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방드론대회에 출전하다 고대하던 전국 소방드론대회가 개최됐다. 대회장 한편에는 여러 드론 관련 업체의 시연회가 열리고 다른 한쪽에선 대회가 진행됐다. C조인 서울팀은 공원 수색, 붕괴건물 수색, 시뮬레이터 순으로 정해졌다.
대회 방식은 서울소방본부장배 드론대회와 비슷했다. 공정성을 위해 경기 시작 직전 10개의 표지판 위치와 장애물을 공개했다. 현장에서 바로 최적의 비행경로와 수색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첫 번째 경기는 공원 수색으로 당일 새벽에 내린 비 덕분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아 비행하기 좋은 상태였다. 표적 확인과 기체 점검을 마친 후 경기를 시작했다.
공원 수색 분야는 산악지역이나 개활지 인명 검색을 대비해 실력을 겨루는 경기다. 대회진행 편의상 공원에서 열렸다. 다행히 대회를 준비하며 비행 연습을 자주 해 무리 없이 비행했다. 화면상 보이지 않는 나무와 장애물에 유의하며 비행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붕괴건물 수색 경기는 오후에 진행됐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내부의 장애물과 표지를 확인하고 기체를 점검했다.
붕괴건물 수색은 활동에 제약이 있는 실내 인명 검색을 대비해 붕괴구조 훈련장 내부에 코스를 만들어 진행했다.
내부 장애물은 비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2개의 표지가 붕괴건물 내부 폐쇄된 공간에 숨겨져 있었다. 폐쇄된 공간은 GPS와 기체 센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경 써서 비행해야 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내부 수색을 하던 중 폐쇄 공간에서 영상신호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영상신호가 완전히 끊기기 전 고글의 안테나 방향을 기체 방향으로 조절해 조치했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으나 시간이 조금 지체됐다.
마지막 시뮬레이터 경기 차례가 됐다. 서울 대표 선발전 이후 준비 기간이 매우 부족했던 만큼 가장 긴장했던 경기다. 게다가 아쉽게도 실수로 인해 기록을 내지 못했다. 부조종자는 31초의 기록을 세우며 경기가 종료됐다.
모든 경기가 종료되고 점수 합계가 진행됐다. 서울팀은 공원 수색 분야 1, 붕괴건물 수색 분야 1, 시뮬레이터 미완수 등 종합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021년과 마찬가지로 시뮬레이터 경기에 대한 의문점이 많다. 2021년엔 고정익(비행기) 기체, 2022년엔 회전익(드론, 헬기) 기체지만 소방드론과는 전혀 무관한 FPV 레이싱 드론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레이싱 드론은 자이로스코프라는 균형을 잡아주는 센서가 없어 조종기의 피치와 롤 키 입력 시 다시 균형을 잡아주지 않아 기체 제어 방식이 다르다. 왜 현장에서 사용 중인 센서 기체가 아니라 센서가 없고 조종 방식도 전혀 다른 FPV 레이싱 기체로 경기를 진행했는지 의문이다.
대회 당일 갑자기 바뀌어버린 시뮬레이션 대회 방식도 의문이다. 원래 경기 방식은 5분 내 자유롭게 기록을 세울 수 있었는데 5분 내 2번 기록을 세우면 종료되도록 바뀌었다.
물론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갑작스러운 변경은 출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나 싶다.
두 번째는 경기장과 시연장이 너무 근접해 있었다는 점이다. 붕괴건물 수색 경기장 바로 옆에 시연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연장에서는 여러 업체에서 각각 개발한 드론을 비행하고 있었는데 이로 인한 전파방해가 있었다.
이는 안전과 직결된 문제가 있다. 선수들이 실내에서 드론을 비행할 땐 센서를 모두 비활성화하고 비행하는 만큼 상당히 민감하게 조종해야 한다. 시연장에는 많은 인원이 밀집해 있어 전파방해로 기체 제어가 불가능하게 되면 대회 참가자에게 불리해질 수밖에 없고 시연장에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시연장 소음으로 인해 선수들의 집중도가 많이 떨어질 수 있어 대회장과 시연장 간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 장소가 협소해 제약이 있으면 서로 신호가 겹치지 않는 선에서 시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대회 배점 방식이다. 드론대회 총 배점은 100점 만점 중 공원 수색 분야 45, 붕괴건물 수색 분야 45, 시뮬레이션 10점 비중으로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경기별 임무 완수 순위 점수 차는 0.2점으로 결국 완주만 한다면 수색 점수와 시뮬레이션의 점수 비중이 같아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같은 내용을 재정비해 앞으로 조금 더 완성도 있는 대회가 치뤄지길 바란다.
소방드론대회, 이랬으면 한다 필자처럼 드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방드론 경연대회는 좋은 경험이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을 거다. 앞서 말했듯 대회 목적이 시간 싸움보단 정확한 수색과 비행 능력 향상을 위함으로 개선됐으면 한다.
소방드론대회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비행만 하는 건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생각한다. 비행 장소에는 보행자나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이 존재해 빠른 비행이 어렵고 비행 고도도 그렇게 낮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수색해야 할 정보와 구조대상자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다. 수색해야 할 범위만 지정해 주고 나머지는 오롯이 조종자의 능력에 따라야 한다. 드론의 역할은 신속한 수색이나 정보 전달도 있겠지만 인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의 탐색이나 현장의 전체적인 전경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우리 현장은 매번 새로운 환경에서 비행을 시작해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비행경로를 설정해 수색한다. 이 일련의 과정에는 수많은 장애 요소가 발견되고 오류도 발생한다. 이를 경험하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쌓을 수 있도록 대회가 발전했으면 한다.
우린 재난 현장에서 소방드론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안전하게 운용해야 한다. 재난 현장이 다양해지듯 우리의 능력도 향상되기 위해선 보다 전문적이고 여러 상황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소방드론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소방드론대회와 같은 여러 장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발전을 거듭해 하루빨리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한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진진호 : jingoom91@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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