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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으로 번진 핼러윈 축제’… 이태원 압사 사고로 156명 사망, 198명 부상

폭 3.2m 죽음의 골목서 대규모 사상자 발생, 서로 뒤엉켜 ‘질식’
대부분 20ㆍ30대… 외국인뿐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도 있었다
소방, 대응 3단계 발령해 인천, 강원 등 구급차 143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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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2/11/01 [09:33]

‘비극으로 번진 핼러윈 축제’… 이태원 압사 사고로 156명 사망, 198명 부상

폭 3.2m 죽음의 골목서 대규모 사상자 발생, 서로 뒤엉켜 ‘질식’
대부분 20ㆍ30대… 외국인뿐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도 있었다
소방, 대응 3단계 발령해 인천, 강원 등 구급차 143대 현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2/11/01 [09:33]

▲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핼러윈 축제가 열리자 시민이 몰린 모습. 특정한 시간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10일 오전 11시 기준 156명이 사망하고 198명이 다쳤다.  © sns 캡쳐


[FPN 박준호 기자] = 전 세계적인 축제인 핼러윈 기간 서울 한복판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폭 3.2m의 좁은 골목길에서 오도 가도 못 하던 시민이 서로 뒤엉켜 질식하면서 10일 오전 11시 기준 모두 156명이 숨지고 198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대부분 20ㆍ30대였지만 미성년자인 중학생과 고등학생도 있었다. 외국인 26명도 피해를 입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그것도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믿을 수 없는 압사 사고가 발생하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사고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께 서울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골목에서 발생했다. 이태원동은 인근에 미군 기지가 있고 상주하는 외국인이 많아 수년 전부터 많은 시민이 핼러윈을 즐겼던 장소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노(No)마스크’로 핼러윈 축제가 열리자 수만 명의 인파가 특정한 시간에 이태원동으로 몰리면서 사고가 일어났다.

 

대부분의 사상자가 발생한 곳은 폭 3.2m, 길이 40m가량의 경사진 골목길이다. 이태원에서도 가장 유명한 라운지바(launge bar)와 클럽을 오가기 위해 평소 많은 시민이 지나는 길이다. 이곳에 한꺼번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정체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상황 파악이 안 된 시민이 계속 밀고 들어와 압사 또는 질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에 최초 신고가 들어온 시각은 이날 오후 10시 15분이다. 소방은 10시 43분 대응 1단계, 11시 13분 대응 2단계, 11시 50분 대응 3단계를 차례로 발령하고 총력 대응을 펼쳤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시민 수십 명이 길에 쓰러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급대원은 한 사람씩 전담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서울뿐 아니라 경기, 인천, 충남, 충북, 강원 등에서 출동한 119구급차가 환자를 신속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거리에 함께 있던 시민도 심폐소생술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 사고 현장엔 소방 906, 일반공무원 817, 경찰 1100명 등 2956명이 동원됐고 구급차 143대 등 262대가 투입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죽거나 다친 사람은 총 354명이다. 사망자를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104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1, 10대 12, 40대 8, 50대 1명이다.

 

사망자 중엔 외국인도 상당수 있었다. 이란 5, 중국 4, 러시아 4, 미국 2, 일본 2, 프랑스와 호주,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베트남, 태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에서 각 1명씩 모두 26명이다.

 

성별로는 남성 55, 여성 101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정도 많았다. 작은 체구와 적은 폐활량, 약한 힘 등으로 여성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참사로 기록됐다. 한국재난정보학회에 따르면 1959년 7월 17일 부산공설운동장에서 공연 도중 관중 3만여 명이 소나기를 피하려고 좁은 출입구로 몰리면서 67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다쳤다.

 

2005년 10월 3일에도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콘서트 관람을 위해 기다리던 시민이 서로 입장하려고 밀치면서 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162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외에서의 최근 압사 사고는 지난달 1일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관중 난동으로 132명이 사망했다. 세계 최악의 압사 사고는 1990년 7월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알 무아셈 터널로 기록된다. 이 터널 내에서 무려 무슬림 순례자들 1426명이 압사해 목숨을 잃었다.

 

대형 참사가 발생하자 정부는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한 중앙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역축제와 지역 내 대규모 민간 행사의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사고 수습을 위한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0억원을 서울시에 교부했다.

 

보건복지부는 유가족ㆍ중상자 가족과 담당 공무원을 매칭해 구호금, 장례비 등 관련 절차를 지원한다. 또 부상자의 신속한 치료비 지원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으로 실치료비를 먼저 대납하고 심리상담 부스를 설치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소방청은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을 대상으로 긴급 심리지원을 시행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다음 날인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정말 참담하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입은 분들이 빨리 회복되길 기원한다”며 “소중한 생명을 잃고 비통해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며 “정부는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국정 최우선 순위를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사고 원인 파악과 유사 사고 예방이 중요하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향후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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