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옥동석 소방산업공제조합 이사장 “소방산업 대표 보증기관으로 위상 공고히 하겠다”금융업ㆍ국회 보좌관 출신… 경제 분야 능통ㆍ입법 활동 높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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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박준호 기자] = “소방산업공제조합이 설립된 지 15년 됐다.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이다. 경제학ㆍ금융을 전공했고 증권사와 국회에서 근무한 경력을 발판 삼아 소방산업공제조합이 건강한 성년이 되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지난해 12월 13일 옥동석 이사장이 제6대 소방산업공제조합(이하 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옥동석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화폐금융) 석사과정을 수료한 경제통이다.
전공을 살려 한국금융연구원과 증권사에서 근무했고 이후 13년간은 정계에 입문,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책 개발과 입법 활동에 힘써왔다.
옥 이사장은 “조합원 1만호, 출자금 2천억원 시대를 열었지만 타 공제조합에 비하면 아직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합원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해주는 게 조합의 설립 취지이자 존재 이유”라며 “예측 불가한 상황에 대비해 안정적인 수익 확보 등 리스크 예방과 대비가 현재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또 “임기 동안 열심히 발로 뛰어다니며 출자금을 4천억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면서 “조합의 안정화뿐 아니라 우리나라 소방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도 나름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앞으로 2년간 조합을 이끌어 갈 옥동석 이사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 기간 정계에 몸담았다가 연이 없던 소방 분야에 단체장으로 들어왔다. 조합 이사장에 공모한 이유가 있나.
사실 소방은 낯선 분야다. 그러나 조합은 단순한 소방 관련 기관이 아닌 소방업체의 보증과 자금 융자, 공제사업 등을 하는 금융조직이다. 경제학을 전공했고 관련 업계에서 종사한 경력이 있다. 또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10년 이상 정책ㆍ입법 업무를 하며 노하우를 익혔다.
조합에서 할 일이 많을 거란 판단이 섰다. 조합이 생긴 지 십수 년이 지났다.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조직이라고 생각했고 제 경험이 조합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을 거로 확신했다.
다행히 소방청에서 이런 경력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조합뿐 아니라 소방 분야 발전, 더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걸 다할 각오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건설경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전반적으로 올해 경기가 너무 어렵다. 특히 부동산 PF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금리 등으로 건설 산업 자체가 침체한 상황이다. 버티지 못하고 부도가 나는 건설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보증사고가 예년보다 늘었다. 소방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단 얘기다.
이에 글로벌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소방업체 현황을 분석하는 등 예방을 위한 여러 시스템과 업무 체계를 정비하려 한다. 또 이 위기를 조합원들과 함께 협력해 슬기롭게 극복하겠다.
조합이 자체적으로 구축 중인 신용평가시스템에 관해 설명해달라.
그동안 조합에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이 부재해 조합원들은 전문신용기관이 평가한 신용등급을 인용했다. 전문신용기관은 종합건설업, 전문건설업, 제조업 등 모든 업종을 아우르는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한다. 이에 규모적 한계를 갖는 영세한 소방사업자는 대부분 낮은 등급으로 평가되는 불이익을 받아왔다. 소방산업의 산업적ㆍ재무적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거다.
조합이 소방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고유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나선 이유다. 조합은 (주)나이스디앤비를 파트너로 선정하고 FIGU(Fire Guarantee)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했다. 올 9월 시행될 예정이다.
시스템이 운영되면 소방사업자만의 합리적인 등급 체계가 정립돼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시뮬레이션을 해봤더니 70~80% 신용등급이 올라갔다. 보증 등급도 상향됐다. 영업실적이 우수한 조합원에겐 보증 한도 확대와 보증수수료 절감 등의 이점을 제공할 계획이다.
손해배상공제 의무가입 대상 확대 관련 법령 정비에 나선다고.
2020년 6월 소방사업자 손해배상공제 의무가입제도가 법제화됐다. 소방산업체가 화재 등 불가피한 사고로 인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관련 법 개정안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방사업자는 손해배상책임을 위한 공제 또는 보험을 가입하도록 하고, 국가ㆍ지방자치단체ㆍ공공기관 등은 소방사업자의 공제 또는 보험가입비용을 도급비용에 계상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그런데 일부 의무가입이 안 되는 분야가 있다. 법에선 의무공제 범위를 명시하라고 시행령에 위임해 놓은 상태지만 시행령에 그 내용이 없다. 입법 미비인 셈이다. 올 상반기를 목표로 소방청과 협의해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을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으로 법령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면 의무공제 대상이 늘어나 조합에도 보탬이 되고 조합원은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게 된다.
제주에 마련한 한림리조트가 개관 3년 차를 맞았다. 운영 현황은 어떤가.
한림리조트는 조합원 복지향상과 더불어 투자 차원으로 구매한 사업이다. 리모델링 후 2022년 3월 정식 오픈했다. 능력 있고 열정적인 직원분들 덕분에 제주에서 수익 내는 몇 안 되는 리조트로 유명하다.
우수조합원이나 조합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무료숙박권을 제공해 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셨다. 이용객들의 후기 또한 호평이다.
10여 개의 소방 관련 단체 등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업무 디지털화를 구축했다고 들었다.
조합원 가입부터 보증, 융자, 공제업무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했다.
시대가 바뀌었다. 은행을 직접 찾지 않고 인터넷뱅킹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시민이 크게 늘었다. 대출도 요즘엔 전화 한 통으로 끝낸다.
예전엔 신규 공사업을 등록하려면 지점에 직접 방문해 출자금을 예치하고 이후 신규등록증을 첨부해 가입신청을 별도로 해야 했다. 조합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원스톱 서비스를 추진했다. 내방하지 않고 웹상에서 등록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반응도 매우 좋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부족한 부분은 점차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임기 동안 목표는.
우리 조합원분들은 소방 전업이 아닌 전기나 기계를 겸업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조합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조합의 자산 규모가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취임 후 간담회와 총회에서 조합원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조합원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조합 이용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금융기관에 8~9년 있다 보니 일정 부분 미진한 게 보였다. 특히 영업에 있어선 직접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보통 증권회사나 은행은 고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세일즈를 하지만 조합은 기관 성격상 그렇게까지 하진 않는 것 같다.
타 공제조합의 출자금은 6천억원에서 1조원이다. 그 정도는 돼야 한다. 출자금 2천억원은 너무 적다. 임기를 마칠 때까지 4천억원을 목표로 할 계획이다. 반드시 이뤄내겠다. 직원 한 명당 10개 사씩 수시로 독려 전화하다 보면 조합이 한 단계 도약할 거라 생각한다. 이 부분을 직원들에게 지속해서 주지시키고 있다.
더 하고 싶은 말은.
조합의 설립 취지이자 존재 이유는 조합원이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해주는 거다. 이를 위해선 수익 증대가 필수다. 출자한 돈은 조합원 재산이다. 많은 수익을 내서 돌려드려야 한다. 모든 경험을 녹여 좋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하나는 소방 분야 발전이다. 국가가 소방의 가치를 높게 둬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부나 국회의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우리 소방의 위상을 선진국 수준에 걸맞도록 드높이겠다. 소방산업이 발전하면 조합의 규모가 커지고 덩달아 조합원들의 경쟁력도 높아질 거로 기대한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