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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실종자… 여기를 수색할까, 저기를 수색할까?

수난구조 효율성 향상을 위한 실종자 수색범위 설정 모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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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소방연구원 김태선 | 기사입력 2026/04/03 [10:00]

수중 실종자… 여기를 수색할까, 저기를 수색할까?

수난구조 효율성 향상을 위한 실종자 수색범위 설정 모델 개발

국립소방연구원 김태선 | 입력 : 2026/04/03 [10:00]

현재 수난구조 활동은 어떤 방식인가

최근 10년간(2015~2024년) 수난구조 출동 건수는 누적 12만836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2020년 이후엔 연평균 1만2084건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소방청).

 

수난사고는 사고 발생 시점과 위치, 구조대상자에 대한 정보 확보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신 등 교각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교량 CCTV를 통해 사고 시점과 지점을 비교적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 정보를 알지 못하거나 사고 이후 상당 시간이 지났을 땐 구조대원이 직접 광범위한 수색에 나설 수밖에 없다.

 

▲ [그림 1] 수난사고로 인한 구조대상자의 발견 현황(2019~2024년)

 

수중 실종자 수색에도 분명한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최근 5년간 수난사고로 발생한 실종자 349명 중 발견된 259명의 30일 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71%(184명)가 실종 5일 내 발견됐다. 이후 10일 이내 발견된 인원은 13.1%(34명)에 그쳤다.

 

이는 실종 5일 이후 수색 성공 확률이 급격히 감소함을 보여준다. 결국 수색이 장기화될수록 성공 가능성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현재 수색은 구조대원의 경험과 직관에 크게 의존해 왔다. 이는 수색 효율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과학적 의사결정 도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만약 구조대원이 과거 사례와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을 병행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수색 장기화를 줄이고 더욱 전략적인 수색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다.

 

수난구조대원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전국 구조대원 1100명을 대상으로 수난구조 활동 시 요구사항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79.6%는 수상ㆍ수중 실종자를 직접 수색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구조대원 대부분이 실제 수색현장을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색 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대원이 안전(91.7%)’이 꼽혔다. 수색 활동 자체가 구조대원에게 상당한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편 수중 실종자의 위치 예측에 관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79.6%가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고 대략적으로만 예측한다’고 답했다.

 

예측 방법으로는 지리ㆍ지형 조건과 과거 유사 경험ㆍ사례에 의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응답자의 22.2%는 이런 수색 방식이 정확하지 않다고 봤다. 32%는 현재 수색 방식이 체계적이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구조대원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확인됐다. 사고 지점을 알 땐 인근을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하고 모를 땐 지휘관의 경험과 판단에 따라 수색 구역을 설정한 뒤 구역을 변경해가며 탐색하고 있었다.

 

결국 실종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 시점에 합리적으로 추정 가능한 ‘수색범위’를 제시할 수 있다면 수색 전략은 훨씬 정교해질 수 있다. 이는 수색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불필요한 인력 투입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구조대원의 안전 확보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천 수중 실종자 수색범위 모델이란

5대강 하천의 지류를 제외하고 본류를 기준으로 수색범위 도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수난구조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모델은 실종자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해 주는 게 아니라 사고 발생 이후 현재 시점까지 실종자가 하류 방향으로 어느 정도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계산해 ‘있을 법한 구역’을 설정해 주는 방식이다.

 

알고리즘은 크게 두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하천 구간별로 발생 가능한 유량과 유속을 예측하는 단계다. 이를 위해 수리 해석 프로그램(HEC-RAS)을 기반으로 유속을 산정하고 군집ㆍ회귀 분석을 통해 다양한 조건의 유속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했다.

 

두 번째는 수색범위를 설정하는 단계다. 기후에너지환경부 홍수통제소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유속 정보를 기반으로 실종자의 체중ㆍ부력ㆍ유량ㆍ하천 형상계수 등을 반영한 보정계수를 적용해 이동 거리를 산정한다.

 

▲ [그림 2] 하천 수중 실종자 수색범위 설정 모델 프로토타입

 

구조대원은 현장에서 사고를 등록하고 사고 지점과 발생 시점, 기본적인 실종자 정보만 입력하면 현재 시점에서의 예상 수색범위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즉 복잡한 계산 과정은 시스템이 수행하고 구조대원은 그 결과를 토대로 수색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검증된 모델인가

실종자 수색범위 도출 알고리즘을 시험용 웹 기반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계산 오류 여부와 예측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실증을 시행했다. 

 

실증은 부여군 규암리 인근 수역(백마강, 백제교-부여대교 구간)에서 충남119특수대응단과 부여소방서, 공주소방서 직할 구조대원 등 총 36명이 참여한 가운데 일주일간 진행됐다.

 

▲ [그림 3] 실증 장소

▲ [그림 4] 실증 방법 안내


부표형 표류체를 하천에 투하한 뒤 60분간 이동 궤적을 모니터링하고 10분 간격으로 표류체의 최종 위치를 확인해 모델이 제시한 수색범위 내 실제 표류체가 포함되는지를 검증했다. 총 13회 반복 시험한 결과 모든 회차에서 10분 간격으로 산정된 수색범위 내에 표류체가 포함됐다. 포획률은 100%였다.

▲ [그림 5] 10분 간격 표류체의 이동 궤적과 최대ㆍ최소 수색한계선()

 

이는 유량과 풍속 등 환경 조건이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모델이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실증에 참여한 구조대원 36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시행해 현장 활용 가능성과 개선 요구사항을 함께 검토했다.

 

이를 통해 이 모델이 단순한 이론적 개념이 아니라 실제 수난구조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도구로 발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개발된 모델은 하천 구간별 실시간 평균 유속을 기반으로 수색범위를 산정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12년간 수중 실종자 수색 사례 917건 중 모델 적용이 가능한 71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고 지점과 실종자 발견 지점 간의 거리가 1㎞ 이하인 경우는 52.1%로 나타났다. 

 

이는 실종자가 단순히 유속에 따라 하류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부유물이나 교각, 수중 장애물 등에 의해 체류하거나 걸려 사고 지점 인근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모델은 시간 경과에 따라 수색범위가 하류 방향으로 확장되도록 설계돼 있어 이런 체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더 현실적인 수색범위를 도출하려면 체류 가능 구간을 반영한 ‘수색 우선 구역’ 설정과 과거 사고 패턴 기반 가중치 적용 등 모델 고도화가 필요하다.

 

앞으로 수중 실종자 수색범위 설정 모델은 단순히 범위를 예측하는 도구를 넘어 현장 지휘관이 수색 전략을 수립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의사결정 지원 체계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다양한 하천 환경에서의 시범 적용과 데이터 축적을 통해 현장 적합성을 검증하고 궁극적으로는 수난구조 표준 운영체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경험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데이터가 더해질 때 수색은 더욱 정밀해질 수 있다. 이 모델이 현장의 판단을 보완하는 하나의 도구로 자리매김해 구조대원의 부담을 줄이고 수색 효율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길 기대한다.

 

국립소방연구원_ 김태선 : rightts@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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