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안 입고 불편한 소방관 피복들… “예산낭비 근원”정청래 ‘지퍼 위치 바꿔 52억’, ‘소방관 83% 반대한 옷에 193억’ 예산낭비 지적
15일 열린 국민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은 옷걸이에 걸린 8종의 소방피복을 들고 나와 “이 중 소방공무원이 제일 좋아하는 옷과 싫어하는 옷을 아냐”며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정 의원은 “소방피복 중 근무복의 경우 내근과 외근이 다르다”며 “이건 신분 차별이다. 경찰이나 어디에서도 내근과 외근 근무복이 다른 건 없다. 소방만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체력단련복에 대해서는 “소방관들은 이 체력단련복이 특별히 필요 없다고 말한다”면서 “주로 의용소방대 한마음 체육대회 같은 때 입는다는데 이게 따로 있을 필요가 있나. 훈련복의 경우도 실제로 착용할 일이 없는데 소방공무원들은 이걸 계급장 달고 멋있어 보일려고 만든 옷이고 실제로는 필요 없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방한복의 경우에는 디자인만 바꿔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방한복의 기준을 개정했는데 개정 전과 개정 후가 지퍼 위치만 바뀌었음에도 52억 원이 들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정청래 의원은 피복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은 ‘기동복’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소방관들 사이에서 기동복은 활동장애복으로 불린다. 쭈그려 앉기도 어렵고 통풍도 안돼 땀이 나고 탈진까지 된다”며 “소방공무원들은 이것만 입으면 죽겠다고 하고 최근에는 충북 청주에서 소방관이 탈진하는 사고도 생겼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걸 작년까지 193억 원을 들여 납품이 이뤄졌는데도 앞으로 111억원을 갖고 또 납품한다는데 소방공무원들은 제발 이것만 없애 달라고 하고 있다”며 “작년 국감 때도 기능성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일선 소방관 83%도 반대했었는데도 또 111억원을 투자한다는 건 분명 낭비”라고 질타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조송래 본부장은 “저도 이것(기동복)을 사무실에서 착용하고 있다”며 해명하려고 들자 정 의원은 “본부장은 현장에서 7개월을 근무했더라”며 “모든 소방간부들이 평균 2년이던데 이건 현장을 모르는 것”이라고 말을 잘랐다.
정 의원은 “지금 감사원 감사 중에 있는데 납품 비리와 짜고하고 담합하는 등 엄청나게 뿌리 깊은 비리가 있다는 거 아닌가. 계속 지켜볼 것”이라며 “예산 낭비가 몇 백억에 이르는데 장관은 할말이 있음 해봐라”라며 대답을 요구했다.
그러자 박인용 장관은 “지적 내용을 포함해서 장관 취임 이후 감사원하고 검찰에 자체 소방직원과 KFI(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일반 업체들까지 고발조치를 해놓았다”며 “그 결과를 가지고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행정위원회의 진영 위원장도 박인용 장관에게 “이 문제에 대해 다 알고 계시죠”라며 “시정할 자신이 있냐고 묻자 박 장관은 ”옷에 대한 내용을 잘 알고 있고 현장의 목소리도 있으니까 검토를 해서 결과를 보고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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