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D(올랜도 소방국) 동승 실습 올랜도 소방서는 ‘Orlando City’ 소속으로 1885년 개서 이후 현재 17개의 Station(우리나라의 안전센터)에서 약 519명이 근무한다. 담당 지역 특성에 따라 특수차들이 배치돼 있다.
우리나라처럼 외근과 내근으로 구성되며 인사이동으로 직무를 변경하기도 한다. 24시간 근무 후 48시간 휴식하는 구조다. 내근직의 경우 원하면 주말에 시간제로 현장근무를 할 수 있으며 휴식하는 외근직원도 원하는 시간에 추가 근무가 가능하다는 게 특이한 점이다.
흰색 유니폼 근무자는 중간관리자(소방위 이상)급으로 Paramedic(우리나라의 1급)을 기본조건으로 한다.
소방서에서는 환영식을 열어줬다. 소방청사 소개와 함께 구급차ㆍ소방차(ENGINE; 펌프차, TANKER; 물탱크차, LADDER; 사다리차, TOWER LADDER; 바스켓이 있는 사다리차, RESCUE; 구조차, HAZMAT TRUCK; 화학차, CHIEF; 지휘차)에 적재된 장비들도 둘러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차량과 비교하면 확실히 크고 단단해 보였다(ENGINE 대원에게 영화처럼 실제로 차량을 밀고 가는 경우가 있는지 물어보니 거의 없다고 했다. 비켜주지 않으면 과태료가 많아서 양보가 확실하다고 했다).
▲ 구급차에 실려 있는 다양한 장비 모든 구급차는 스트라이커 사의 ‘Power PRO-XPS’ 전동 들것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모든 차량에는 화재진압 개인장비가 적재돼 있었다. 마약중독 환자와 총기사고를 대비한 날록손, 방탄복이 눈에 띄었다.
소아는 성인과 달리 키와 몸무게에 따라 주입하는 약물의 용량을 계산한 후 주입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급박한 현장단계에서 약물을 계산하고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게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 구급대는 키와 몸무게에 비례해 바로 쓸 수 있도록 소아용 응급 약물 키트를 별도로 준비해뒀다는 점이 부러웠다.
연수생들은 2인 1조로 7개 Station에 배치돼 구급차와 소방차량 출동에 함께 할 기회를 얻게 됐다. Station 1에서 근무할 때 Assistant Chief Walter Lewis(2팀 운영 부국장으로 우리나라의 현장대응단장에 해당)는 구급대 운영체계와 함께 관리자가 다수사상자 발생 시 어떻게 출동하고 현장 대응을 하는지 안내해 줬다.
Pulse Nightclub Shooting 현장으로 향하다 2016년 OFD Station 5로부터 약 30m 정도 떨어진 Pulse Nightclub에서 무분별 총격 사건으로 5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Walter Lewis는 다수사상자 사고 대응에 대한 경험을 얘기해줬다.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위험요소와 사고 현장 규모 등을 파악해 임시의료소를 운영했고 OFD에서 Commander 차량이 도착할 때까지 중증도 분류에 집중했다. 응급의료소는 현장에 도착한 Commander에 의해 운영되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구급대장’과 같은 역할이다.
사고 현장은 추모공간으로 탈바꿈돼 당시 희생자들의 명단과 사고 대응에 대한 과정들이 기록돼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Commander 차량에는 공기호흡기와 임시의료소 운영을 위한 다양한 도구가 실려 있어 신속한 대응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펌뷸런스의 원조를 보다 미국의 ENGINE은 화재나 구조, 생활안전 출동 외에도 구급 출동에 항상 함께하고 있었다. ENGINE이 먼저 현장에 도착해도 구급대원이 하는 응급처치에 차이가 없었다.
모든 대원이 EMT 이상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팀장을 비롯한 대부분 대원이 Paramedic 자격자다. 구급차와 동일한 장비들을 갖고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정맥로 확보나 기관 내 삽관 등의 처치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펌뷸런스 방식은 같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전문인력이나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활동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지 않았나란 생각이 들었다.
ENGINE의 모든 팀장은 단말기로 구급일지를 직접 작성한다. 나머지 대원들은 환자평가와 초기 응급처치(정맥로 확보, 12리드 심전도 등)를 하고 구급차가 도착하면 함께 팀을 이뤄 이송한다(구급일지는 데이터 통신을 통해 구급대원에게 전송된다).
동승 실습을 하면서 구급차 안의 공간이 넓다는 점과 승차감이 좋다는 점이 무척 부러웠다. 트럭과 탑차를 결합한 차량이라 예전에 우리가 탔던 탑차 구급차와 승차감이 비슷하거나 조금 좋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지금 타고 있는 스타렉스 구급차보다 훨씬 좋아서 놀랐다. 환자, 구급대원 모두에게 적합한 승차감이었다.
그다음은 안전과 관련된 부분이다. 환자실에 구급대원과 동승자 의자에 3점식 안전띠는 기본이며 5점식 벨트에 에어백까지 설치돼 있었다. 우리나라 구급차 제작업체들은 공간이 좁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구급차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띠를 착용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안전띠를 착용하고 활동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안전띠 관련 사항을 전문가 집단과 함께 연구해 구급차 규격서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소모품은 구급대원 개인 ID로 관리된다. 자주 사용하는 소모품은 Station 내에 자판기 형태의 기계를 통해 공급받는 모습이 매우 부러웠다.
출동이 없을 땐 각자 운동이나 휴식, 훈련을 하다가 직접 식사를 준비했다. Station에서는 출동 대기와 개인 훈련 외 행정업무는 일절 없었다(컴퓨터 자체가 1대 또는 2대 정도만 있었다).
병원 선정은 중증도에 따라 치료 가능한 병원을 구급대원이 정해서 증상과 처치 내역, 이송시간 등을 통보하는 방식이다. 응급처치 프로토콜에서 정하는 더욱 전문 영역에 대한 의료지도를 받아 시행하도록 하는 부분은 우리나라와 다를 바가 없었다.
복지 분야 구급대원의 복지는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은데 높은 물가와 많은 세금납부를 고려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1년 차 소방관의 기본 연봉은 $5만1370(6678만1천원)이며, 10년 차가 되면 $7만9020(1억272만6천원)을 받게 된다.
10년 이상이 되면 근속 수당으로 $1100을 받으며 Paramedic을 보유하면 $6083을 추가로 받는다. 그 외 근무 날에는 $24씩의 교통비가 지급된다.
어떤 지역은 시간당 $1.50의 추가 성과보수가 제공되기도 한다. 피복 수당과 교육 수당, 야간수당을 제외하고 1년에 100일을 출근한다고 가정했을 때 10년 차 구급대원은 약 1억1531만3000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추가 근무나 특수업무 자격을 보유하면 늘어나게 된다. 교육을 위해 휴직하거나 콘퍼런스 등 교육에 참여하는 때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미국 구급대원의 체계 미국은 1967년부터 병원 전 단계의 질병과 부상자에 대한 구급차가 운용되기 시작한 후 응급처치와 이송을 위해 EMT-B, EMT-I, EMT-P 체계로 운영된다(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따르고 있다).
1970~1980년대에 이르러 구급차에 의한 이송 개념에서 병원 전 단계부터 병원 단계에 이르기까지 연결된 개념의 응급의료 서비스(EMS)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응급구조사는 대부분 민간의 교육 시설(학원)에서 EMT-Basic 교육을 받을 수 있다.
▲ 미국의 EMT와 Paramedic 교육과정 비교
Provider 과정과 EMT-Basic을 거쳐 Paramedic 단계로 이어가게 된다. 업무 범위는 우리나라 응급구조학과 과정과 큰 차이가 없으나 실제 현장에서 수행하는 범위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수행하는 처치 범위 차이에 의해 권한과 책임이 따르기도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했을 때 짧은 경력자들도 상당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활동하는 것 같았다.
지역마다 구급 업무의 프로토콜이 있고 특성에 따라 약물사용법과 치료 범위에 대해 지역 지도의사와 병원, 소방이 협의해서 운영하고 있었다. 자격별 업무 범위는 주(State)마다 성인과 소아에 대한 Standing Orders(표준지침)에 따른다.
대부분 EMT-Paramedic National Standard Curriculum 또는 National EMS Education Standards에 의해 승인된 자격에 따라 의사의 구체적인 지시 없이 단독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대원의 업무 수행과 관련한 서비스 품질관리에 대해선 일지 분석 때문에 1년에 한 번 정도 결과서를 받는다고 한다. 함께 탄 대원에게 물어보니 서로 비밀이라고 한다. 그들이 동료 소방관을 추모하는 방법
미국은 911테러에서 순직한 343명의 FDNY(뉴욕 소방) 동료 소방관을 추모하기 위해 헬멧과 유니폼, 소방차량 창문에 ‘FDNY 343 NEVER FORGET, 2001-9-11’이라는 슬로건과 심볼을 새겨놨다. 이는 미국 소방대원들은 자신의 역할과 사명을 되짚어볼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마무리 DMS의 도시탐색구조훈련(TRT)과 관련 학회(MSOC)를 거쳐 OFD(올랜도 소방국)의 동승 실습까지… 2023년 11월 3일부터 20일까지 총 18일간 진행된 미국 EMS 연수 과정에서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앞으로 우리나라 소방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출발 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다수사상자 대응 관련 훈련이나 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우리보다 나아 보이는 건 오래된 역사뿐 아니라 소방이 발전하려면 무엇이 중요한가를 협의하고 협의한 사항을 실천해 나가는 모습이었다. 올랜도 소방국 차고에서 만난 한 대원은 혼자서 초시계를 켜고 동영상 녹화를 해가며 자신의 훈련 모습을 분석하고 있었다.
“자격증이나 시험을 준비하고 있나요?” “아뇨. 요즘 훈련이 부족한 것 같아서 만족할 때까지 연습하고 있어요”
이런 개인의 노력과 열정이 지금의 미국 소방을 만드는 게 아닐까.
참고 자료 1. Association of Ambulance Chief Executives (AACE), Joint Royal Colleges Ambulance Liaison Committee (JRCALC). JRCALC Clinical Guidelines 2022. Published in 2022. 2.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British National Formulary. Published in 2023. 3. ORLANDO CITY FIRE STATION
경북 경주소방서_ 박윤택 : fatimaemt@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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