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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⑥] 불길 옮기는 보온재의 ‘확산 통로’ 끊는 (주)대승산업

PE보온재에서 준불연 등급 보온재 마감재 기업으로 변모
방재시험연구원과 국책사업 참여해 ‘골드론 파이어컷’ 개발
연이은 사고 후 화재확산방지 기술군으로 포트폴리오 확대
고귀한 소장 “화재 안전 해결책 제시하는 선도 기업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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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1/12 [10:05]

[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⑥] 불길 옮기는 보온재의 ‘확산 통로’ 끊는 (주)대승산업

PE보온재에서 준불연 등급 보온재 마감재 기업으로 변모
방재시험연구원과 국책사업 참여해 ‘골드론 파이어컷’ 개발
연이은 사고 후 화재확산방지 기술군으로 포트폴리오 확대
고귀한 소장 “화재 안전 해결책 제시하는 선도 기업 될 것”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6/01/12 [10:05]

하루 평균 100건 넘게 발생하는 우리나라 화재사고. 화재 방호는 소방시설을 갖추도록 한 ‘소방법’과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규제하는 ‘건축법’ 내에서 형성된다.

 

대형 화재는 소방시설의 문제와 함께 건축물이 자체적인 화재 취약성을 가져 나타난 사례가 대다수다. 우린 과거 수많은 화재사고에서 이를 목도했다. 소방과 건축의 ‘조화’가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FPN/소방방재신문>이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라는 특별 기획 코너를 마련했다. 소방시설만큼 중요한 내화(耐火)건축자재 기업을 소개한다. 여섯 번째 주인공은 배관 보온재의 화재 확산을 막는 준불연 마감재를 개발한 (주)대승산업이다.

 

단순 제조에서 연구개발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

▲ (주)대승산업 본사 전경  © FPN


(주)대승산업(대표 신승용)은 1993년 설립된 배관 보온재, 단열재 전문기업이다. 배관 보온재는 발포 폴리에틸렌(PE), 단열재는 경질 우레탄 등 주로 유기화합물을 취급한다. 지난 20년간 LH와 롯데건설 등 공동주택과 각종 공공기관, 복합건축물, 공장, 창고 등에 납품하며 실적을 올렸다.

 

그러다 2020년대 들어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됐다. 2020년 4월 38명이 사망한 경기 이천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 2021년 8월 차량 666대가 불에 탄 천안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등 대형 사고가 연달아 터진 것. 특히 이 화재사고의 확산원인이 가연성 단열재와 배관 보온재로 밝혀지면서 건축자재의 화재안전성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했다.

 

이는 실제 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샌드위치 패널 등 복합자재는 심재(단열재)까지 난연성을 확보토록 하는 법안이 2021년 시행됐다. 또 올 3월부터 소화배관 보온재는 방화에 지장이 없는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대승산업이 단순 제조 중심에서 화재 확산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연구개발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단초가 됐다.

 

대승산업은 단열성에 화재안전성까지 갖춘 제품 개발을 위해 2021년 4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재 이곳에 근무하는 인원만 25명에 달한다. 이는 동종업계에선 큰 규모다. 단기적 매출 상승보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중시하는 미래지향적 경영 기조를 담은 것이라는 게 대승산업 설명이다.

 

최근엔 내수시장뿐 아니라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며 기술 경쟁력의 무대를 해외로 넓히고 있다.

 

강한 불길에도 뚫리지 않는 방패, ‘골드론 파이어컷’

▲ 준불연 배관 보온재 마감재 골드론 파이어컷  © FPN


대승산업의 주력 제품은 배관 보온재 마감재인 골드론 파이어컷이다. 이 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소재ㆍ부품ㆍ장비 양산성능평가’ 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설 연구기관인 방재시험연구원과 함께 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됐고 약 2년간의 연구를 거쳐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골드론 파이어컷의 표면은 알루미늄과 망사형태의 그라스울로 구성된다. 내부는 흑연 등 10여 종의 소재가 적용됐다. 고열 노출 시 공기층을 형성해 50~100배 이상 팽창하는 흑연이 화염과 보온재의 접촉을 차단한다. 쉽게 말해 불길의 통로를 차단하는 방패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방재시험연구원으로부터 준불연 등급을 획득했고 배관 보온재의 설치환경을 고려한 실물모형 화재시험방법(KS F ISO 20632)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입증받았다.

 

화재 안전은 물론 경제성이 좋고 시공도 간편하다. 골드론 파이어컷은 기존 보온재 겉면을 감싼 후 테이프를 붙이기만 하면 된다. 불에 취약한 기존 보온재를 일일이 뜯어내지 않아도 돼 철거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공동주택과 공항 서버실 등 여러 현장에 설치되고 있다.

 

“기내 안전의 새로운 해법”… 보조배터리 담는 ‘파이어백’

▲ 휴대용 보조배터리 파우치인 파이어  © FPN


지난해 1월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향할 예정이던 에어부산 391편(HL7763) 항공기에서 불이 났다. 기내 선반 내 보조배터리에서 시작된 불로 비행기가 전소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 후 정부는 기내에 격리 보관백을 2개 이상 필수 탑재하고 온도가 올라가면 색이 변하는 온도 감응형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했다. 각 항공사도 보조배터리의 선반 보관을 통제하는 등 규정을 강화했다.

 

파이어백은 여행 필수품인 휴대용 보조배터리나 노트북 등을 보관하는 파우치다. 골드론 파이어컷을 활용해 제작했다. 금속 잠금장치를 달아 배터리 열폭주가 발생하더라도 화염과 연기가 외부로 분출되지 않는다는 게 대승산업 설명이다. 지난해엔 국내 주요항공사에 납품하기도 했다.

 

[인터뷰] “수십m까지 불길 옮기는 배관 보온재, 더는 방치해선 안 돼… 제도ㆍ시험기준 바꿔야”

고귀한 대승산업 기업부설연구소장

▲ 고귀한 소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 FPN


“2024년 인천 청라 아파트 화재 당시 불길이 배관 보온재를 타고 일명 ‘불비’처럼 쏟아지는 영상이 제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배관 보온재는 수십, 수백m로 길게 시공되다 보니 예상치 못한 곳까지 불길을 옮기는 매개가 될 수 있다. 법과 기준 등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하는 이유다”

 

건축공학 석ㆍ박사 학위를 보유한 고귀한 소장은 대승산업의 연구개발 전략과 기술 방향을 총괄하는 핵심 책임자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근무하다 2017년 대승산업에 입사한 그는 주로 열관류율 등 단열성능 분야를 연구했다. 그러나 잇따른 화재사고로 보온ㆍ단열재의 가연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화재안전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각종 화재사고를 목격하며 건축자재의 난연성 확보는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제도는 준비되지 않았지만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서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마침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 과제 수행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대승산업은 화재안전성을 갖춘 보온재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고귀한 소장은 이산화규소와 규산, 수산화알미늄, 적인, 광물 섬유 등 배관 보온재 마감재로 구현 가능한 모든 소재를 하나하나 시험했다. 단일 소재뿐 아니라 여러 성분을 섞어 보며 제품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고귀한 소장은 “단열과 화재안전성은 서로 상충하기에 그 절충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게다가 시험기관에 따로 의뢰해야 하기에 신제품 개발은 시간과 비용이 정말 많이 드는 일”이라며 “2년 동안 밤낮 구분 없이 연구한 끝에 흑연을 주축으로 여러 성분을 배합한 게 최상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골드론 파이어컷의 개발 배경이다.

 

지난해 소방청은 소화배관 보온재의 경우 ‘건축법’에 따른 난연성능을 확보토록 기준을 손질했다. 또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부 배관 보온재의 화재안전성 강화를 요구하는 입법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관련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배관 보온재의 화재 확산 억제 성능이 더욱 향상되려면 시험방법 기준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고귀한 소장 주장이다.

 

그는 “배관 보온재는 수평ㆍ수직으로 길게는 수십ㆍ수백m씩 설치되기에 작은 시편으로만 평가하는 현재의 시험방법은 분명 한계가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실물모형시험이 도입돼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불이 난 여러 화재사고에 대입해 최대한 정량적으로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먼저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관 보온재의 화재안전 확보 필요성은 업계 역시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제도 개선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애로사항과 기술적 대안을 함께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사전에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승산업은 앞으로 단일 제품에 국한하지 않고 ‘화재 시 열과 화염, 연소 거동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라는 화재 공학적 질문을 공통 기반으로 기술 플랫폼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고귀한 소장은 “장기적으로 건축ㆍ설비 분야를 넘어 배터리, 에너지, 모빌리티 등 화재 리스크가 급증하는 산업 전반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하려 한다”며 “다른 나라의 규제와 시험기준, 기후 조건 등을 반영한 기술 실증 중심의 진출 전략을 지속해 글로벌 화재안전 기술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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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염태영 의원 “단열재 불연등급화는 우리 가족이 잠드는 공간을 안전하게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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