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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미국 EMS 연수를 다녀오다-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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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소방서 박윤택 | 기사입력 2024/07/01 [09:00]

2023 미국 EMS 연수를 다녀오다- Ⅰ

경북 경주소방서 박윤택 | 입력 : 2024/07/01 [09:00]

응급구조사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의료적 처치에 제한이 많다는 사실이 늘 답답했다. 미국의 구급대원은 어떤 시스템에서 근무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구급대원이라면 한 번쯤 가고 싶어 하는 미국 EMS 연수를 다녀오게 됐다. 이번 호부터 연수의 후기를 전해볼까 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응급구조사 교육과 소방의 구급체계는 미국을 따라 한 부분이 많다. 대학의 응급구조사 교육은 미국의 교육과정과 다르지 않지만 업무적인 영역은 미국의 ‘Paramedic’과 비교하면 매우 제한적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업무범위 확대와 더불어 TCCC(총상 응급처치), PHTLS(병원 전 외상처치), BLS/ACLS(기본소생술/전문심장소생술), BLS/ADLS(기본/전문재난 소생술) 등의 과정이 소개되고 있다. 미국 EMS 연수를 가게 된다면 그들은 어떤 시스템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비교해 보고 싶었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2019년도 뉴욕소방국 연수의 조력자인 Paul Yoon(현직 NYFD Paramedic)의 도움으로 2023년 11월 3일부터 20일까지 연수를 다녀올 수 있었다.

 

▲ 출국 전 인천공항

 

인천공항에서 장장 14시간의 비행을 거쳐 올랜도(플로리다주)에 도착했다. 첫 일정인 Disaster Medical Solution(도시탐색 구조 훈련과 재난 현장 인력 파견 업체)의 TRT(고립된 구조대상자에 대한 의학적 운영을 위한 기술구조 훈련)를 받기 위해 오캘라에 있는 플로리다주 소방대학으로 향했다.

 

DMS(Disaster Medical Solution)의 

TRT(Technical Rescue Training for Medical Operation)

2010년에 설립된 DMS는 교육과 인력 파견을 주된 업무로 하는 단체다. 기술구조와 전술 전략, 재해 대책, CBRNE의 의료 분야에서 입증된 과학과 프로토콜을 사용해 현실적인 최첨단 교육과정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이 재난 현장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전ㆍ현직 응급의학과 의사와 응급구조사, 응급전문간호사, 구조대원 등으로 구성된다.

 

평소에는 국내외 지자체(정부)와 산업(민간)의 응급 대응팀 구성원에 대한 전문교육, 상담, 훈련을 지원한다. 자연재해나 기술적 사고, 테러, 위험 물질 방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는 사건 등 지방과 주, 연방의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DMS는 실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입증된 실용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크고 작은 재난 현장에 경험이 풍부한 전ㆍ현직 응급의료종사자가 지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교육 대상자가 구조와 의료적 처치를 수행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 “했다 치고”라며 넘어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곧 구조대상자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은 플로리다주 소방국과 훈련 제공자(DMS), 플로리다 소방대학이 미국 방화협회(NFPA, 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NFPA 1006ㆍ1670을 승인받았다. 교육 수료자에 대해 증명서를 제공하며 인증을 보증한다.

 

TRT는 구조대상자에 대해 구조와 의료적 처치를 훈련하는 과정을 말한다. 여기엔 도시탐색 구조라는 개념이 선행된다. 구조대가 구조하면 구급대가 응급처치 후 이송하는 개념에서 한발 앞서가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미국은 Paramedic(우리나라의 1급 응급구조사)을 보유한 화재진압대원이나 구조대원이 대부분이다. 구조와 응급처치를 하나의 과정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 플로리다주 소방대학의 모습

이론 교육장

화재진압ㆍ구조 훈련장

종합훈련장

터널구조 훈련장 

 

US&R(Urban Search and Rescue)

US&R(도시수색ㆍ구조)은 1989년 FEMA(미국 연방 재난관리청)에 의해 설립된 대응 시스템이다. 1991년까지 전국에 28개 기획단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평소에는 교육과 훈련을 하고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6시간 이내에 인근 지역 3개 팀이 대응하게 된다.

 

국가사고관리시스템의 T/F는 모두 네 가지다. Type I은 의사와 구조기술자, 개 수색팀 등 기술전문가를 포함해 수색, 구조, 의약품, 유해물질, 물류, 기획 등을 전문으로 하는 70명으로 구성된다. 그 외 T/F는 35명씩 2개 팀이 12시간 교대로 수색과 구조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11월 4~5일은 ‘Medical Specialist’ 과정으로 구조견(K9), 신체 절단, 차량구조 등이 소개됐다.

 

▲ EMS 연수생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2일간의 일정

 

▲ US&R의 Medical Team Specialist 4일간의 Schedule에 대한 안내서와 일정별 교육과정

 

▲ Medical Specialist 과정의 주요 훈련들

 

우린 한정된 예산으로 이틀간 TRT 의료운영팀($1200)이라는 과정에 참가했다(4일 과정 $2895). 1일 차에는 US&R의 개념에 대한 이해와 함께 TRT 주제에 걸맞은 눌러 으깨기 증후군의 위험성과 응급처치에 대한 이론 과정이 있었다.

 

병원 전 외상 처치술과 ATLS 10번째 판에서 언급하는 지혈대의 조기 적용, 허용적 저혈압의 수액 요법과 약물(칼슘, 중탄산염, 인슐린과 포도당, Kayexelate(혈액 속 칼륨을 제거하는 양이온 교환수지), 이뇨제, 혈액 투석(병원용), 구강용 포타슘제) 사용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실습 과정에서 적용하기도 했다.

 

오후 실습 과정에서는 전문기도관리(어려운 기관 내 삽관, 윤상 갑상연골 절제술), 좁은 통로 이동법, 환자 감시와 운반을 위한 준비, 혈관확보(정맥로, 골강 내 주사) 등의 과정이 있었다.

 

▲ 이론강의를 하는 Dr. Beau Butherus

▲ 환자 감시ㆍ처치 장비

▲ 어려운 기도관리 훈련

▲ 갑상연골 절제술 훈련

▲ 수액공급 훈련

▲ (왼쪽부터)터널 속에서 기관 삽관, 골강 내 주사 훈련

▲ 1일 차 주요 내용

 

2일 차 훈련은 오랜 비행으로 휴식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른 아침부터 자정까지 잡혀 있었다. 모두 피곤한 몸을 이끌며 아침을 맞이했다. 이번 연수 기간 중 가장 힘들었지만 많은 걸 느꼈던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훈련은 1일 차 교육 내용이 모두 적용된 한층 강도 높고 실제적인 2개의 시나리오(터널형 건물 붕괴와 사무실 붕괴)로 진행됐다.

 

팀원은 탐색조와 구조, 처치를 담당하는 조로 나눠 역할을 수행한다. 안전이 확보되면 탐색조가 사고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필요한 장비와 함께 구조, 처치 인력의 진입을 알린다.

 

응급처치와 환자 이동은 대부분 좁은 공간에서 진행되는데 될 수 있으면 생명과 직접 연관되는 응급처치는 현장에서 우선 시행하게 한다(구조돼 나가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간에 시행한 다수사상자 훈련은 플로리다 오캘라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환자 역할을 해줬다(사망자 역할에만 마네킹을 사용한다).

 

그들은 FEMA에서 안전인증을 받은 훈련장의 매몰지 안에서 손상에 따른 증상을 아주 질서 정연하면서도 충실하게 수행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절로 존경심까지 생겨났다.

 

대부분의 훈련은 터널과 건물 붕괴로 매몰된 구조대상자에 대한 접근과 응급처치, 구출하는 내용이 주였다. 구조작업이 오래 걸리는 구조대상자에게 전문 응급처치가 가능한 구급대원이 직접 매몰 현장으로 접근해 처치하는 과정은 생존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훈련에 참여한 연수생 모두가 도입이 필요한 과정으로 뽑았다. 

 

▲ Ocala lacoochee 지역의 수색ㆍ구조 훈련을 마친 명예 회원 증서

 

▲ 훈련 교관들과 교육생

▲ 매몰자에 대한 기관 내 삽관

▲ 터널 속 환자운반 훈련

▲ (왼쪽부터)터널 속 구조 훈련, 야간 매몰자 구조 훈련

▲ 총상환자에 대한 지혈 훈련

▲ 총상환자에 대한 지혈 훈련

▲ 총상환자에 대한 지혈 훈련

▲ 총상환자에 대한 지혈 훈련

▲ 총상환자에 대한 지혈 훈련

▲ 2일 차 주요 내용

 

MOSC(Medical Special Operations Conference)

▲ 발표 포스터

 

▲ SUSAR에 대한 기념패 전달

 

▲ 발표

 

연수 3~4일차에는 MOSC에 참석했다. MOSC는 SUSAR(State Urban Search & Rescue Alliance) 주최로 2005년 결성된 협력단체다. 도시탐색 구조 관련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매년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며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SUSAR에서는 한국에서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고 ‘2022년 서울 이태원 참사 대응’을 주제로 발표를 요청했다. 관련 내용을 1시간 남짓 발표했고 이후 이어진 토론은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올랜도 소방박물관

▲ 박물관 전경

 

▲ 방문한 기관들의 패치

 

▲ 1915년형 동력 사다리 소방차

 

▲ 말이 끌던 스팀 펌프차

 

▲ 최초 소방서 모습

 

▲ 구급대원들이 사용하던 AED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소방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그 지역의 역사와 소방의 발전 과정, 나아가 순직한 대원을 기억하는 추모의 공간까지 함께 겸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100년 가까운(1925년 경성소방서) 역사가 있지만 이제야 박물관 건립을 준비하는 걸 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올랜도 소방박물관은 Loch Haven Park에 1926 Station을 복원한 건물에 자리했다. 퇴직한 소방관과 자원봉사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이곳은 소방서의 역사를 기록하고 과거 사용한 장비와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경북 경주소방서_ 박윤택 : fatimaemt@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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