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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직업, 지휘관- Ⅴ

위기상황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리더와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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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119구조본부 유현진 | 기사입력 2026/05/04 [10:00]

극한 직업, 지휘관- Ⅴ

위기상황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리더와 팀

중앙119구조본부 유현진 | 입력 : 2026/05/04 [10:00]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3) 브래드포드 화재 The Bradford Fire

1985년 5월 11일 토요일 오후 3시 40분께 브래드포드 시 축구장 주 관중석 G블록에서 화재(아마도 버린 성냥에 의해)가 시작됐다. 약 5분이 지나 2천명의 사람을 수용한 전체 관중석이 불길에 휩싸였다. 화재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속도와 강도로 번졌다.

 

56명의 팬이 죽고 많은 사람이 심각하게 다쳤다. Popplewell 판사의 조사위원회 중간보고서(Popplewell, 1985)는 이 상황 속에서 사고지휘관과 그의 팀원들이 겪은 수많은 어려움을 밝혀냈다.

 

“공식 조사 과정에서 경찰 대비 클럽의 책임과 그 반대의 경우에 관한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 사실 경찰에게는 경기 중 대중을 통제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 측면에 대한 중대성은 대피 책임에 대해 제기된 수많은 의문에 의해 부각됐다.

 

우리가 확인한바 이 경찰력뿐 아니라 다른 경찰력도 대피 문제에 관한 어떤 훈련이나 브리핑을 받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그들은 공식적인 훈련을 받지 않았어도 칭찬할만한 지휘 효율성을 갖고 행동했다.

 

또 대단한 용기를 갖고 행동했다. 따라서 대피 절차가 경찰 훈련의 한 사안이 되고 축구 경기 전 경찰 간부에 의한 브리핑이 정착돼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런 비상 상황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경찰 간부가 소화기를 요청했을 때 그 직원은 그가 소방대를 원한다고 생각한 사실로 설명된다.

 

의사소통의 난관은 이 재난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지시사항이 확성기로 명확하게 주어졌다면 하는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다. 축구장의 엄청난 소음 때문에 비상 상황에서 보고담당관(Reporting Officer)이 통제소의 전달 사항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경관들이 통제소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지만 메시지는 수신되지 않았고 전달된 메시지도 완전한 게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소방기관이 화재를 효율적이고 신속한 방법으로 대처한 걸 칭찬하고자 한다”(Popplewell, 1985)

 

많은 심리학자는 사후에 관여했다(예를 들면 Duckworth(1986)는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 경찰관과 일했다). Canter, Comber and Uzzell(1989)은 축구장의 군중 행동과 통제에 관련한 사고에 관해 연구했다.

 

그들은 비상 상황의 특성을 강조했다. 이는 또한 다른 중대 사고의 관리에 대한 사후 과잉 확신(hindsight)에서 볼 수 있다.

 

“무엇(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인가 일어날 것 같은 몇 가지 애매한 단서들이 먼저 일어난다. 이는 종종 오인 신고로 취급되는 화재와 같은 비상의 양상이다. 초기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사람들은 어떤 위험성이 있다거나 흔치 않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걸 짐작할 뿐이다.

 

브래드포드 화재 초기 사람들은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게 확실하다. 화재 가까이 있던 구경꾼들은 멀리 물러나 서서 이를 바라본다. 마찬가지로 초기에 관계인은 사고를 심각하게 다루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적절한 조치가 늦어진다. 특히 경찰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

 

브래드포드 화재에서 상급 경찰 간부는 축구장 관중석 관객의 대피를 명령하기 전 화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축구장 길이만큼 걸어왔다. 브뤼셀 헤이젤 경기장 사고에서도 경찰은 소란을 피우며 쫓아다니는 젊은이들에 대해 결코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들에겐 그런 행동으로 일어날 만한 결과를 인식하는 확실한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Canter, Comber and Uzzell, 1989)

 

4) 헤이젤 경기장 The Heysel Stadium(Brussels)

1985년 5월 29일 영국 리버풀 축구 클럽과 이탈리아 축구 클럽 유벤투스의 유러피언 컵 결승전이 브뤼셀 헤이젤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오후 7시 30분께 영국 팬들이 계단식 관람석 블록 Z로 몰려들었다. 그 결과 관객들이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38명이 죽고 400명이 다쳤다.

 

스포츠 경기장에서의 군중 안전과 통제에 관한 최종 조사 보고서(Popplewell, 1986)에는 번역된 벨기에 조사 보고서 내용이 포함됐다. 

 

참사의 주요 원인이 영국 팬들의 훌리건 행위라는 의혹이 있었지만 벨기에 국가 헌병대(Gendarmerie)의 사고지휘 문제가 제기됐고 그들과 지역 경찰 간 조정 문제가 논의됐다.

 

“부정확하다고 판명된 정보에 기초해 대비가 이뤄졌다. 배치(Arrangements)가 필요한 때 충분히 신속하게 조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이는 국가 헌병대의 지휘 구조와 명령 전달의 명확성 부족, 경기장 내 정보 전달을 위한 메신저 부족, 예측할 수 없는 요소 등 네 가지 요소에 기인한다”

 

이 사고에 관해 연구한 Jacobs와 t’Hart(1992)는 지휘에 관한 몇 가지 문제를 강조했다.

 

“이 중요한 시점에서 작전 운영 지휘 구조의 간극이 발생했다. 알파 중대의 지휘관과 부지휘관 모두 지역 외부에서 강도 사건 신고에 독자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기장을 떠났다.

 

국가 헌병대의 성문ㆍ불문 규칙은 하위 계급자가 그들의 지휘관을 뛰어넘어 지원 요청하는 걸 엄격하게 금지한다. 결과적으로 Z 지역의 소대 지휘관은 초기 조치를 하느냐, 마느냐를 숙고하면서 고통스러운 몇 분을 보냈다.

 

마침내 그가 행동을 옮겼을 때 그의 지원 요청은 부실한 장비(낡은 배터리) 때문에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손님으로 경기장을 방문한 헌병대의 최고 지휘관이 브뤼셀 본부로부터 작전 지휘 임무를 받은 지휘관에게 연락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있었다”

 

불행하게도 외형은 다르지만 밝혀진 지휘 문제의 일부가 4년 후 영국의 다른 중대 축구장 사고에서 다시 발생했다.

 

5) 힐스버러 경기장 참사 The Hillsborough Stadium Disaster

1989년 4월 15일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 클럽 간 FA컵 준결승 경기가 예정됐다. 경기는 매진됐고 5만4천명이 입장할 거로 예상됐다. 선택된 중립 장소는 셰필드의 힐스버러 축구장. 

 

경기 시작 전 회전문 지역에서 심각한 군중 통제 문제가 생기자 경찰은 경기장으로 진입하는 문을 열게 했다. 이로 인해 군중이 밀집되면서 계단식 관람석 한 부분으로 밀려들어 갔다. 리버풀 골대 뒤편 관람석의 관객이 심각하게 눌린 사실이 알려지자 시작 6분 만에 경기가 중단됐다.

 

그 결과 95명이 압사했고 400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많은 분석 보고서 중 하나인 Jacobs와 t’Hart(1992) 참고). 현장 책임을 맡은 선임 경찰 간부는 총경(Chief Superintendent)이었고 그 아래 경찰관 801명을 거느린 영역 지휘관(경정, Superintendent)이 경기장에 있었다.

 

클럽은 남자 직원 376명과 무전기로 통신할 수 있는 통제실을 갖추고 있었다. 회전문 지역은 CCTV로 촬영됐다. 게다가 경찰은 축구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이동 카메라로부터 영상을 받는 스크린 5개를 갖춘 작은 통제실을 마련했다.

 

여기엔 책임자 1, 경장 1, 순경 2명이 상주했다. 고등법원 판사 Taylor가 참사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임명됐다(Taylor 1989, 1990). 권고 사항 대부분이 축구장 디자인과 관리에 관한 것이었지만 지휘ㆍ통제에 관한 많은 문제도 제기됐다.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참사의 주원인은 경찰의 통제 실패다”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예외를 제외하고 지휘권을 가진 상급 간부들은 방어적이고 회피하는 목격자(Witness)였다. 그들의 슬픔과 고통은 명백하고 진실했다.

 

그런 참사가 자신들의 관리 아래 발생했다는 사실이 그들의 감정을 극대화했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증거에 나타난 그날 그들의 상황 처리와 설명은 그 계급이 요구하는 리더십의 수준을 보여주지 못했다”(Taylor, 1989)

 

“전체적인 지휘권을 가진 총경의 군중 대응 거부와 재난 상황의 효과적인 통제 실패는 비난받았다. 그는 얼었다”(Taylor, 1989)

 

판사 Taylor는 마지막 보고서에서 말했다.

 

“어떤 경기에서라도 궁극의 통제는 경찰 지휘관의 역할이다. 그는 얼마나 많은 경찰관이 필요한지 그들을 경기장 내ㆍ외부 어디에 배치할 건지 결정할 권한이 있다. 필요하다면 그는 경기 시작을 미루는 결정을 해야 하고 경기를 멈춘 뒤 경기장을 소개해야(evacuate) 한다”(Taylor, 1990)

 

그는 권고했다.

 

“예비 경찰 지휘관과 현재 그 지위에 있는 간부를 위한 특정 훈련 과정 제공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 과정은 축구 경기장 통제의 기본 전략을 포함해야 한다”(Taylor, 1990)

 

6) 브라이트사이드 레인, 길렌더 스트리트, 선 밸리와 빌리어 로드 화재

Brightside Lane, Gillender Street, Sun Valley and Villiers Road Fire

화재현장에서의 사고지휘와 관련된 문제는 많은 화재 사고에서 구체화됐다. 이 중 두 건에서 소방관도 사망했다. 1984년 12월, 셰필드 브라이트사이드 레인의 대형 창고 단지의 가구 보관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틀 동안 전체 창고 단지가 불탔지만(피해액 약 2000만 파운드) 사망자는 없었다.

 

6일에 걸쳐 소방관 300, 경찰관 150명이 동원됐다. 다음 달 소방대 노동조합(the Fire Brigade Union)에서 화재 진압 활동 동안의 보건안전청(HSE, Health and Safety Executive)의 무능함, 특히 공기호흡기 제공과 관련해 불평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로 인해 소방관이 불필요한 연기와 유독 가스에 노출됐다. 차후 조사(HSE, 1985)는 “중요한 시점에서 통제와 의사소통이 부족해 공기호흡기 사용 절차 준수에 영향을 줬고 일부는 화재 진압 시 안전에 대해 적절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국가 전체적으로 그러한 규모의 화재가 결코 드물었던 건 아니지만 화재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 대부분의 경험에서 볼 때 화재는 유일무이한 사건이었다.

 

장비의 숫자, 작전 운영의 규모와 기간이 과거에 다뤘던 모든 화재를 넘어섰다. 훈련과 연습을 통해 파탄을 피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화재에 대한 경험 부족은 절차에 따라지정된 화재현장 과업 수행의 실패를 가져왔을 수 있다”(HSE, 1985)

 

1991년 8월 런던 길렌더 스트리트의 대형 문서 보관소인 Hays Business Service의 화재 진압 중 두 명의 소방관이 길을 잃고 공기가 떨어져 사망했을 때 사인 조사에서 이를 과실치사라고 판단했다. 지휘ㆍ통제의 심각한 실패라고도 했다.

 

HSE는 지휘와 작전 운영 능력의 측정과 훈련에 관해 소방대에 두 가지 개선사항을 내놨다. 그 결과 런던소방대가 취한 조치 중 하나는 역량기반 훈련(Competence Based Training)에 관한 프로젝트 의뢰였다.

 

또 새로운 사고 디브리핑 절차(Incident Debrief Procedure)를 도입했다. 이는 사건 종료 후 작전 운영, 전문기술 또는 지휘에 관한 문제를 밝혀내기 위해 사고지휘관과 대원들이 각 작전 운영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비난 없는 환경에서 문제를 받아들이고 논의한다.

 

1993년 9월 히어포드 썬 밸리 가금류 공장에서 지붕이 무너졌을 때 소방관 두 명이 사망했다. 결과적으로 HSE는 Hereford & Worcester 소방대에 두 가지 개선사항을 제시했다. 위험성 평가와 지휘ㆍ통제에 관한 문제다. 이에 소방대는 새로운 위험성 평가와 팀워크 훈련 절차를 개발했다. 

 

세 번째 개선사항은 Villers Road에서 소방관 한 명이 사망한 후 1994년 2월 런던소방대에 주어졌다. 이는 지휘체계와 전술적 화재 진압에 관한 위험성 평가의 필요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대 사고에서 비상 서비스 기관은 홀로 일하지 않는다. 그들은 구경꾼이나 언론, 고위 관리는 말할 필요도 없고 지역 당국 직원, 다른 여러 기관과 함께 활동해야 한다. 다음 세 개의 사고는 소방과 구급 서비스뿐 아니라 전체적인 조정의 책임이 있는 경찰 서비스가 직면한 지휘ㆍ통제 문제의 차원을 보여준다.

 


 

원제
Sitting in the Hot Seat

 

저자

RHONA FLIN 

 

* Hot Seat: 

(1)비판에 직면하거나 결정 또는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을 포함해 어떤 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는 직위 (2)전기의자(the electric chair) 

출처 Oxford Languages

 

※ 본 연재물은 사고 현장의 대응을 이끄는 지휘관(또는 리더)ㆍ지휘팀에 관한 내용으로 출판 연도(1996)는 오래됐습니다. 하지만 지휘관이 갖춰야 할 자질과 그 업무 특성에 대한 구체적이고 변함없는 사실을 제공한다고 판단해 Scotland Eberdeen에 위치한 Robert Gordon 대학교 Rhona Flin 박사의 허락하에 한국 소방의 지휘역량 발전을 위해 소개합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복제를 엄금합니다.

 


 

중앙119구조본부 유현진 whitefang@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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