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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멈추지 않는 소방공무원의 시계, 그 ‘휴일’의 가치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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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부산지부장 | 기사입력 2026/03/16 [16:59]

[발언대] 멈추지 않는 소방공무원의 시계, 그 ‘휴일’의 가치를 묻다

전용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부산지부장 | 입력 : 2026/03/16 [16:59]

▲ 전용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부산지부장(전국소송대표)


누군가에게 휴일은 지친 몸을 돌보는 재충전의 시간이지만 때때로 소방공무원에겐 평일보다 더 치열한 사투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최근 보도된 소방공무원의 휴일근무수당 소송을 두고 일각에선 ‘수당을 더 받기 위한 소송’이라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논쟁의 본질은 결코 ‘돈’의 액수에 있지 않다. 

 

우리 사회가 공공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그리고 “공무원의 노동은 시민의 노동과 그 무게가 다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보통 휴일을 ‘날(Day)’, 즉 온전한 24시간의 권리로 이해한다. 하지만 현행 공무원 보수 규정은 이 상식적인 개념을 ‘시간(Hour)’ 단위로 잘게 쪼개어 놨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을 휴일 근무로 한정 짓고 심지어 해당 시간 중 잠시라도 외출을 하면 휴일 근무 전체를 부정하며 단순 시간외근무로 격하시킨다. 

 

더욱이 오후 6시를 넘어 연속되는 긴박한 구조 활동은 휴일의 연장이 아닌 평일의 일반 연장근무와 동일하게 취급한다. 24시간 멈추지 않는 소방현장의 특수성과 경직된 법 제도의 괴리가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똑같은 휴일 화재현장이라도 오후 5시에 불을 끄면 ‘휴일 노동’이고 저녁 7시에 불을 끄면 ‘일반 야근’이 돼버리는 이 모순을 현장 대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물론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숭고한 소명 의식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그 숭고함이 정당한 노동 보상을 가로막는 방패가 되거나 무조건적인 희생을 당연시하는 근거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2018년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휴일 노동이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일반 노동보다 훨씬 높은 피로도를 동반한다는 점을 인정해 가산 보상 체계를 명확히 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휴일 새벽을 꼬박 지새운 노동의 가치는 결코 평일 야근과 같을 수 없다. 이는 공무원이라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다.

 

이번 논쟁이 특정 직종의 이기주의나 잇속 다툼으로 비치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공공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이들의 노동 환경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법과 제도가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대원들의 헌신을 ‘행정적 편의’로만 재단할 때 그 피해는 결국 현장 사기 저하와 공공 안전의 균열로 이어진다. 

 

공무원의 휴일이 ‘쪼개진 조각’이 아닌 ‘온전한 하루’로 인정받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공무원의 시계가 멈추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예우이자 상식이다.

 

전용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부산지부장(전국소송대표)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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