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년제로 치러지는 중국 북경의 국제소방전시회를 참관했다. 사실 중국은 공산당 정권이라 많은 선입견이 있었다. 산업화 내실이 빈약하고 이른바 선진외국의 OEM 산업구조로 저가 임금 기반의 경제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북경소방전시회를 참관하고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선 규모에 압도됐다. 참여 부스만 1천여 개가 넘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국제소방안전박람회가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겁이 나기도 했다. 중국의 엄청난 물량과 다양성으로 우리 소방산업은 파도에 휩쓸릴 수 있는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옥석은 구별되겠지만 이토록 어마어마한 물량엔 분명 다른 나라에선 따라잡기 힘든 특출난 제품이 있을 거란 이유에서다.
특히 중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도 이젠 소방산업의 현실과 문제점을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 없는 중앙ㆍ지방 소방조직의 법령체계를 갖췄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소방행정의 기초와 근간이 될 수 있는 소방산업은 타 분야보다 많이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다. 큰솥과 그릇은 갖췄으나 담을 수 있는 쌀과 반찬은 빈약하기 짝이 없는 셈이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터널을 지나 전투기까지 수출하는 기술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도 소방산업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새삼 자문해 본다. 우리 소방산업은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니었을까? 소방제품 수요를 창출할 방안은 없을까? 법적 구비제품의 형태에서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찾을 방법은 없나? 현재의 소방제품 검사방식을 혁신해 제조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한 제품개발과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순 없을까? 이제라도 우리는 눈을 들어 세계를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장진홍 (사)한국소방산업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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