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한 해 동안 정성껏 지은 곡식을 거두고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부모 형제와 함께 웃음꽃을 피우는 시간, 조상의 묘를 돌보고 성묘를 하며 마음을 다잡는 시간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러나 이런 따뜻한 풍경 뒤에는 뜻하지 않은 위험이 숨어 있다. 바로 벌 쏘임 사고다.
특히 추석을 앞둔 8~9월은 말벌의 산란기로 활동성이 가장 왕성한 시기다. 예초기의 진동과 소음은 땅속이나 수풀에 자리한 벌집을 자극하기 쉽고, 명절 음식으로 챙겨가는 과일과 음료는 벌을 끌어들이는 요소가 된다. 가족 단위로 아이와 어르신이 함께 산을 찾는 경우가 많아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은 늘 안전의 첫걸음이다. 성묘나 벌초에 나서기 전에는 주변에 벌집이 있는지 살펴야 하고 향수나 화장품, 스프레이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벌은 어두운 색에 공격성을 보이는 특성이 있으므로 옅은 색의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챙이 넓은 모자를 써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안전하다. 달콤한 음료나 수박 같은 음식도 벌을 유인할 수 있으니 섭취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만약 벌을 만난다면 큰 동작이나 소리를 내지 말고 머리를 감싸며 신속히 20~30m 이상 떨어져야 한다. 불가피하게 쏘였다면 손으로 억지로 침을 빼내지 말고 카드처럼 납작한 물체로 밀어내듯 제거한 뒤 깨끗한 물로 씻고 얼음찜질을 해 통증을 줄이는 게 좋다. 하지만 호흡곤란, 구토, 전신 두드러기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벌 쏘임 사망자의 대부분이 1시간 안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추석은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이다. 풍성한 명절 상차림과 정겨운 웃음소리가 가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이 뒷받침돼야 한다.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지키고 대처 요령을 익힌다면 올해 한가위는 그 어느 때보다 넉넉하고 건강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언제나 국민 곁에서 안전을 지키는 소방이 함께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시길 바란다.
대구강서소방서 대응구조과 소방위 정성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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