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오는 요즘 안타까운 화재 소식이 자주 들린다. “화재 초기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와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거다. 화재 초기 소화기 사용이 인명과 재산피해를 막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기술의 발달은 소화기의 개념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물리와 화학, 전자, 기계 등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특성을 갖는 소화기들이 속속 개발되는 추세다. 그러나 이런 소화기가 개발돼도 개발자나 제조사의 기준 외엔 인증이나 평가에 적용할 기술적인 기준이나 규정이 없는 경우가 많다.
고체에어로졸 소화기의 경우 소화약제가 고체 화합물로 돼 있어 장기간 저장을 해도 분말 소화약제처럼 굳거나 가스계 소화약제 같이 누출돼 정작 화재 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배관이나 별도의 압력용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초기 설치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이 절감된다.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지 않아 지하 공동구와 같이 좁고 구석진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고체에어로졸 소화기의 또 다른 특징은 친환경적이고 무독성이라는 점이다. 이는 EU와 미국,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요구하고 있는 규제를 피할 수 있고 ESG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단점도 있다. 연소에 의한 에어로졸의 압력을 통해 소화약제가 방사되므로 방사 거리가 기존 가스계 소화약제에 비해 짧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동형ㆍ설비형 소화기의 경우 설치 시 예상 발화지점 위주로 소화기를 배치하거나 방호구역 내에 소화기를 균등 분배함으로써 최단 시간 내에 필요 소화 밀도에 도달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설치 방법이 개발돼 있다.
“많은 장점이 있는데도 고체에어로졸 소화기의 사용이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화기를 판매하려면 인증이 필요하다. 문제는 안전을 강조하다 보니 새로운 기술이나 형태를 적용한 소화기에 대한 인증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안전은 수백 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평가하는 시각은 시대에 맞춰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에서 인증규제 정비방안을 논의했다. 형식승인 등 4개 항목 인증을 독점구조에서 복수의 민간기관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국제적으로 공인된 표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시대적 요구와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인증 체계가 구축되길 기대해 본다.
김여웅 강운공업(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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