서 바로 훈련에 투입되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능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 이를 입증할만한 연구데이터는 없다. 자체적으로 진행한 여러 교육ㆍ훈련을 통해 모인 데이터들만 있을 뿐이다.

 

GSD 프로그램의 리더들은 엿새간의 교육ㆍ훈련 코스 안에 기간 차후 소방관으로서 경험하고 직면할 6년간의 모든 재난현장 상황 판단과 의사 결정에 대한 결정적인 경험이 담겼다고 굳게 믿는다.

 

GSD 프로그램은 비교적 스트레스가 없는 안전하고 개방된 조건에서 현장 활동 중 스모크 다이버로서 어떻게 구조작업을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테크닉에서 시작한다. 교육 후반부로 가면 연기와 화재, 보이지 않는 시야, 흐르는 물(방수), 예상치 못한 큰 소음 등 악조건의 환경에 놓이게 된다.

 

모의 화재 현장과 동일한 조건 속에서의 훈련도 완료해야 한다. 게다가 이러한 훈련 중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메이데이를 외치고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인가, 동료가 메이데이를 외치면 어떤 방법과 판단으로 가장 신속하면서도 안전하게 메이데이 상황을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에 힘을 쏟는다.

 

GSD 프로그램이 조지아 외 다른 장소를 허가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프로그램 특허권, 즉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조지아 소방학교의 정책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지아 스모크 다이버 대디들이 매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개최되는 FDIC의 행사 기획ㆍ관리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FDIC를 통해 널리 퍼진 GSD 프로그램은 널리 확산돼 미국 내 인디애나와 플로리다, 오클라호마,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콜로라도, 일리노이, 오하이오, 미시시피 같은 주에서도 진행 중이다.

 

스모크 다이버들의 ‘용기’

리더십에 있어 거론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용기(Brave)’다. 용기는 비단 다른 사람이 두려워서 자신의 안위만 찾거나 기꺼이 무언가를 위해 즉 누군가의 생명이나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 맞서는 의지만이 아니다.

 

용감한 건 누군가에겐 지나치게 감정적이면서도 무모하다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무언가를 주저 없이 그리고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음의 표현이다. 이러한 용기는 관용과 포용으로 이어져 어느 순간에는 누군가를 완전히 용서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이런 큰마음을 통해 스스로는 목적을 세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스모크 다이버 코스는 세상과 이 우주가 궁극적으로 선함을 향해 서로를 끌어당기며 모든 만물에 작용한다는 걸 용기를 통해 스스로 알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물론 스모크 다이버 코스 훈련 교관들이 특수 종교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스모크 다이버들은 가장 용감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동료 그리고 후배 소방관들을 훈련시키는 데 있어 전통과 생존, 구조기법, 기술을 교육하기 위해 일생을 바친 사람들로 서로 늘 함께 기쁨을 나누고 아낌없이 베풀며 사랑한다. 그들은 그들의 직업과 가족, 소속된 모임과 공동체, 서로를 항상 사랑한다. 그들이 가진 그 용기의 원천은 바로 가족애일지도 모르겠다.

 

▲ GSD 프로그램 일정표


마치며

우리나라는 1988년 6월 8일 발족해 지금까지 열정과 노력,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구조대가 있다. 미국은 최소단위의 편성으로 구조대의 역할까지 겸하기 때문에 RIT나 RIC, VEIS 등의 훈련이 발달해 왔으며 더 나아가 스모크 다이버 코스까지 생겨났다.

 

우리는 현장에 도착해 소방호스 없이 바로 농연에 들어가 인명검색과 구조를 하는 구조대 시스템이 3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축적된 기술과 경험, 인력을 생각해 볼 때 우리도 우리만의 스모크 다이버 프로그램을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소방학교_ 이형은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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