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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구조에서의 기본 구조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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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119특수구조단 방제웅 | 기사입력 2021/01/20 [09:30]

급류구조에서의 기본 구조장비

서울119특수구조단 방제웅 | 입력 : 2021/01/20 [09:30]

2021년 새해가 다가왔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급류구조 상황에서 사용되는 가장 기본 장비인 드로우백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 최근 많이 사용되는 형태의 드로우백(출처 워터기어)

드로우백이란? 

드로우백(Throw bag)을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던지는 가방’ 정도로 할 수 있겠네요. 말 그대로 단순하고 작은 로프 가방 안에 물에 뜨는 로프가 들어있는 가방입니다. 드로우백은 다른 말로 레스큐 백(Rescue bag)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드로우백은 2차 세계대전 미 해군이 구명정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된 걸 1970년대 중반 패들러(Paddler)들이 재발견해서 사용했다1)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구명정에서 인근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구하거나 구명정을 확보하는 등 비상상황에서 사용하던 단순한 장비였다는 뜻이죠. 그렇다 보니 드로우백은 뭔가 특별한 구성품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

 

드로우백 구성과 선택 요소
1. 로프의 재질
드로우백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는 백 안에 담긴 로프입니다. 이 로프가 구조대상자와 구조대원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연결고리가 되는 거죠. 일반적인 매뉴얼에는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재질로 된 로프를 사용하라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로프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분들은 의아함을 느끼시게 될 겁니다. 실제로 폴리프로필렌 로프는 다이나믹이나 스테틱 로프보다 강도가 약하고 녹는점도 낮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이 재질의 로프를 권장하는 이유는 ‘물에 잘 뜨기’ 때문입니다.

 

급류구조뿐 아니라 모든 수상 구조에서 사용되는 로프는 뜨는 재질인 게 아주 중요합니다. 여기서 약간의 혼란이 생기는 ‘급류구조용 드로우백에는 폴리프로필렌 로프를 사용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분이 많지만 이는 조금 잘못된 말입니다. ‘급류구조용 드로우백에 사용되는 로프는 반드시 떠야 하므로 폴리프로필렌 로프를 사용한다’가 더 정확합니다.

 

이 부분을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만약 최근 개발된 장비 중 폴리프로필렌의 장점(물에 뜸)을 살리고 단점(강도 약함)을 보완해서 제작된 로프(예 : 폴리프로필렌+스펙트라)를 사용한 드로우백도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이 중 일부는 NFPA 1983 Standard on Life Safety Rope and Equipment for Emergency Services 기준을 충족하는 로프를 사용한 드로우백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드로우백의 로프는 여러분의 장비 수량을 고려해 드로우백 고유의 목적으로만 사용할 건지 아니면 보트 연결 등 부가적인 용도로도 사용해야만 하는 건지에 따라 결정해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현실적으로 로프가 좋아지면 그만큼 가격이 비싸지고 그로 인해 드로우백을 보유할 수 있는 수량도 줄어들게 됩니다.

 

교육 중 드로우백 구조 시 한 번이라도 놓쳐보신 분이라면 이 말을 충분히 이해하실 거라 믿습니다. 드로우백이란 장비는 급류구조에서 그 원래의 목적으로 봤을 때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튼튼한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 드로우백 로프를 사용한 4-라인 보트(부산소방학교 1기 급류구조반)


2. 로프의 굵기와 휴대성
드로우백 로프 굵기는 보통 10㎜ 이하의 로프가 사용되며 얇은 로프는 1/4inch(약 6㎜) 정도입니다. 로프 굵기가 가늘거나 길이가 짧으면 담아야 할 가방의 크기도 줄어들고 당연히 휴대하기 좋아집니다.

 

일반적으로 드로우백 대부분은 15~20m 정도가 평균적으로 던질 수 있는 거리라고 보기 때문에 대체로 이 정도 길이의 로프가 담겨있죠. 이 로프의 길이+굵기로 가방의 크기가 결정되고 그로 인해 휴대성이 좋냐, 나쁘냐도 결정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내가 쓰기에 얼마나 좋은가’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대부분 드로우백을 구매할 때 ‘얼마나 휴대하기 편한가?’를 위주로 많이 결정하십니다. 따라서 6~7m 정도의 얇은 로프 20m가 담긴 드로우백을 많이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는 누군가에겐 완전히 잘못된 결정일 수 있습니다.

 

로프 굵기는 사용자의 그립감에 영향을 줍니다. 급류구조의 경우 손이 젖은 상태에서 사용해야 하기에 내 손에 잘 맞는 굵기의 로프가 중요하죠. 여러분들 손 크기와 비교했을 때 너무 얇은 로프는 휴대하기 편하고 가벼우며 2차 던지기를 준비하는 등의 작업엔 편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꽉 잡을 때 좋은 그립감을 주지 못합니다. 이는 구조대상자가 드로우백을 잡았을 때 발생하는 큰 힘을 버티지 못하고 로프가 대원의 손에서 미끄러져 놓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너무 굵은 로프는 더 좋은 그립감을 제공할 순 있으나 백이 커져 휴대하기 불편하고 무거워집니다. 또 로프를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 어려워집니다. 즉 드로우백의 로프를 결정할 땐 로프와 장갑을 낀 내 손이 모두 젖은 상태에서도 큰 하중에 미끄러지지 않을 정도의 굵기로 선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절대로 ‘들고 다닐 때 가벼운 게 좋은 거다’고만 생각해선 안 됩니다.

 

▲ 필자가 사용 중인 30m 길이 드로우백(왼쪽)과 20m 길이 드로우백(오른쪽) 비교


3. 로프의 길이
로프의 길이는 ‘내가 얼마나 멀리 있는 구조대상자를 구조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요인입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보통 15~20m가 평균적인 거리라 생각하고 보통 21m(70ft) 로프를 많이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개인의 역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실제로 그동안 교육을 진행하면서 30m(100ft) 로프가 완전히 다 전개되도록 던지는 분도 종종 봤습니다. 휴대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30m를 다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분들이라면 30m 길이의 로프를 선택하는 걸 권장합니다. 그만큼 더 멀리 있는 구조대상자를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니까요.

4. 시인성
아주 당연한 얘기지만 드로우백에 사용되는 로프와 백은 매우 시인성이 좋은 색상이어야 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보통 사용되는 로프 굵기는 10㎜ 이하의 제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얇은 로프는 1/4inch(약 6㎜) 정도입니다. 마치 파도처럼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물에서 저 얇은 로프가 날아올 때 확실하게 인지하려면 당연히 눈에 잘 보이는 색상으로 제작돼 있어야겠죠.

 

실제로 흰색 로프는 휘몰아치는 급류에서 발생하는 화이트 워터(White water)와 섞여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보통 드로우백의 로프와 가방은 눈에 잘 띄는 밝은색 계열로 제작됩니다. 일부 드로우백 제조사들은 이러한 시인성에 추가로 야간 작전이 가능하도록 케미컬 라이트를 삽입할 수 있는 구조로 제작하기도 합니다.

 

▲ 로프 색상 비교

 

 

▲ 드로우백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조한 허리 벨트(전용 제품도 구매 가능)

5. 휴대 방법
앞에서 언급한 휴대성은 드로우백 그 고유의 크기로 인해 결정되는 것임에 반해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휴대 방법은 보조적 형태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내 몸에 연결하고 다닐지를 의미합니다. 드로우백은 가급적 몸에 밀착된 게 가장 좋다고는 하나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최대한 몸에 붙여 연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오른쪽 사진은 제가 교육 때 실제 사용하는 벨트인데 해외 시제품을 보고 개인 벨트를 개조한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가 무조건 좋진 않습니다. 덜렁거리지 않고 언제든지 몸에 밀착되게 착용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드로우백을 긴급하게 사용하려 할 땐 드로우백이 연결된 버클을 한 번 더 풀어야 하는 불필요한 동작이 추가돼 숙달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제대로 사용할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일반적인 급류구조 매뉴얼에는 ‘물에 뜨는 폴리프로필렌 재질로 된 로프, 매쉬망으로 된 가방, 길이 30m 이내’ 정도로만 언급된 장비가 드로우백입니다. 이 문구만으로 드로우백을 선택할 때 단순히 물에 뜨는 재질로 된 로프를 매쉬망에 담은 저렴한 드로우백을 선택하는 건 올바르지 못한 방법입니다.

 

드로우백은 구조대상자를 구조할 때 가장 먼저 사용하는 장비입니다. 특히 급류구조 현장에선 손이 물에 젖어 있을 수도 있고 하필 날이 추워 손이 얼어 힘이 안 들어 갈 수도 있는 만큼 개인에게 더욱 잘 맞아야 합니다.

 

실제로 그동안 교육에서 손이 젖은 상태의 많은 대원이 로프가 손에서 미끄러져 의도치 않게 놓치는 경우를 봐 왔습니다. 항상 내 손과 로프가 젖어있다는 가정하에 그립감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 굵기를 가진 드로우백 중 내가 최대한 멀리 던질 수 있는 길이로 된 제품을 선택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이러한 제품을 최소 2개 이상, 하나는 손에 들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 하나는 허리 벨트 등에 연결해 백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걸 권장합니다. 또 여유가 된다면 팀 장비로 보트에 싣고 다니면서 사용할 목적의 드로우백을 추가로 구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강도가 더 좋고 길이가 긴 제품으로 구비해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드로우백에 대해 일반적인 매뉴얼의 내용보다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봤습니다. 다음 호에서부터는 드로우백과 관련된 기본적인 구조기술에 대해 하나씩 얘기해 보겠습니다.


1)White water rescue manual : New techniques for canoeists, kayakers, and rafters. by Charles Walbridge & Wayne A. Sundmacher.

 

 

 

서울119특수구조단_ 방제웅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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