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 서울 지역 119 신고 건수는 109만1900건으로 하루 평균으로는 약 6032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구급 신고다. 2022년 기준 전국 구급 출동 건수는 약 356만 건이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119 비응급 신고의 상당 부분 또한 이 구급 신고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 신고들 중에는 심정지, 중증 외상, 교통사고처럼 단 한 순간의 지체만으로도 생명이 극심하게 위협받는 상황들이 있다. 이러한 긴급한 순간을 대비하기 위해 소방은 24시간 출동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출동 벨이 울리면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소중한 출동 자원이 비응급 구급 신고로 점점 더 분산되고 있다.
“술에 취한 사람이 길에 누워 있어요”, “종이에 손이 베여 피가 납니다”와 같은 신고들이 접수되곤 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현장에서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즉각적인 생명 위협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구급 신고의 경우 긴급성을 동반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119를 먼저 떠올리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비응급 구급 출동이 이어질수록 정말 위급한 환자를 향해야 할 구급대의 발걸음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비응급 신고의 문제는 구급 현장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충분히 이동이 가능한 병원 진료를 위해 구급차를 요청하거나, 단순 주취 상태나 경미한 찰과상임에도 구급 출동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그 사이 심정지나 중증 외상 환자에게 도착해야 할 구급대는 몇 분, 때로는 몇 시간의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신고자 입장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상황이 ‘급하다’, ‘아프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119는 전화 한 통만으로 신고의 경중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모든 출동을 같은 책임감으로 수행한다. 그렇기에 비응급 구급 신고로 인한 출동 하나하나는 현장에서 더 큰 안타까움으로 남게 된다.
119는 언제나 시민 곁에 있다. 그리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올바른 선택이 더 빠르고 정확한 구급 출동으로 이어진다. 익숙하고 편리하게 느껴지는 119지만 그만큼 아껴 주시길 부탁드린다. 그 한 통의 전화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반드시 연결되고 가장 위급한 현장으로 가장 먼저 도착할 수 있도록. 그 선택이 결국 또 하나의 생명을 살리는 길이 되길 바란다.
119는 편리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생명이 위급한 순간을 위한 긴급 서비스임을 모든 국민께서 인식하셨으면 한다.
강남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장 김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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