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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이해

서울 서초소방서 방제웅 | 기사입력 2020/07/20 [10:00]

급류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이해

서울 서초소방서 방제웅 | 입력 : 2020/07/20 [10:00]

이번 글에선 급류라는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 중 종종 혼란스러워하시는 부분에 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이 내용은 지난 호 내용 중 위험요인 조사와도 관련돼 있으며 독자분들이 어느 정도 급류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가정하에 작성한 글입니다. 

 

급류의 특징

움직이는 물(Moving water)은 강력하고(Powerful), 무자비하며(Relentless), 예측 가능하다(Predictable)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론교육을 진행하면서 이 부분을 말씀드리면 약간 갸우뚱하거나 ‘예측 가능하다’는 오타가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보통은 ‘예측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측 가능하다는 특징은 ‘(내가 아는 만큼) 예측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급류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특징

급류구조 이론교육 시간에는 급류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이론교육에 오신 참가자분들은 급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전제하에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현상을 각각 나눠 설명합니다. 하지만 각각의 현상은 서로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급류구조 대응실무(소방청)


급류의 가변성 ‘같은 장소에서도 언제든지 현상은 바뀔 수 있다’ 

급류에서 발생하는 현상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가변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흐르는 물의 양이나 유속, 강바닥ㆍ둑의 형태에 따라 영향을 받습니다. 이 중 한 가지가 바뀌면 발생하는 현상도 바뀌게 됩니다. 다시 말해 개별적인 현상들은 언제든지 다른 현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 [예시 1] 일반적 수위

 

예를 들어 [예시 1]처럼 일반적인 강에 수면 위로 올라온 큰 바위 하나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러한 바위 앞쪽(상류)에는 물이 부딪히며 튀어 오르는 쿠션 웨이브(Cushion wave)라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바위 뒤쪽에는 압력 차로 인해 에디(Eddy, 붉은색 화살표)라는 와류가 형성됩니다. 이 중 쿠션 웨이브는 눈으로 충분히 인지할 수 있지만 에디의 경우 모르는 사람들은 존재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에디는 급류구조 활동에서 1차 수색지역으로 선정하는 등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간입니다. 

 

▲ [예시 2] 일정 선까지 수위 상승


이제 [예시 2]처럼 비가 오는 등의 이유로 수위가 높아졌지만 아직은 바위가 잠기지 않을 정도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기존에 존재하던 쿠션 웨이브가 점점 더 커지면서 바위를 타고 넘어가 스탠딩 웨이브(Standing wave)를 만들어냅니다.

 

바위 뒤쪽(하류)엔 넘어간 물이 폭포처럼 떨어지면서 홀(Hole)을 만들어냅니다. 이 시기엔 바위 앞뒤로 물이 굉장히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체로 하얀 거품처럼 보이는 화이트 워터(White water)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바위를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현상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저곳의 수중에는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바위 하류 쪽 에디로 인해 여전히 1차 수색 위치로 선정해야 하는 곳이지만 홀이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 예단할 수 없으므로 우발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안전조치를 취해야 하는 예방대책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 [예시 3] 바위 높이 정도까지 수위 상승

 

[예시 3]처럼 이제 수위는 더욱 상승해 바위가 거의 잠기는 수준까지 왔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런 상황에선 [예시 2]에서 발생한 스탠딩 웨이브와 홀이 사라지게 되고 바위의 형태는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상에서 봤을 때 주변 수위보단 좀 더 봉긋하게 올라온 형태만 보이게 됩니다.

 

이는 마치 베개처럼 보인다고 해서 쿠션(Cushion) 또는 필로우(Pillow)라고 부릅니다. 이 상황에서 에디는 거의 확인하기 힘드나 보통은 존재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거나 수위가 낮았을 때의 지형을 아는 사람이 아니고선 이 정도까지 수위가 상승했다는 걸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위 위쪽은 상대적으로 수심이 낮게 형성되고 구조대원 또는 요구조자가 부딪히기도 쉬우므로 방어형 수영을 통한 회피 동작을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예시 4] 바위가 충분히 잠길 정도의 수위 상승

 

마지막으로 [예시 4]처럼 홍수 또는 폭우 상황이 돼 수위가 상당히 많이 상승한 상황입니다. 물속 바위가 완전히 잠겨 주변과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선 에디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합니다.

 

만약 이곳에서 구조대원이 공격형 영법을 시작하려 입수한다면 안면부를 부딪치는 사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쉽게 구분하기 어렵지만 자세히 보면 주변과 다르게 미세한 스탠딩 웨이브나 희미하게 필로우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유심히 관찰해보면 물의 색감이 주변과 다르게 조금 어둡게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급류 환경을 확인하고 있는 구조대원(충청소방학교 급류구조반 교관단)

 

마치며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급류는 특히 수위가 변화함에 따라 현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이해하고 그에 따른 위험요인은 어떤게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건 아주 단순한 예시일 뿐이지만 극단적으로 생각해보면 같은 장소임에도 매일 매일 다른 현상들이 발현될 수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현장 활동을 하기 위해선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내가 아는 만큼’ 충분히 많은 걸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저 현상은 A인가요, B인가요?”라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때 저는 항상 “두 가지에서 혼란스럽다면 더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세요”라고 답변합니다. 그 이유는 급류가 형성되는 장소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수위가 변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의 현상으로만 발현되는 경우도 극히 일부분이죠. 중요한 건 ‘확실한 것만이라도 확실하게’ 구분하고 ‘혼란스러운 것은 더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며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걸 이해하는 겁니다. 

 

서울 서초소방서_ 방제웅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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