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기고] 봄바람과 함께 늘어나는 이동, 사고는 속도를 따라온다
요즘 낮 기온이 빠르게 오르면서 거리의 풍경이 달라졌다. 두꺼운 외투는 사라지고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 출퇴근은 물론 짧은 이동에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현장의 기준에서 보면 이 시기는 이동이 늘어나는 만큼 사고도 함께 증가하는 구간이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속도는 있지만 그에 맞는 보호장비는 없다. 자동차는 차체가 충격을 흡수하고 오토바이는 헬멧 착용이 일반화돼 있다. 반면 전동킥보드나 자전거는 신체가 그대로 외부 충격에 노출된다.
문제는 이용자의 인식이다. “가까운 거리니까”, “잠깐 이동이니까”라는 판단이 보호장비 착용을 생략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고는 거리와 무관하다. 현장에서는 수십 m 이동 중 발생한 낙상 사고가 중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반복해서 확인한다.
봄철 도로 환경은 겉보기와 다르다. 겨울 동안 쌓인 모래ㆍ낙엽ㆍ미세 자갈, 일교차로 인한 노면 수분 변화, 공사 구간 증가와 임시 포장 상태 등으로 인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
자동차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노면도 킥보드나 자전거에서는 즉시 미끄러짐으로 이어진다. 특히 커브 구간이나 내리막에서는 속도와 노면 상태가 겹치면서 제어가 어려워진다. 실제 사고도 이 구간에서 집중된다.
현장에서 확인되는 원인은 반복된다. 헬멧 미착용, 야간 조명 미사용, 이어폰 착용 상태 주행, 신호ㆍ차선 무시 등 한 요소만 존재해도 위험은 커지지만 대부분의 사고는 두 가지 이상이 겹친 상태에서 발생한다. 특히 이어폰 착용은 주변 상황 인지를 떨어뜨려 위험도를 높인다. “조금만”이라는 판단이 사고로 이어진다.
지금 바로 적용해야 할 안전수칙으로 다음 세 가지만 지켜도 위험은 줄어든다.
첫째, 헬멧은 반드시 착용한다. 짧은 거리라도 예외 없다.
둘째, 속도보다 시야 확보를 우선한다. 특히 교차로, 골목, 내리막에서는 감속한다.
셋째,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확보한다. 이어폰 착용을 금지하고 야간 조명을 사용한다.
이 세 가지는 단순하지만 실제 사고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부족했던 요소들이다.
봄은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이동이 늘고, 속도가 붙고, 경계는 느슨해진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겹치는 시기다. 사고는 특별한 상황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익숙한 길, 짧은 거리, 반복된 이동 중에 일어난다. 결국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다. 사고는 대부분 출발 전에 결정된다.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영호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