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 firefightersclosecall.com에서 ‘소방관 메이데이! 현실 대 상상(Firefighter Mayday! reality vs myth, 2016)’이라는 기사를 봤다. 기사에 따르면 약 1천여 건의 메이데이를 조사해 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메이데이를 경험한 50% 소방관의 나이가 32~40세로 경력이 6~15년 정도였다. 소방서에 새로 입사한 신규 소방관도, 나이가 많은 노장의 소방관도 아니다. 경험이 어느 정도 있고, 지식도 있는 소방관이 메이데이 호출을 했다는 건 ‘화재현장에선 누구도 방심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메이데이 호출의 50%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로 그중 대부분은 자정부터 오전 3시까지였다. 24시간 근무였을 때 정오부터 자정 사이에 메이데이 호출 건수는 73%에 달했다. 메이데이는 정신적, 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시간대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화재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이데이의 54%는 선착대에서 발생한다. 화재 상황이 최고점에 다다른 상황을 직면하기 때문이다. 선착대는 후착대에 비해 화재현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고 상황에 맞춰 대비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출동한 지 15~17분 사이, 선착대 도착 후 7~9분 사이에 메이데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출동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초기 화재진압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장의 위험요소 파악이나 전체적인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현장안전관 또는 대응단장이 도착하기 전 시간으로 현장지휘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고 있다.
메이데이를 피하려면 메이데이를 피할 수 있는 핵심은 Size-up이다. 잘못된 Size-up 정보는 메이데이로 이어질 수 있다. 화재 상황에 대한 선착대의 정보가 없으면 메이데이 호출 횟수가 증가할 수 있다.
메이데이 대부분은 건물 내부에서 방향을 잃거나, 지붕에서 떨어지거나, 자신 머리 위로 지붕이 붕괴했거나, 화재로 손상된 마루가 무너져 지하로 떨어지는 등의 위험 상황이다.
그중 건물 내부에서 방향을 잃어 메이데이를 외친 소방관의 48%는 소방호스 없이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메이데이 호출을 한 소방관 중 49%는 아무런 장비를 갖고 있지 않았다. 화재현장에서 기본적으로 관창이나 파괴 장비, 랜턴 등은 꼭 소지해야 한다.
무전상황이 좋지 않은 것 또한 메이데이로 연결됐다. 그중 40%가 잘못된 채널을 설정하고 있었다. 항상 무전기 작동 여부, 배터리 상태와 함께 적절한 채널이 설정됐는지 점검해야 한다.
누가 메이데이를 외친 소방관을 구했을까?
22%는 스스로 상황에서 벗어났고 25%는 같은 팀 동료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30%는 현장에 있던 다른 소속의 직원에 의해, 10%는 RIT에 의해 구출됐다(필자가 위의 퍼센트를 합산해도 100%가 되지 않았는데 나머지 13%는 적절하게 구조되지 못했으리라 짐작해 본다).
이같이 같은 건물 내부에서 작업하던 동료에 의해 도움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은 ‘모든 소방관은 동료를 구출하는 훈련(RIT training)과 자가탈출 훈련(Self-rescue training)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오늘도 무사히 집으로
소방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한두 번도 경험해보지 못할 순간이지만 메이데이는 분명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고,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훈련을 강조하며 훈련만으로도 모든 위험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위 사실들만 봐도 메이데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훈련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화재진압훈련과 동시에 이번 글에서 언급한 자가탈출기술(Self-rescue technique)을 익히고 동료소방관 구출 훈련(RIT training)을 해야 한다. 정확한 size-up을 바탕으로 화재 형상을 읽어내고 건물 외관(exterior)을 분석해 대략적인 건물 내부구조(interior)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지식과 감각도 필요하다.
또 육체ㆍ정신적 피로도를 낮춰 올바른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는 체력과 건강관리 등 종합적으로 준비가 됐을 때 비로소 근무를 마친 후 모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용인소방서_ 박순만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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