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중심의 안전시장, 결국 성능이하의 제품 참사 불러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시된 소방안전체험 현장에서 안전요원을 동승하지 않은 채 민간인 세 명을 인명구조용 굴절 사다리차에 탑승시켜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두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중상을 입은 안전사고가 발생되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 30분경 중랑구 묵동에 소재한 원묵초등학교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화재, 응급처치 등 안전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소방관 아저씨와 함께하는 가족안전체험’ 행사 중 굴절 사다리차의 바스켓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바스켓에 탑승한 학부모 세 명이 24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소방방재본부(본부장 김한용)는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본부장을 단장으로 하여 사고수습대책반을 사고당일 오후에 즉각 구성하고 사고수습과 보상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본부는 이번 사고에 책임을 물어 중랑소방서 성환상 서장을 오늘 날짜로 직위해제하고 윤영철 소방정을 서장으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본부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사고차량은 지난해 부도난 남영자동차에서 인명구조용 굴절사다리 차량으로 지난 98년 특수 제작되어 각종 재난사고 현장에서 지금까지 사용되어 오다가 이번 안전체험 행사지원을 위해 투입되어 참변을 불러왔다. 사고당시 이 학교 4학년 7개 학급 중 5개 학급의 학생들이 굴절 사다리차 바스켓에 탑승하는 체험을 가졌으며 이어 학부모 세 명이 안전요원도 없이 바스켓에 탑승했다가 약 24m 높이에서 바스켓과 사다리 축을 연결하는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추락했다. 이에 대해 본부는 “어린이의 경우 안전요원들이 함께 동승하고 있지만 성인의 경우 통상적으로 동승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시민안전체험에 대한 사전 안전지침이나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시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차량 도입 이후 연 2회의 정기점검을 실시해도 인명구조용 장비의 기능과 성능을 위한 점검이기 보다는 차량의 성능을 위주로 하는 점검 수준이었고 차량이 9년이 경과되었지만 와이어를 한 번도 교체하지 않은 채 현장에 투입하는 등 장비관리가 허술했다. 사고차량의 굴절사다리를 조작한 담당자는 “33년간 소방에 봉직해왔지만 줄이 끊어진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비통한 심정을 토로하면서 “전 근무자와 교대하면서 차량의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했으며 봄베 안의 와이어는 전체적인 확인이 어려워 식별이 가능한 곳만 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사고 차량의 바스켓과 와이어는 성인남녀 4~5명이 탑승해도 바스켓이 하중을 견딜 수 있고 와이어의 장력도 4톤까지 지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전혀 예측하지 않은 사고였다”고 전하면서 “지금까지 15년이 경과된 차량도 와이어의 문제가 전혀 발생되지 않았다”며 불량 와이어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특장차 관련업계도 이번 사고에 대해 민감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업체의 관계자에 따르면 “와이어가 끊어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설상 와이어가 끊어진다고 해도 바스켓이 뒤집어질 확률이 적다”고 사고의 의혹을 제기했다. 안전장비 전문가들도 와이어를 9년간 교체 없이 사용했다면 피로하중을 가질 수 있다고 전하면서 반복적인 패턴을 장시간 지속했을 경우 피로누적으로 끊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사고로 일체의 소방안전체험을 중지하도록 했지만 전체 소방용 차량중 노후된 차량이 20%가 아직까지 남아 있고 품질과 성능을 우선하기 보다는 저가제품을 지향하는 입찰제도와 소방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관리부재가 사고 재발을 예견하고 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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