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혁신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앞당긴다소방관 진입창ㆍ층간 방화구획 설치기준, 현장 특성에 맞게 개선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현장을 찾아 반도체 기업인들과 현장 간담회를 갖고 공사현장 안전조치사항 등을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각종 규제가 반도체 기업에 부담을 주는 건 없는지 업계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해 기획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47년까지 총 10기의 생산 팹 구축을 목표로 총 622조원이 투자되는 세계 최고ㆍ최대 규모의 반도체 단지다.
이날 정부는 소방관 진입창과 층간 방화구획 설정 기준 개선 등 각종 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상 소방관 진입창은 2층 이상 11층 이하인 층에 1개 이상 설치해야 한다. 또 소방관 진입창 가운데서 벽면 끝까지의 수평거리가 40m 이상이면 40m 이내마다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반도체공장은 한 개 층의 층고가 약 8m로 일반 건축물에 비해 세 배 정도 높다. 소방 고가사다리차 대부분이 최대 44m 높이에 도달하는 걸 고려하면 6층 이상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이에 정부는 11층 이하라도 44m가 넘는 곳은 설치가 면제되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공장 클린룸은 창문 자체를 설치하기 어려운 구조인데 40m가 넘는 곳이 많다. 게다가 ‘위험물관리법’상 반도체공장 클린룸은 방화유리로 진입창을 설치해야 한다. 구호작업이 까다롭단 얘기다.
정부는 40m마다 설치가 어려운 경우 소방서 검토를 거쳐 구호가 가능한 가장 가까운 곳에 소방관 진입창을 설치토록 수평거리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층간 방화구획 설정 기준도 개선한다. ‘건축법 시행령’상 설비배관은 층간 방화구획을 반드시 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에 따르면 반도체공장 설비배관은 일반 건물과 달리 크기가 매우 크고 라인 수가 많아 방화구획 공사의 난도가 높다. 공사비용과 기간도 많이 증가한다. 또 공장 운영 중 배관을 추가하거나 이동하는 경우가 있어 일률적으로 방화구획을 확정해 시공하기 어렵다.
정부는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올 하반기 중 층간 방화구획 대신 배관 통로 내부에 스프링클러 등 소화설비를 설치토록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공장 건축 시 성능기반설계 도입 방안을 검토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기업에 불합리하거나 과도한 규제가 없는지 업계 의견을 끊임없이 경청하고 합리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반도체공장 건설ㆍ운영에 현장과 괴리가 큰 소방 등의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현장에서 자칫 안전문제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안전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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