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6회를 맞이한 한겨레 문학상에서 240여 편의 경쟁작을 물리치고 당선된 장강명 작가의 ‘표백’이 발간됐다. 독특한 제목의 소설 '표백‘에서 작가는 현재에 살고 있는 젋은 세대를 ’표백 세대‘라고 칭하고 있다. 모든 틀이 짜여진 세상에서 옴짝달싹 할 수도 없는 청년들은 흰 그림과 같은 완벽한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사회에 표백되어가는 것 밖에는 없다. 소설의 주인공 나는 A대학교 경영학과의 취업선배들과의 대화 뒷풀이 자리에서 세연과 휘영, 병권, 추 등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이 중 완벽하게 짜여진 세상에서 자신이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갑갑함을 토로하던 세연은 어느 날 유서 한 장 없이 연못에 빠져 생을 마감한다. 그로부터 5년 후, 공무원이 된 나와 기자가 된 휘영은 죽은 세연에게 온 메일을 통해 ‘와이두유리브닷컴why do you live'라는 사이트에 접속한다. 그리고 해당 사이트에서 몇 년 전 뒷풀이 자리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연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얼마 후 사이트에는 24시간 뒤 자살하겠다는 추의 글이 올라오고 나와 휘영은 그녀의 자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소설 ‘표백’의 청춘들은 사회에서 그들을 성공한 자로 인정할 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자신들의 자유의지를 전하고자 한다. 현실세계에서는 더 이상 자신들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끊임없는 고민과 좌절은 지금의 젋은 세대들의 모습을 면밀히 그려냈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이 시대의 청춘들은 아무것도 보탤 수 없고 보탤 것도 없는 표백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만 하는걸까? 시대가 낳은 청춘들의 슬픈 비망록 ‘표백’은 독자들에게 이 같은 물음을 남긴다. 이하나 기자 andante@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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