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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의 뿌리 찾아 미래를 연다”… 소방역사문화위원회 공식 출범

한국화재소방학회 산하 소위원회 발족, 활동 본격화
18명 위원 위촉, 소방 역사 가치ㆍ콘텐츠화 전략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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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4/13 [20:27]

“소방의 뿌리 찾아 미래를 연다”… 소방역사문화위원회 공식 출범

한국화재소방학회 산하 소위원회 발족, 활동 본격화
18명 위원 위촉, 소방 역사 가치ㆍ콘텐츠화 전략 공유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6/04/13 [20:27]

▲ 12일 출범한 소방역사문화위원회 위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FPN

 

[FPN 박준호 기자] = 재난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해 온 소방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체계적인 소방 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한국화재소방학회 소속의 ‘소방역사문화위원회’가 공식 발족했다.

 

12일 한국화재소방학회(회장 강윤진, 이하 학회)는 서울 종로소방서 대강당에서 소방역사문화위원회(이하 역사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 등을 연구위원으로 위촉했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분야 전문가들의 건의에 따라 구성된 역사위원회는 그간 행정 체계와 조직 중심에 치중됐던 소방사를 넘어 시대적 맥락 속에서 소방의 역할을 탐구하고 유무형의 자산을 체계화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

 

초대 위원장에는 윤명오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가 선임됐다. 박청웅 전 전남소방본부장(전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과 박승옥 육송(주) 회장은 부위원장을 맡아 위원회를 이끈다. 이들은 소방 역사와 문화의 가치 확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윤진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강력한 정신적 유산”이라며 “위원회 활동이 학회의 품격을 높이고 소방인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강윤진 한국화재소방학회장(왼쪽)과 소방역사문화위원장으로 선임된 윤명오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오른쪽)  © 소방방재신문


발족식에서는 소방 역사의 깊이를 더하고 대중화 방안을 모색하는 두 건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첫 발표자로 나선 이상희 소방청 소방령은 ‘금화도감 600주년을 맞아 돌아본 우리나라 소방 역사 이야기’를 주제로 소방의 기원과 변천사를 조명했다.

 

이 소방령은 1426년 설치된 최초의 소방기관인 ‘금화도감’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으며 “금화도감은 권한이 막강한 기구로 범인의 체포와 구금, 화재예방을 위한 군사와 민간인 동원, 이재민 구호 등 화재와 관련한 업무 일체를 관장하던 기구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종 시절 근정전 지붕에 설치된 쇠고리 등 고문헌 속 장비를 소개하며 “과거의 대응 방식이 현대 목조건물 보호 전략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1907년 황궁소방대 마크에 새겨진 한글 ‘소’자 문양을 언급하며 일제 강점기 속에서도 독자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려 했던 선조들의 노력을 전했다. 그는 “무엇을 연구하든 최초가 될 수 있는 미개척 분야가 많다”면서 “원문 확인을 통한 정확한 역사 정립과 학술적 가치 중심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조선호 전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30년간 현장에서 추진했던 다양한 역사 문화 사업 사례를 공유했다. 조 전 본부장은 소방의 날 행사 대통령 참석 정례화와 119동요대회 개최, 소방 캐릭터 개발 등 소방 문화를 현장에서 직접 정착시킨 산증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역사는 사진 한 장에도 큰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힘이 있다”며 과거 포졸 복장의 신식 군대가 운영했던 ‘황궁 소방대’의 복식 재현과 완용 펌프 복원 사례 등을 소개했다. 또 모터 사이렌과 소방 망루 등을 문화재로 등록시킨 경험을 공유하며 지자체와 협력한 소방 유물 보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조 전 본부장은 미군 소방대에 근무했던 인물의 후손을 찾은 사례와 발굴 유물 속에서 찾은 또 다른 유물 발견 사례,  소방을 소재로 한 영화나 뮤지컬 등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콘텐츠의 힘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실행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며 “소방 유물과 역사를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 제작과 흥미로운 이야기ㆍ볼거리가 가득한 박물관 운영 등 국민의 발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명오 위원장은 소방 역사의 기록적 정수인 ‘한국소방총람’의 가치를 보전하고 계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고 남헌 최금성님이 발간한 한국소방총람은 방대한 분량 속에 소방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훌륭한 유산이자 미래 세대에 반드시 물려줘야 할 업적”이라고 전했다.

 

한국소방총람은 고 남헌 최금성 회장이 지난 1965년 8월 초판을 발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 분야 종합 서적이다. 2504쪽 분량에 두께만 13㎝에 달하는 이 책엔 행정ㆍ예방ㆍ진압ㆍ구조ㆍ구급 등 소방 전 분야에 걸친 방대한 자료가 수록됐다. 시대를 불문한 세계적 고전으로서 대한민국 소방의 학문적 자존심을 세운 책이자 소방인의 정신적 지침서라는 평가를 받는다.

 

1918년 서울에서 출생한 고 남헌 최금성 회장은 1947년 국내 최초의 민간 소방기업인 조선소방기재(주)(현 한방ㆍ한방유비스)를 설립한 기업인이다.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 개발로 소방기술 국산화에 앞장선 소방산업의 선구자로 꼽힌다.

 

윤 위원장은 “이 기록물이 소방 역사에서 제대로 된 위치를 확립하고 국가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위원회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위원회는 앞으로의 활동 지향점을 ‘학술 연구 영역 발전’과 ‘역사적 사실의 체계적 정립’으로 설정하고 소방 정체성 확립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으로는 ▲역사 분야 연구ㆍ논문 발표 진작 ▲유튜브 채널 활용 방안 검토 ▲소방 유물의 국가 유산 지정 추진 ▲소방 박물관ㆍ시민안전체험관 사업 자문 등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윤명오 위원장은 “소방 역사 문화 분야는 기본적인 열정과 스스로의 만족이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며 “위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소방의 뿌리를 찾고 미래를 여는 첫걸음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위촉된 연구위원은 이경미 한경국립대 교수, 노무라미찌요 장안대 교수, 손은수 한방유비스 R&D센터장, 박정훈, 임종관, 김규열 경기소방 특수구조단 대원, 박영희 세움아트 대표, 곽병구 소방관(파주소방서), 송병준 소방관(영종소방서), 신래은 학예연구사, 박동하 재난과학박사, 김미경 원자력안전위원회 책임연구원, 최영 소방방재신문 대표 등 18명이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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