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119기고] 119구급대원 폭행, 우리 모두를 다치게 한다

광고
거창소방서 구조구급담당 소방경 강기문 | 기사입력 2025/05/23 [14:04]

[119기고] 119구급대원 폭행, 우리 모두를 다치게 한다

거창소방서 구조구급담당 소방경 강기문 | 입력 : 2025/05/23 [14:04]

▲ 거창소방서 구조구급담당 소방경 강기문

“살려주세요!”이 다급한 외침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119구급대원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에 도착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이들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방패다. 그러나 그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261건의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를 당한 대원은 무려 339명. 그중 절반 이상은 2주 이상의 치료를 요구하는 상해를 입었다.

 

특히 85% 이상이 가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응급상황에 출동한 대원이 폭행당하고 병원에 실려가는 이 비극적인 현실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피해의 다수가 젊은 소방사나 소방교 계급에서 집중된다는 점이다. 열정과 책임감으로 현장을 지키는 대원들이 폭력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구급차 안에서 욕설과 폭행에 노출되고, 임무 수행은 커녕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는 현실. 이대로 괜찮을까?

 

경남 지역만 보더라도 최근 4년간 38건의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 중 36건이 불구속 처리되고 대부분이 수사나 재판 중으로 끝나 빠른 처벌이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폭행 피해자는 43%는 진단서를 발급받을 정도로 상해가 심각하며 이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소방청은 구급대원 폭행을 ‘국민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다음과 같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폭행 가해자에 대한 엄정 수사 및 법적 처벌(징역형ㆍ벌금형 등) ▲구급대원 보호ㆍ채증장비 보급(웨어러블 캠, 구급차 CCTV 등) ▲정신적 피해 회복을 위한 심리상담ㆍ휴식 보장 ▲폭행 상황 발생 시 경찰과의 공동 대응 체계 강화 ▲‘모욕’도 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법 개정 추진 등이다.

 

하지만 제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민 여러분의 인식 변화와 지지가 절실하다. 우리가 119를 부를 때 그들은 단 한 번도 거절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그들의 헌신을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구급대원은 단순한 공무원이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생명을 잇는 최후의 연결고리다. 이 연결고리가 폭력으로 끊어진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119구급대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은 곧 모두가 더 안전해지는 사회다. 구급대원에게 손 대신 마음을 내밀어 주시기 바란다. 작은 관심과 존중이 생명을 살리는 큰 힘이 된다.

 

거창소방서 구조구급담당 소방경 강기문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광고
포토뉴스
[릴레이 인터뷰] “누군가의 생명을 책임지는 응급구조사, 윤리의식ㆍ책임감 필요”
1/4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