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그토록 열심히 뛰었던 현장 지휘관을 그토록 구속하고 싶었던 말인가”라며 “지금의 수사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1년 365일 재난 현장과 마주하는 소방관들은 다음 현장은 내가 구속될 차례인가. 체념하고 있다”면서 “소방관들은 죽도록 땀 흘리고 뛰면 되는 줄 알았다. 내 몸 사리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면 되는 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재난 현장에서 헌신, 희생만이 전부가 아닌 책임자 없는 재난 현장의 희생양도 소방관들의 몫이구나. 이제 소방관들도 힘이 빠져 주저앉고 싶다”며 “7만 소방관들을 대변하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경찰청 특수본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아래는 공무원노조가 이날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용산소방서장 구속영장 신청, 이제는 국민이 분노로 떨고 있다
10월 29일 이태원 현장에서 그토록 열심히 뛰었던 현장의 지휘관을 그토록 구속하고 싶었던 말인가!
이만큼 입건하고 수사하였으면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는가!
158명의 희생자를 남기고, 7만의 소방관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5천만 국민을 희생자로 만들 것인가!
지금의 수사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1년 365일 재난 현장과 마주하는 소방관들은 다음 현장은 내가 구속될 차례인가... 체념하고 있다.
소방관들은 죽도록 땀 흘리고 뛰면 되는 줄 알았다. 내 몸 사리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면 되는 줄 알았다.
이번 참사로 70년간의 공식은 깨졌다.
재난 현장에서 헌신, 희생만이 전부가 아닌 책임자 없는 재난 현장의 희생양도 소방관들의 몫이구나! 이제 소방관들도 힘이 빠져 주저앉고 싶다.
"7만 소방관 지키기 범국민 서명운동"
5일 만에 10만이 넘는 국민이 소방관에 대한 부당한 수사 멈춰달라고 서명해주었는데 이 목소리는 경찰청 특수본과 정부에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사고 발생 이후 두 달여 동안 소방관들의 간절한 기도는 물거품으로 끝날 것 같다.
158명의 유가족님께 7만 소방관들은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우리들의 잘못한 책임 마땅히 받아야 합니다.
공정한 수사와 상식이 통하는 결과에 국민의 명령으로 알고 우리 소방관들은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부당한 책임은 우리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국민께 호소합니다.
경찰청 특수본과 정부에 공정한 수사 촉구해 주십시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으로 다시 한번 거듭나겠습니다.
7만 소방관들을 대변하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경찰청 특수본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하나, 경찰이 독립된 수사권을 맡겨도 될 역량을 가진 기관인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공정하게 수사하라.
둘, 하위직 현장 출동대원과 힘없는 조직에 맞춰진 수사 즉각 중단하라.
셋, 희생양 찾기 수사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진짜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
7만 소방관들과 5천만 국민은 보고 있다. 14만 경찰의 자존심을 회복할 당당한 경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2022년 12월 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