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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나에게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단어, '메이데이(Ma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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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소방서 박순만 | 기사입력 2020/08/20 [10:00]

설마 나에게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단어, '메이데이(Mayday)'

경기 용인소방서 박순만 | 입력 : 2020/08/20 [10:00]

보통 영화를 통해 ‘메이데이(Mayday)’란 말을 많이 접해봤을 거다.

메이데이란 라디오(무전기)를 통한 긴급구조신호다.

소방관은 화재 진압 도중 위험에 처했을 때 무전기를 통해 “살려주세요”가

아닌 “Mayday! Mayday! Mayday!”를 외쳐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는 걸 알린다.


 

▲ 출처 Newark, NJ House fire(Fillmore)8-11-14 유튜브(youtu.be/n9edsx4do3w)


더는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메이데이

필자는 최근 firefightersclosecall.com에서 ‘소방관 메이데이! 현실 대 상상(Firefighter Mayday! reality vs myth, 2016)’이라는 기사를 봤다. 기사에 따르면 약 1천여 건의 메이데이를 조사해 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메이데이를 경험한 50% 소방관의 나이가 32~40세로 경력이 6~15년 정도였다. 소방서에 새로 입사한 신규 소방관도, 나이가 많은 노장의 소방관도 아니다. 경험이 어느 정도 있고, 지식도 있는 소방관이 메이데이 호출을 했다는 건 ‘화재현장에선 누구도 방심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메이데이 호출의 50%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로 그중 대부분은 자정부터 오전 3시까지였다. 24시간 근무였을 때 정오부터 자정 사이에 메이데이 호출 건수는 73%에 달했다. 메이데이는 정신적, 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시간대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화재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이데이의 54%는 선착대에서 발생한다. 화재 상황이 최고점에 다다른 상황을 직면하기 때문이다. 선착대는 후착대에 비해 화재현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고 상황에 맞춰 대비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출동한 지 15~17분 사이, 선착대 도착 후 7~9분 사이에 메이데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출동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초기 화재진압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장의 위험요소 파악이나 전체적인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현장안전관 또는 대응단장이 도착하기 전 시간으로 현장지휘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고 있다. 

 

메이데이를 피하려면

메이데이를 피할 수 있는 핵심은 Size-up이다. 잘못된 Size-up 정보는 메이데이로 이어질 수 있다. 화재 상황에 대한 선착대의 정보가 없으면 메이데이 호출 횟수가 증가할 수 있다.

 

메이데이 대부분은 건물 내부에서 방향을 잃거나, 지붕에서 떨어지거나, 자신 머리 위로 지붕이 붕괴했거나, 화재로 손상된 마루가 무너져 지하로 떨어지는 등의 위험 상황이다. 

 

▲ 아무런 장비 없이 화재현장 내부로 진입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출처 nypost.com(massachusetts-fire-lieutenant-dies-saving-firefighters-trapped-in-burning-building)

 

그중 건물 내부에서 방향을 잃어 메이데이를 외친 소방관의 48%는 소방호스 없이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메이데이 호출을 한 소방관 중 49%는 아무런 장비를 갖고 있지 않았다. 화재현장에서 기본적으로 관창이나 파괴 장비, 랜턴 등은 꼭 소지해야 한다.

 

무전상황이 좋지 않은 것 또한 메이데이로 연결됐다. 그중 40%가 잘못된 채널을 설정하고 있었다. 항상 무전기 작동 여부, 배터리 상태와 함께 적절한 채널이 설정됐는지 점검해야 한다.

 

누가 메이데이를 외친 소방관을 구했을까?

▲ 출처 Brothers Helping Brothers(brothershelpingbrothers.org/mayday)

 

22%는 스스로 상황에서 벗어났고 25%는 같은 팀 동료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30%는 현장에 있던 다른 소속의 직원에 의해, 10%는 RIT에 의해 구출됐다(필자가 위의 퍼센트를 합산해도 100%가 되지 않았는데 나머지 13%는 적절하게 구조되지 못했으리라 짐작해 본다).

 

이같이 같은 건물 내부에서 작업하던 동료에 의해 도움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은 ‘모든 소방관은 동료를 구출하는 훈련(RIT training)과 자가탈출 훈련(Self-rescue training)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오늘도 무사히 집으로

▲ 출처 www.etsy.com

 

소방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한두 번도 경험해보지 못할 순간이지만 메이데이는 분명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고,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훈련을 강조하며 훈련만으로도 모든 위험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위 사실들만 봐도 메이데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훈련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화재진압훈련과 동시에 이번 글에서 언급한 자가탈출기술(Self-rescue technique)을 익히고 동료소방관 구출 훈련(RIT training)을 해야 한다. 정확한 size-up을 바탕으로 화재 형상을 읽어내고 건물 외관(exterior)을 분석해 대략적인 건물 내부구조(interior)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지식과 감각도 필요하다.

 

또 육체ㆍ정신적 피로도를 낮춰 올바른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는 체력과 건강관리 등 종합적으로 준비가 됐을 때 비로소 근무를 마친 후 모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용인소방서_ 박순만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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