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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화평법, 화학물질 관리 글로벌 스탠다드

환경부 나정균 환경보건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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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나정균 환경보건정책관 | 기사입력 2013/06/10 [16:18]

[정책기고]화평법, 화학물질 관리 글로벌 스탠다드

환경부 나정균 환경보건정책관

환경부 나정균 환경보건정책관 | 입력 : 2013/06/10 [16:18]
▲  환경부 나정균
        환경보건정책관

전 세계 화학물질 관리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는 2007년 6월 1일 EU 전역에 도입된 신(新)화학물질관리제도 REACH의 발효이다. 유럽 국가들은 1970년대부터 전 세계 화학산업의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하였으나, 2000년대부터 아시아 신흥국들의 발 빠른 성장에 위기를 느꼈을 것이다.

치열한 경쟁구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과 서비스 정신 등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화학산업이 환경보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간파하고 환경규제의 틀 속에서 시장의 창출과 경쟁력 차별화를 노린 것이다.

그 흐름에서 미국도 예외는 아닌데, 미국환경청(EPA)은 ‘유해화학물질 관리법(TSCA)’을 통해 기업에게 화학물질의 위해성 관련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10년 4월에 ‘화학물질 신고 및 심사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였고, 중국도 같은 해 10월에 ‘신화학물질관리제도’를 마련·시행하고 있다.

▲ 화학물질 규제 강화···기업들의 경영활동 급격한 변화 예상

이처럼 화학물질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활동 역시 급격하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기업들은 화학물질의 성능 뿐만 아니라 인체 및 환경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화학물질의 정보를 확보하고 체계화할 것이다. 다음으로, 기업들은 위해한 물질을 보다 안전한 물질로 대체하려는 노력을 강구할 것이다.

기업의 R&D 전략도 화학물질 규제 대응전략으로 통합할 것이다. 스웨덴 건설그룹 Skanska의 경우 건축자재에 위험한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화학물질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지 10년 만에 해당 기업이 사용하는 약 4500개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구축했다. 다국적 기업인 Dow의 경우 2010년까지 우선순위 상위 물질에 대한 위해성평가를 하고 2015년까지 나머지 물질에 대해 평가를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그간 우리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화학물질 약 4만 4000종 중에서 약 85% 이상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머지 약 6800종(약 15%) 역시 그 유해성의 일부만을 파악하고 있을 뿐이며 국민의 건강 및 환경과의 위해성 관계를 규명하지 못한 실정이다.

▲ 모든 화학물질 사용용도·노출 고려해 위해성 미리 파악하고 관리해야

이렇듯 화학물질의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않고 사용하다 보니 우리에게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라는 아픈 기억이 있다. 문제가 된 화학물질은 국내로 수입될 당시에는 카페트에 사용되는 살균제였다고 한다. 이 물질을 가습기에 사용하여 사람이 흡입하게 된 것이다.

 

모든 화학물질이 그 사용용도나 노출을 고려하여 위해성을 미리 파악하고 관리되었어야 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생활용 화학제품에 대한 위해성 기준을 세부적으로 설정하였다면 그와 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2010년 말부터 추진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이 2013년 5월 22일 제정되었다. 정부는 그간 수차례 이해관계자 포럼 등을 통해 제도 도입 취지에 관한 산업계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국회 내 심도 있는 정책적 검토를 거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화평법의 핵심은 “No Date, No Market(위해 관련 자료의 등록 없이 판매 불가)”이라는 관리원칙에 기반하여 화학물질을 제조·수입하기 전에 유해성을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그동안 화학물질의 독성을 중심으로 관리하였으나 이제는 위해성까지 평가하여 관리하도록 하였다.

▲ 화평법 ‘No Date, No Market’ 관리원칙 기반···제조·수입 전 유해성 확인

관리 대상에는 기존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신규화학물질의 경우 모든 물질로 확대하였다. 또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생활용제품과 살생물제(Biocide)까지 안전기준을 설정토록 함으로써 화학물질과 이를 함유한 화학제품의 안전관리를 통합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좋은 제도가 기업들의 생존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기업들에 대한 제도의 적응력을 높이고, 나아가 기업부담을 완화하거나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또 다른 숙제이다. 정부는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등록 유예기간을 충분히 부여하거나, 정보를 체계적으로 생산·관리한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화평법은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된다. 기업들로서는 단기적으로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관련 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바람직하다 본다. 향후 환경부는 산업계, 전문가, 민간단체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하위법령 제정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제도 시행과 관련하여 IT 시스템 구축, 녹색화학센터 지정 등 기술적·행정적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 모두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환경부 나정균 환경보건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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