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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우소짱 아카데미의 약속, ‘119 오기 전 5분’을 비워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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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장혜진 | 기사입력 2025/07/28 [16:28]

[119기고] 우소짱 아카데미의 약속, ‘119 오기 전 5분’을 비워두지 말자

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장혜진 | 입력 : 2025/07/28 [16:28]

▲ 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장혜진    

저는 매 교육이 끝날 때 이렇게 말한다. “훈련은 우리가 다시 보고 싶은 얼굴들을 지키기 위해 하는 거다”

 

초기 5분. 그 5분은 더 이상 놓쳐서는 안 되는 시간이다. 전문가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인천부평소방서의 우소짱 아카데미는 그 소중한 시간을 시민의 손에 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꼭 한번 오십시오 직접 해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대응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응은 생명을 구합니다”

 

화재가 나면 119가 도착까지 평균 5~7분이 걸린다. 이 짧은 시간은 언제나 가장 치명적이지만 그간 가장 자주 공백으로 남겨져 왔다. 부평소방서가 8월부터 운영하는 실전형 소방교육 ‘우소짱 아카데미’는 바로 그 공백을 채우겠다는 선언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교육을 맡는 교관들의 증언은 이 프로그램이 좋은 취지 수준을 넘어 왜 꼭 필요한지 분명히 알려준다.

 

교관들은 말한다. “소화기 사용법을 안다고 답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정작 안전핀조차 제대로 뽑지 못한다”

 

옥내소화전 앞에 서면 “밸브가 어디에 있냐”는 질문이 반복된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초기 5분은 그 차이를 가혹하게 보여주는 시간이다. 그래서 우소짱 아카데미는 설명보다 직접 몸으로 익히는 4시간 실습 중심의 교육을 택했다. 연기 이동 체험과 CPR 실습, 소화기ㆍ옥내소화전 실제 사용 등 책상 앞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감각 훈련을 통해 익힌다.

 

대상 선정 또한 현실적이다. 요양원, 요양병원, 고시원, 조산원, 호텔ㆍ모텔 등 대피가 어려운 인원이 많은 취약시설을 우선적으로 찾는다. 대규모 피해가 되풀이되는 지점이 어디인지, 현장은 이미 알고 있다. “119가 오기 전까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시설 관계자들의 질문에 이 프로그램은 실제 가능한 순서와 방법으로 답을 준다.

 

우리는 여기서 선택해야 한다. 초기 5분을 지속해서 ‘기다림의 시간’으로 둘 것인가, ‘행동의 시간’으로 바꿀 건지다. 우소짱 아카데미는 두 번째 길을 제시한다. 거창한 구호도, 과장된 성과도 필요 없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겠다”고 말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여타 소방기관들도 이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정기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초기 대응 역량은 한 번 듣는 강의로 생기지 않는다. 손이 기억하고 몸이 반응할 때까지 반복해서 훈련해야 한다.

 

초기 5분은 더 이상 비워둘 수 없다. 훈련된 시민이야말로 가장 먼저 도착하는 소방관이다. 부평에서 시작된 이 실전형 교육이 지역을 넘어 일상 속 기본 안전 역량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 지금 당장 더 많은 현장이 ‘우소짱 아카데미’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지킬 수 있는 생명, 줄일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다.

 

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장혜진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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