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무더운 여름과 장마가 지나가고 시원한 가을이 찾아왔다. 가족과 모이는 풍요로운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작년과 마찬가지고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가족 모임이 제한될 거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온 가족이 모이지 못하고 서로 전화로 안부를 묻는 추석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안부를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화재 예방수칙을 말해주며 화재안전 경각심을 일깨우는 거다.
추석 연휴 기간 화재 발생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총 86건(평균 17.2)의 화재가 발생했다. 명절 기간 주거시설 화재는 29.1%로 평상시 22.1% 대비 7.0%나 증가했다.
화재 시간대는 주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인 오후와 야간으로 나타났다. 쓰레기 소각, 음식물 조리, 빨래 삶기 등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평상시 대비 3.1% 증가한 23.3%로 집계됐다.
명절 기간에 증가하는 화재를 대비해 편안하고 안전하게 한가위를 보낼 수 있도록 가족에게 꼭 알려줘야 하는 화재 예방수칙은 어떤 게 있을까?
첫째, 냉ㆍ난방기구 사용 시 타이머를 맞춘다. 가을이 왔지만 아직 낮에는 기온이 높아 냉방기구를 틀고 저녁엔 쌀쌀한 바람으로 난방기구를 사용한다. 큰 일교차로 냉ㆍ난방기구를 다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이 시기에는 화재 사고가 빈번하다.
냉ㆍ난방기구를 틀어두고 아침에 깜빡해 끄지 않고 성묘를 가거나 타이머도 맞추지 않고 하루종일 사용한 에어컨 실외기ㆍ난방기 모터가 열을 받으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선 꼭 타이머를 맞춘 후 냉ㆍ난방기를 사용하고 사용 후 반드시 콘센트를 뽑아 화재 위험을 줄여야 한다.
둘째, 소화기 사용법을 숙지한다. 요즘 가정집에는 집마다 소화기 한 대가 기본적으로 비치돼 있다. 하지만 소화기를 집구석 어딘가에 두기만 했을 뿐 실제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소화기가 있어도 사용할 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화재 발생 시 소화기로 초기 진압을 하면 소방차 1대의 역할을 할 정도로 소화기의 사용은 중요하므로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길 바란다.
셋째, 조리기구 사용 시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 추석 명절 전을 부치는 가정이 많아 식용유 화재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조리기구를 사용할 땐 주변에 불이 쉽게 붙을 만한 물건을 치워야 한다. 요리 중에는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우는 일이 없도록 한다. 자리를 비울 일이 생길 땐 꼭 가스 불을 끈다.
만약 전을 부치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급한 마음에 물을 뿌려선 안 된다. 불이 붙은 식용유에 물을 뿌릴 경우 식용유에 닿은 물이 기화해 기름과 함께 순식간에 여기저기 튈 수 있어 연소 확대 우려가 있다. 주변 사람에게 큰 화상을 입힐 수도 있다.
식용유 화재가 발생하면 물을 절대 뿌리지 말고 배추나 상추처럼 잎이 큰 채소류를 다량으로 넣거나 물에 젖은 수건의 물기를 짜서 조리기구 전체를 덮어야 한다. 가정에 별도로 K급 가정용 소화기 한 대를 비치하면 식용유 화재 발생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화재 예방수칙을 지키면 온 가족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즐거운 한가위를 보낼 수 있을 거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방문은 못하지만 마음은 늘 함께 있도록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화재 예방수칙을 알려주길 바란다.
경남 의령소방서 조강래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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