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실종자… 여기를 수색할까, 저기를 수색할까?수난구조 효율성 향상을 위한 실종자 수색범위 설정 모델 개발현재 수난구조 활동은 어떤 방식인가 최근 10년간(2015~2024년) 수난구조 출동 건수는 누적 12만836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2020년 이후엔 연평균 1만2084건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소방청).
수난사고는 사고 발생 시점과 위치, 구조대상자에 대한 정보 확보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신 등 교각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교량 CCTV를 통해 사고 시점과 지점을 비교적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 정보를 알지 못하거나 사고 이후 상당 시간이 지났을 땐 구조대원이 직접 광범위한 수색에 나설 수밖에 없다.
수중 실종자 수색에도 분명한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최근 5년간 수난사고로 발생한 실종자 349명 중 발견된 259명의 30일 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71%(184명)가 실종 5일 내 발견됐다. 이후 10일 이내 발견된 인원은 13.1%(34명)에 그쳤다.
이는 실종 5일 이후 수색 성공 확률이 급격히 감소함을 보여준다. 결국 수색이 장기화될수록 성공 가능성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현재 수색은 구조대원의 경험과 직관에 크게 의존해 왔다. 이는 수색 효율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과학적 의사결정 도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만약 구조대원이 과거 사례와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을 병행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수색 장기화를 줄이고 더욱 전략적인 수색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다.
수난구조대원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전국 구조대원 1100명을 대상으로 수난구조 활동 시 요구사항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79.6%는 수상ㆍ수중 실종자를 직접 수색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구조대원 대부분이 실제 수색현장을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색 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대원이 안전(91.7%)’이 꼽혔다. 수색 활동 자체가 구조대원에게 상당한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편 수중 실종자의 위치 예측에 관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79.6%가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고 대략적으로만 예측한다’고 답했다.
예측 방법으로는 지리ㆍ지형 조건과 과거 유사 경험ㆍ사례에 의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응답자의 22.2%는 이런 수색 방식이 정확하지 않다고 봤다. 32%는 현재 수색 방식이 체계적이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구조대원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확인됐다. 사고 지점을 알 땐 인근을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하고 모를 땐 지휘관의 경험과 판단에 따라 수색 구역을 설정한 뒤 구역을 변경해가며 탐색하고 있었다.
결국 실종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 시점에 합리적으로 추정 가능한 ‘수색범위’를 제시할 수 있다면 수색 전략은 훨씬 정교해질 수 있다. 이는 수색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불필요한 인력 투입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구조대원의 안전 확보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천 수중 실종자 수색범위 모델이란 5대강 하천의 지류를 제외하고 본류를 기준으로 수색범위 도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수난구조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모델은 실종자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해 주는 게 아니라 사고 발생 이후 현재 시점까지 실종자가 하류 방향으로 어느 정도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계산해 ‘있을 법한 구역’을 설정해 주는 방식이다.
알고리즘은 크게 두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하천 구간별로 발생 가능한 유량과 유속을 예측하는 단계다. 이를 위해 수리 해석 프로그램(HEC-RAS)을 기반으로 유속을 산정하고 군집ㆍ회귀 분석을 통해 다양한 조건의 유속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했다.
두 번째는 수색범위를 설정하는 단계다. 기후에너지환경부 홍수통제소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유속 정보를 기반으로 실종자의 체중ㆍ부력ㆍ유량ㆍ하천 형상계수 등을 반영한 보정계수를 적용해 이동 거리를 산정한다.
구조대원은 현장에서 사고를 등록하고 사고 지점과 발생 시점, 기본적인 실종자 정보만 입력하면 현재 시점에서의 예상 수색범위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즉 복잡한 계산 과정은 시스템이 수행하고 구조대원은 그 결과를 토대로 수색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검증된 모델인가 실종자 수색범위 도출 알고리즘을 시험용 웹 기반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계산 오류 여부와 예측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실증을 시행했다.
실증은 부여군 규암리 인근 수역(백마강, 백제교-부여대교 구간)에서 충남119특수대응단과 부여소방서, 공주소방서 직할 구조대원 등 총 36명이 참여한 가운데 일주일간 진행됐다.
이는 유량과 풍속 등 환경 조건이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모델이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실증에 참여한 구조대원 36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시행해 현장 활용 가능성과 개선 요구사항을 함께 검토했다.
이를 통해 이 모델이 단순한 이론적 개념이 아니라 실제 수난구조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도구로 발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개발된 모델은 하천 구간별 실시간 평균 유속을 기반으로 수색범위를 산정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12년간 수중 실종자 수색 사례 917건 중 모델 적용이 가능한 71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고 지점과 실종자 발견 지점 간의 거리가 1㎞ 이하인 경우는 52.1%로 나타났다.
이는 실종자가 단순히 유속에 따라 하류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부유물이나 교각, 수중 장애물 등에 의해 체류하거나 걸려 사고 지점 인근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모델은 시간 경과에 따라 수색범위가 하류 방향으로 확장되도록 설계돼 있어 이런 체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더 현실적인 수색범위를 도출하려면 체류 가능 구간을 반영한 ‘수색 우선 구역’ 설정과 과거 사고 패턴 기반 가중치 적용 등 모델 고도화가 필요하다.
앞으로 수중 실종자 수색범위 설정 모델은 단순히 범위를 예측하는 도구를 넘어 현장 지휘관이 수색 전략을 수립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의사결정 지원 체계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다양한 하천 환경에서의 시범 적용과 데이터 축적을 통해 현장 적합성을 검증하고 궁극적으로는 수난구조 표준 운영체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경험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데이터가 더해질 때 수색은 더욱 정밀해질 수 있다. 이 모델이 현장의 판단을 보완하는 하나의 도구로 자리매김해 구조대원의 부담을 줄이고 수색 효율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길 기대한다.
국립소방연구원_ 김태선 : rightts@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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