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 설계ㆍ감리 분리발주 법안, 행안위 법안소위서 ‘제동’소방청 “전문성ㆍ품질 향상” vs 국토부 “책임 혼선ㆍ비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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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박준호 기자] = 소방시설 설계ㆍ감리 분리발주 의무화 내용을 담은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혔다. 논의 과정에선 국토교통부와 소방청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FPN/소방방재신문> 취재결과 확인됐다.
지난달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소위원장 서범수, 이하 법안소위)는 ‘소방기본법’과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 37개 안건을 상정ㆍ심의했다.
특히 이날 법안소위에선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ㆍ화순)이 지난해 대표 발의한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소방청과 국토교통부의 입장이 크게 엇갈렸다.
이 개정안은 소방시설 설계와 감리를 다른 업종과 분리해 도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당시 신정훈 의원은 “분리발주가 되면 발주자의 부당한 요구가 근절되고 업체들이 공정한 경쟁을 해 기술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며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주영국 소방청 차장 직무대리는 “순수 소방설계ㆍ감리업자들이 우수한 기술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통합발주 때문에 입찰 참가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소방이 분리 도급되면 소방설계ㆍ감리업자들의 기술 역량 등 전문성이 강화되고 이는 국민안전과 직결된 (소방시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법안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김석기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은 “현재는 건축사가 종합적으로 파악해 설계하는데 만약 분리발주가 되면 수시로 변경되는 설계 내용을 적용하기 어렵다”면서 “시공 오류는 물론 하자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구분하기 어렵고 이는 일반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어 “지금은 건축사가 권위를 갖고 건축물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진다. 만약 분리발주가 되면 건축사의 설계와 소방설계를 종합하는 총괄 조정자, 즉 옥상옥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며 “그럴 경우 절차나 비용 등 국민 편익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올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공종 간 협의와 총괄 조정 체계 구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주영국 차장 직무대리는 성능위주설계를 예로 들며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직무대리는 “현재 분리 도급하는 성능위주설계 대상 건축물은 최소 두 차례 관계자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소방기술사가 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협의ㆍ조정하면 다 해결될 사항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부처는 소방보다 먼저 설계ㆍ감리 분리발주가 시행된 전기 분야를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주영국 차장 직무대리는 “건축물의 화재 안전과 직결된 핵심 요소는 전기와 소방시설”이라며 “전기 분야의 설계ㆍ감리 분리발주가 시행된 3년간 우려하는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김석기 국장은 “(근로자들이) 각각 분리된 기관에 소속돼 있고 임금이나 업무 통제를 달리 받다 보니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애로와 혼선,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사회 문제화되지 않은 상태일 뿐이지 이런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중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소방청과 국토교통부의 시각이 팽팽하게 갈리자 소위 위원들은 추가 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서범수 위원장(국민의힘)은 “부처 간 의견이 다르기에 전기의 설계 분리발주 진행 상황 등을 파악해 논의하겠다”고 했고 권칠승 위원(더불어민주당)도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